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매사에 동작이 느리고 꾸물거리는 아동이다. 이런 아동은 곧바로 시도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거나, 엄두가 나지 않아 일을 시도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런 아동이라도 그 특성을 잘 이해하면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하다. 오히려 잘 하려다가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동은 발달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볼 수 있다. 아동의 특성은 발달의 과정을 통해 점차로 발전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발달 과정에서도 아동이 정리정돈에 대한 의식이 없고, 행동이 지나치게 느리고, 발전의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이미 병리적 측면을 보이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는 부모가 문제의 행동에 대해서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동은 할 일을 뒤로 미루는 아동, 꾸물거리는 아동, 그리고 정리정돈을 하는데 힘들어 하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그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야만 한다.

1. 심리적 부담을 회피하는 편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동은 심리적 부담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겉으로는 서두르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도, 내면으로 일단 그 심리적 부담감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심리는 내면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면서도, 일단 미루려는 특성이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서두르지 않으려는 심리는 심리적인 부담감에서 일단 벗어나려는 내면적인 작용이다. 그런 이유로 이들에게는 어떤 일에 대해 일단 지연해야 일이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아이들은 꾸물거리고 일단 지연시키려 한다. 이들은 무슨 일을 하는데 무척이나 천천히 하므로, 서둘러 하라면 정신이 나갈 정도이다. 이들의 행동은 시간 소모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는데, 타인의 행동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다만 이들의 시간 소모는 조금 늦은 정도가 아니라 답답하리 만큼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은 전술한 대로 양치질에 30분이나 걸리고, 목욕에는 무려 두 시간이 걸린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하고 세수하는 데 그토록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것이다.

서두를 줄 모르는 이들의 특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서두르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 싶지만 더 잘하려다 보니 더 못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마음은 있으되 행동이 따르지 않는지 모른다.

2. 뒤로 미루는 습관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동은 뒤로 미루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 습관이란 같은 일을 두세 번 반복하는 데서 생겨난다. 이런 아동은 어떤 일에 대해 일단 뒤로 미루면서 심리적 부담을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으로는 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꾸물거리고 뒤로 미루는 행동을 선택한다. 이런 행동을 우리는 습관화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들의 지연행동을 필연적으로 나타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뒤로 미루는 행동이 다른 행동에서 비롯되는 부차적 결과가 아니라, 그 자체가 일차적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무슨 일을 하는데 무척 천천히 하므로, 서둘러서 하라면 정신이 나갈 정도이다.

이들의 뒤로 미루는 행동은 시간 소모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다른 아동들과 달리 이들의 행동은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서두를 줄 모르는 것을 특성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서두르고자 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고 싶지만 더 완벽하게 해야 하므로 대충 대충 할 수 없다는 것은, 마음은 있으되 행동이 따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과제 수행에 관여하지 못한 결과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동은 부모가 아동의 과제 수행에 관여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아동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면서 자립심과 독립성이 증가하게 된다. 그러니까 아동의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은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 발전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는 관여하여 잘하고 있으면 칭찬을 하고, 잘 못하고 있으면 격려하면서 능력이 향상되도록 도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아동의 시간적인 행동은 또한 실천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쉽게 바꾸지 못해 머뭇거리다 오래 시간을 끄는 형태로 발전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실천은 일단 쉬운 것이어야 하기에, 작은 것부터 해야 한다. 너무 완벽한 것을 목표로 하거나 완전히 하려고 할 때, 더욱 머뭇거리게 된다. 일을 완벽하게 한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곧바로 착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큰 것을 하려는 부담스러운 마음에서 출발하기보다,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는 소박한 마음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는 이들의 과제수행을 도울 때 처음부터 큰 것을 요구하지 말고, 작은 것을 요구하여 실천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런 노력을 통해, 이들의 내면에는 어느새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서서히 회복해 나갈 것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