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박진호 목사의 신앙문답]을 매주 1회 연재합니다. 미국 남침례교단 목사인 그는 멤피스커비우즈한인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의 글은 박 목사가 운영하는 웹페이지(www.whyjesusonly.com)에 그가 직접 쓴 것으로, 본지는 박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를 게재합니다. 아울러 필자의 요청에 따라, 글이 그의 웹페이지에 게시된 날짜를 맨 아래 밝혀둡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예수와 제자들의 ‘최후의 만찬’에서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 모습.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中
[질문]

가롯 유다가 죽은 후 맛디아를 12제자의 하나로 세웠습니다.(행1:15-26)  예수님이 12제자를 세우신 뜻과 11제자들이 맛디아를 추가로 세운 뜻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요? 굳이 맛디아를 추가로 세워야 할 필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사도행전에 대한 비슷한 내용의 앞선 질문에 대한 답변의 결론을 다시 인용하겠습니다. "오늘날 성경을 읽는 독자도 시야를 본문(text)에만 집중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문맥(context)의 전체내용, 논리의 흐름, 강조하고자 하는 주제와 연결해서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문맥 안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은 성경에 대한 의문은 반드시 성경 안에서 해답을 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기질문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답변도 이미 그 문맥 안에 성경 말씀으로 분명히 밝혀 놓았습니다.  바로 1:20절로서 베드로는 시편의 예언을 인용하여 결원된 제자를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합니다.

"시편에 기록하였으되 '그의 거처로 황폐하게 하시며 거기 거하는 자가 없게 하소서' 하였고 또 일렀으되 '그 직분을 타인이 취하게 하소서' 하였도다." 구약성경에 가룟 유다에 대해서 예언한 대로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 첫째 이유였습니다.

베드로가 인용한 시편은 앞부분은 69:25로 다윗이 의인을 이유없이 대적하는 무리의 마지막을  하나님이 주관하여 심판해 달라고 간구하는 뜻입니다. 이를 유다에 적용시켰는데 실제로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이 시편구절은 고난 당하는 종으로 오신 예수에 관한 예언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고 합니다. 뒷부분은 109:8로 원수가 맡았던 막중한 직분을 그 원수가 심판을 받아 공석이 되었으므로 다른 이가 맡게 해달라는 기도였는데 마찬가지로 유다에게 적용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이 결원을 보충해야 할 것이라고 예언했다면 구태여 이유를 알 필요 없이 그것으로 사실상 충분하고 완전합니다. 베드로는 오순절에 진리의 영인 성령이 임재 내주한 이후로 구약성경에, 아직은 신약성경이 기록되기 훨씬 전임, 대해 정확하고도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곳곳에 예수에 대한 숨겨진 예언을 발견하고 주님의 사역과 십자가 죽음 부활 승천으로 완벽히 성취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다윗의 시편들도 가룟 유다의 사건에 대해 적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구약에 예언하셨다면 하나님의 뜻입니다. 한 명이라도 더 사도로 세우면 편하고 효과적일 것이라는 인간적 생각과 계획이 개입될 여지는 전무합니다.  

질문자께서 지적하신 대로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밤새 간절히 기도한 후에 직접 지명하여 사도로 세웠습니다.(눅6:12,13) 첫 전도 여행 때에도 바로 그 열두 제자들을 먼저 보냈습니다.(눅9:1,2) 아시다시피 유대인들은, 다른 말로 성경은 인물과 사건의 이름이나 숫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열둘은 전 우주를 포용하는 완전한 숫자입니다. 세상은 삼차원으로 이뤄졌고 사방으로 네 방향이 있습니다. 이 둘을 곱하면 3X4=12가 되는데 이 땅 전부를 품는다는 의미가 됩니다. 일년도 12달로 이뤄졌습니다. 이 땅의 시간과 공간은 열둘이라는 숫자로만 채워집니다.

하나님의 택한 백성인 이스라엘도 그래서 열두 지파로 구성됩니다.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이 얍복 강가에서 하나님의 사자와 밤새 씨름해서 이긴 후에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받습니다. 아브라함은 약속의 자녀 하나만 두고 그 후손이 창성해질 것이라는 언약만 받아 믿음의 선조가 된 반면에, 야곱은  열두 아들을 둠으로써 이스라엘의 육신적인 선조이자 아브라함 언약이 실현되는 첫 통로가 됩니다.

마치 예수님이 신약시대에 밤새 기도하여 열두 제자를 세우듯이, 구약에선 야곱이 밤새 여호와아 씨름하여 열두 지파를 세웁니다. 구약시대에는 이스라엘이 열방을 여호와께로 인도하는 복의 통로로 하나님께 택함을 받습니다. 하나님이 그들만 편애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민족을 대표하는 제사장 나라로 당신과 세상 앞에 서게 한 것입니다.

신약시대로 치면 이스라엘로 하여금 열방을 전도하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열두 제자를 사도로 세운 것도 동일한 뜻입니다. 구약시대는 열두지파가, 신약시대는 열두사도가 온 세상을 하나님께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도 그래서 구약시편의 예언을 실현도 해야 하지만 결원보충이 복음 전파를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선언합니다. "우리로 더불어 예수의 부활하심을 증거할 사람이 되게 하여야 하리라" (행1:22)고 그 이유를 명백히 밝혔습니다.

박진호
▲박진호 목사
"또 보좌에 둘려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금 면류관을 쓰고 앉았더라."(계4:4) 요한 사도가 천국 보좌의 모습을 계시를 통해 보았습니다. 이십사 장로들이 하나님 보좌를 둘러싸고 앉아 하나님을 세세토록 경배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구약시대 열두 지파의 선조와 신약시대 열두 사도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만약 사도에 한 명이 결원이 되면 신구약 성경에 일관되게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이 인간 세상을 전부 포용하지 못하고 그만큼(1/12) 부족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습니다. 형식(숫자) 자체가 의미를 만들어 내지는 못해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형식은 보존 유지 계승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완벽하게 보존하게 하려고 한 명을 더 보충한 것입니다. 물론 그전에 하나님의 구약성경의  예언이 성령의 인도와 간섭에 따라 베드로를 통해 그대로 성취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보십시오. 다른 후보자 요셉은 '안식일의 아들'이라는 뜻의 바사바, '정의'라는 뜻의 유스도, 두 별칭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그만큼 실력과 재능으로 인정 받은 자였으나 맛디아는 그 이름 외에 아무런 추가 언급이 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요셉보다 부족한 자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이름 맛디아에 '여호와의 선물'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제비 뽑기를 통해서도 당신의 뜻을 온전히 실현한 결과입니다. 전도와 선교는 자신이 갖는 재능과 실력과 심지어 믿음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오직 성령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순전한 마음과 영혼을 사랑하는 주님을 닮은 긍휼한 마음에 따라 이뤄지는 것입니다.(고전 1:26-2:5) 살펴본 대로 맛디아를 추가로 세워야 할 이유는 이처럼 차고도 넘칩니다.

2018/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