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살아가는 에덴의 낙원에서도 주인공들의 교만과 탐심으로, 금기시되던 선악과에 손을 대는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아름답고 행복했던 낙원의 생활을 접고 추방됐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선악과를 따먹을 수 있는 허가와 자격(license)을 획득해야 그 열매를 먹을 수 있고, 그 곳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증을 취득해야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지 않습니까? 운전을 하기 위해, 운전자가 지켜야 할 많은 법규들도 있습니다.

항공기를 조종하려면, 해당 항공기에 대한 면허를 취득해야 합니다. 조종사나 정비사는 기본적인 조종사 자격증과 항공정비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다른 기종의 항공기도 조종하거나 정비할 수 있습니다.

항공기뿐 아니라 선박과 자동차 등 모든 장비를 작동하는데 있어, 해당 자격증을 이수하지 않으면, 해당 업무를 할 수 없습니다.

전기기사는 마찬가지입니다. 전기기사 자격증을 이수해야 하고, 통신, 계기, 유압, 사출 용접, 판금 등 수많은 계통의 자격증을 취득해야 그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무자격자가 이를 무시하고 작동을 한다면, 재산은 물론 큰 인명 피해까지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언론이나 방송 보도에서 터져 나오는 음주운전과 무면허 사고는 늘 큰 화를 자초했기 때문입니다.

자격증을 취득했다 해서, 난폭운전을 한다든지 음주 운전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해당 자격증에 대한 법규를 무시해서는 안 되며, 매뉴얼대로 순종하며 따라야만 서로의 안전을 약속받으며, 그 자격을 인정받게 되는 것입니다.

해외여행이나 업무를 위해 출장이나 교육, 그리고 공부를 위해 유학을 갈 때, 반드시 해당 나라의 여권이나 비자가 있어야 그 나라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신앙인들에게 ‘자격증’이란 무엇일까요?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일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그 믿음을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은 세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식탁에서 식사를 나누는 성찬 예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례라 함은 우리 신앙인들이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내 심령 속에 그 분의 말씀대로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통해 주어지는 자격이며, 하나님 나라에 입성하는데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믿음의 시작이며 자세입니다.

나라에서 발부하는 여권에도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인 천국에는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남녀노소와 빈부차이, 그리고 직업의 귀천, 인물이 잘나고 못나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발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천국 여권’임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주는 여권에는 스탬프 또는 출입국 관리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천국 여권’에는 심판날 하나님과 대면하면서 생명책을 펴보일 때, 비로소 세상에서 나의 행함이 빼곡히 기록돼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빼곡함에는 주님을 위해 핍박당했던 일들, 주님 때문에 당했던 수많은 고통과 고초들이 기록돼 있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나의 숨은 공로가 기록돼 있을 것이며, 의를 위해 싸웠던 기록들이 하나도 숨김없이 기록돼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는 남을 의식하여 큰 소리로 기도하고, 남들 보는 앞에서 선을 행하고, 거룩한 척 하는 종교인들이 교회 안과 밖에 우글우글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릴 위해 친히 제정하고 만들어주신 거룩한 예식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세례식이요 또 하나는 성찬식입니다. 거룩한 세례식은 내가 죽고 다시 태어나는 의식으로 그 이름을 천국의 생명책에 등록하는 것이며, 성찬예식은 하나님의 나라의 가족으로서 아버지의 식탁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처음 교회를 나온 뒤 얼마간 교육을 이수하면 세례식을 거행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절대적인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또한 주인으로 믿고 고백하는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이 믿음은 하나님 앞과 온 교회 앞에 공적으로 보여주며 고백함으로서 세례를 받는 것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 세례를 통해 비로소 몸 된 제단의 정식 지체가 되고, 성찬 예식을 할 때 세례교인들만이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하늘 구름 천국
ⓒMichael und Maartje on Unsplash
하지만 오늘날 교회 안에서는 세상에서 취득하는 면허처럼 세례식과 성찬식을 가벼이 하는 분들이 많아 참으로 안타깝기도 합니다.

초심의 마음을 길이 간직하지 못하고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이브의 교만과 탐심처럼, 자신의 지위가 높아지는 교만의 극치가 하늘에 닿아 버렸습니다. 이에 많은 성도들의 심령에 상처를 주고, 실망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교회를 떠나가는 성도들이 많아 주님 보시기에 민망하기도 합니다.

천국을 차지할 수 있는 자격은 오직 주님만을 향한 믿음뿐입니다. 그 자격증은 교만과 탐심, 자기자랑과 명예가 없는 순수한 믿음입니다. 그것만이 자격을 영원히 쟁취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신앙인들은 날마다 나를 돌아보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평생 믿음생활을 잘 유지하다 교만과 탐심, 그리고 명예와 자랑 때문에 한 순간 천국의 자격을 상실하는 비극의 날이 오지 않도록, 우리는 날마다 천국의 법규를 잘 숙지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든 신앙인 여러분들이 천국에서 선물하는 귀하고도 아름다운 영원한 자격증을 받으시기를 소망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여 세례를 받는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갈 3:27)”.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