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
작은 키에 허름한 옷을 입고 호텔에서 잡일을 하는 흑인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노예로 태어났던 그녀는 주인에게 얻어맞아 두개골은 함몰되었고
앞니는 없었으며 평생 간질 증세를 안고 살았습니다.
일찍 남편과 헤어진 그녀는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종적을 감추고
몇 달 뒤에 빈털터리로 나타나 다시 취직하여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녀는 사라질 때마다 남부의 노예주로 넘어가 흑인들을 탈출시키는 일을 했습니다.
10년 넘게 19번을 넘나들면서 300명이 훌쩍 넘는 흑인 노예들을 탈출시켰습니다.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그녀는 요리사로 간호사로 전쟁에 참여했으며
정찰이나 정보수집 작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전쟁 이후에는 여성의 정치 참여를 위한 투쟁을 벌이다 생을 마감했습니다.
2016년, 미국의 재무부는 20달러 지폐의 인물을 앤드류 잭슨 대통령에서
해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50여 년 전 흑인들을 탈출시켰던 흑인 여성의 이름입니다.
작고 볼품없었던 흑인 여성이 미국을 상징하는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의를 위해 두려움 없이 달렸던 그녀의 용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있을까요?
우리 사회도 이런 사람들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합니다.

조봉희/지구촌교회 담임목사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