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권혁승 박사(서울신대 구약학 명예교수)의 논문 <이스라엘의 삼대 명절과 안식일 이해>를 매주 1회 연재합니다.

권혁승
▲권혁승 교수 ⓒ권혁승 교수 블로그
5. 결론

출애굽에서 시작된 유월절은 그 기원이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의미 면에서도 중요한 명절이다. 출애굽이라는 구원사건과 관련된 유월절은 험난한 유대인 역사 속에서 언제나 새로운 해석을 통하여 미래 구원의 소망을 불러 일으켜 주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명절 중 유월절은 가장 메시아적 의미를 갖고 있는 명절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유월절 어린양으로서 구원을 성취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 준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대인들은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다른 방향에서 유월절 절기를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유대교의 기독교와의 상이한 유월절 해석을 전제하면서 유월절 관습에 나타난 의미를 정리하여 보기로 한다.

(1) 역사 속에서 발전되어 온 유월절의 특징은 역사 속에서의 재해석이다. 고유한 의미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적합하게 적응하는 의미추구라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이 자기들을 지키며 지금까지 지내온 것도 이러한 역사의식과 역사해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유월절은 유대인들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며, 이스라엘 민족 전체가 이 명절의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2) 다른 명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겠지만, 유월절에서는 공동체적인 신앙과 가정에서의 신앙이 가장 잘 나타난 명절이다. 옛 시대에는 성전과 가정, 지금은 회당과 가정이 유월절을 위한 공식 예배장소이다. 특히 유월절은 한 가정의 가풍과 함께 민족적인 신앙을 전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

(3)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유월절의 특징은 그 행사의 대부분이 교육적이라는 사실이다. 유월절의 중심내용이기도 한 학가다는 성서의 관련 내용을 재미있는 이야기체로 꾸며 모은 것이다. 특히 출애굽 사건과 관련된 핵심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하여 역사적으로 유명한 랍비들의 해석과 예화들을 수록한 방대한 양의 문집(anthology)이기도 하다. 또한 교육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질문과 응답을 이용한 것은 유대인의 고유한 지혜라고 볼 수 있다. 유월절이 돌아올 때마다 반복하여 암송하게 되는 내용들이지만, 학가다 자체가 갖고 있는 역사의 재해석이라는 원칙은 옛것에서 새것을 창출하는 교육적 결실의 열매를 매년 수확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