교리교육의 역사
교리교육의 역사

정두성 | 세움북스 | 295쪽 | 15,000원

기독교의 역사는 성경의 역사이며, 성경의 역사는 곧 교리의 역사입니다.

간만에 재미와 유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책을 읽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교회사를 통해 초대교회를 시작으로 16세기 교회개혁(종교개혁)의 시대, 16-17세기 신앙고백서들이 활약했던 시대와 더불어 한국교회 초기부터 살핀 교리교육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세례 준비자와 세례교육, 그리고 세례 받은 이후의 교육을 위해 교리교육이 강조되었던 것을 살피는 내용에서, 특별히 세례를 준비하는 기간이 2-3년 정도 소요됐고(현대 우리의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며, 교회사 적으로도 왜 그렇게 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단순히 한 명의 그리스도인을 양성할 뿐 아니라 복음 전도자와 교사의 역할을 맡기기 위한 교육이었다는 점과 교리교육을 통해 참된 그리스도인이 지식과 삶에 균형을 맞추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경건의 모양(형식)마저 사라진 현 시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은 학교교육과 연계한 교리교육을 강조했는데, 그 특징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정에서의 교리교육을 포함한 신앙교육을 매우 강조했으며,

2. 각 연령층의 눈높이에 맞는 이해하기 쉬운 교리교육과 교리교육의 기초를 위한 언어교육 강조했고(예를 들어 루터 대소교리문답, 칼뱅의 개정판 교리교육서 등이 있고, 멜란히톤의 교리교육서는 문체와 내용의 어려움으로 대중화되지 못했음을 언급합니다),

3. 교회 및 학교의 연계입니다. 교리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을 한 명의 그리스도인으로 양성하고 복음을 전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4. 내용은 주로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 등을 해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5. 그 방식에 있어 학생들이 직접 읽고 공부하는 문답식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고,

6. 교회를 넘어 사회를 개혁하고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성도들을 양성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신앙고백서의 시대인 16-17세기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루터의 대소교리 교육서→ 칼뱅의 기독교 강요와 제네바 교리교육서→ 벨직 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 신앙고백서→ 도르트 신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부분입니다.

칼뱅주의 신학을 중심으로 바른 교리교육서를 만들어 성도들을 교육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노력이 우리에게 전해졌음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 가운데,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영혼을 살리는 도구로 영속적 가치가 있는 신앙고백서들이 우리의 손까지 들려진 것입니다.

예정원 유아대안학교
▲어린이 선교·교육 단체 예정원에서 소요리문답 1문 내용을 ‘다윗 왕의 기쁨(삼하 6:1-15)’으로 표현한 교구 모습. ⓒ이대웅 기자
마지막으로 책의 백미는 한국교회에 관한 부분인데, 한국인 저자였기에 독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합니다.

조선의 초기 선교는 우리가 알듯 선교사들에 의해 이뤄졌는데, 선교사들 방문 전 존 로스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에게 복음을 받은 권서인(선교사나 선교단체에 의해 세워진 성경과 교리책 등을 판매하고 복음을 전했던 사람들)들을 통해 이미 조선에 성경과 교리교육서들이 들어오고 복음이 전파돼 회심자들을 갖게 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조국교회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조선에 기독교가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말 번역된 성경과 교리교육서들, 그리고 그것을 공부하는 사경회 모임이 있었음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교리가 사변적이고 철학적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저자는 루터나 칼뱅의 예를 들어 그것은 교리교육이 훈련되지 않은 목사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꾸준히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것이 바르게 교육될 때 삶의 기준과 지침으로 결코 사변적이지 않고 매우 실제적임을 강조하는데, 이 부분 또한 매우 동의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평양대부흥을 맛본 한국교회가 한국전쟁 이후 교리교육은 약화시킨 채 성장 위주의 목표를 지향하면서, 현재 우리의 모습은 바른 교리적 지식이 없어 삶 또한 황폐한 상태에 놓였음을 지적하고 대안을 다음과 같이 내놓았습니다.

1. 강단 사역에서 교리설교의 회복.
2. 가정과 연계한 교리교육
3. 목회자들의 교리교육 스터디모임의 활성화
4. 성도들에게 맞는 적절한 교리교육 교재

이 중에서 저는 1번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칼뱅 목사님은 “설교는 교회를 통해 퍼져나가는 하늘의 교리이고, 교회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기독교 교리를 해석하고, 명료화하며, 적용하여 성도들을 교리로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청교도들은 교리적 아닌 설교는 설교가 아니라고 했으며, 20세기의 로이드존스 목사님은 설교의 목적은 교리를 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토마스 왓슨 목사님은 교리에 대해 설명하기를 “마치 원본과 사본이 일치하듯, 성경과 교리는 일치하며 이 진리를 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교리 설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교회가 교회사를 통해 확실하고도 분명하게 입증된 교리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오랜 시간 창고에 방치해둔 교리들을 꺼내고 잘 다듬어 현 우리 세대에 다시금 그 성령의 검들을 사용한다면,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시는 때에 다시금 부흥의 불이 타오를 것을 믿고 기대합니다.

성도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라 생각하며, 일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김성욱 크리스찬북뉴스 명예편집위원, 삼송제일교회 중고등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