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 앞에 그의 뜻을 묻습니다. 된 줄 알면, 아직 안되었고, 옳은 줄 알면, 아직 멀었고, 기쁜 줄 알면, 또한 슬프고, 이룬 줄 알면, 아직 초입도 못 간 것이, 우리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삶이란 결국 거대한 역사의 강의 흐름에 얹혀진 작은 나뭇잎 하나입니다. 그 어떤 경우도 내 뜻대로 가는 것 같으나 전혀 그렇지 못하고, 우리는 강물이 흐르는 대로 흘러갈 뿐입니다.

굽이쳐 흐르고, 격한 구간이 있고, 유유히 흐르는 구간이 있으며, 깊은 소리 없는 강이 될 때도 있고, 혼탁함이 섞여 흐려질 때도 있으며, 가다 보니 다시 맑아져 맑은 강 될 때도 있습니다.

역사의 강을 바라보는 가장 옳은 시각은, 긴 호흡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의 짧은 호흡의 길이로 보는 순간, 결정하고 이루는 모든 것은 아픔이고 시련이고 고통일 뿐입니다.

그러나 또한 긴 호흡에서 보면 삶은 흘러갈 뿐이고, 그 가운데 바람 불 뿐이며 눈 내리고 비 올 뿐입니다. 가다 보면 맑은 날 있어 햇볕 찬란함이 나뭇잎에 떨어져 반짝입니다.

고통스럽고 숨 가쁜 것은 나일 뿐이고, 자연의 섭리와 세계, 그리고 강은 그냥 그 자리에서 유적히 흐릅니다.

인간은 수 없이 변개하고, 결정과 결심을 번복하여도, 결국 시간 지나고 보면 삶은 슬픈 것이고 부질없는 것이고 가엾은 것입니다. 사랑하고 기뻐하고 아끼고 애틋이 여긴 것만이 내 가슴의 피어오르는 한 송이 추억의 꽃입니다.

어느새 우리는 살아온 만큼 삶의 궤적을 쌓아왔고, 우리는 그 자취 위에 오늘의 발을 딛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파도 우리가 걸어온 삶의 길과 흔적은 없어지지 않고 우리 평생 함께 갈 것입니다.

우리가 돌아본 그 어떤 모습도 가슴 아퍼함으로 끝나면 삶은 슬픔이고, 우리는 그 어떠한 삶의 돌아보여짐 조차 꽃으로 피워내는 하나님의 은총의 백성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내 지나온 한 많고 응어리진 그 어떤 삶이라도 그 모든 것을 꽃으로 피워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