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

존 프레임 | 조계광 역 | 생명의말씀사 | 1,107쪽 | 67,000원

존 프레임(John M. Frame, 1939-)은 우리에게 잘 소개된 신학자이다. 프레임은 노 신학자로서 우리의 교사들의 교사이시다. 코넬리우스 반틸의 다음 사역자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변증학, 조직신학 교수로 사역하고 은퇴한 뒤, 올랜도의 리폼드 신학교에서 사역하고 있다.

프레임 박사도 반틸 박사만큼 쉽지 않은 학자인데, P&R(개혁주의신학사)은 그의 네 권의 주권신학 시리즈를 번역하여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그의 다른 저술들도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되었다.

이번에 생명의말씀사에서 프레임 박사가 2015년에 출판한 ‘A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and Theology’를 번역했다. 매우 좋은 일이다. 1,0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인데도 3년 만에 빠르게 번역한 것은, 프레임 박사의 사상이 좋은 인지를 갖고 있다는 단편적인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프레임의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 철학 이해를 기반으로 신학 이해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기독교 인문학’이라고 해도 될 구성이다.

프레임 박사는 변증신학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철학 이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철학 이해는 그리스도인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 철학자들의 철학 기술과 신학자가 제시한 철학 이해를 비교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근거를 주기 때문이다.

프레임의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는 서양 지식 체계의 모든 위인들의 이름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프레임은 특이하게 ‘서양 철학’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마치 동양 철학을 논하지 않아, 동양인 신학도의 인지 훈련을 배려한 것처럼 느껴졌다.

대한민국 신학도들은 서양 철학을 이해해야 한다. 동양인이 서양철학을 이해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지성인이 될 것이다. 동양철학을 이해하는 조건 아래서 그렇고, 동양인은 구조적으로 서양 사상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는 아직도 플라톤을 번역하지 못했고, 칸트 이해를 명료하게 세우지도 못했다. 동양철학 이해는 더욱 그렇다. 많은 유수한 학자들이 아는 소리를 하지만, 매우 제한적이다. 고대, 중세 연구자들의 천재성을 쉽게 간파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서양 작가들은 세계지성사를 엮는 대작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프레임 박사가 그러한 과업을 이룬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프레임 박사의 제시에서 일부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다. 세부적인 사안까지 만족하려면 대작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지성사를 볼 수 있는 파노라마에서 담을 수 없는 세부적인 사안이 있는 것이다. 우리 연구에서도 학문 훈련을 통해 세계 지성사를 엮어내는 사상서를 기대해 본다.

프레임 박사는 계시에 근거한 대표적인 신학자이다. 그럼에도 중세 철학자 안셀무스 부분에서는 당시 시대를 존중하면서 이성 중심의 신존재 증명의 맹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래서 벌코프 박사와 안셀무스의 성육신 이해에서 차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선생들의 다른 의견이 발생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매우 큰 유익이다.

대작을 소장하는 것이 독자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다 읽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라도, 독자는 대작을 소유하고 싶다. 그리고 소장해야 한다.

책을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식이 증진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필자는 책을 읽다가 잠을 청할 수 있는 목침용으로도 잘 제작된 책이라고 소개했다. 대작은 독자에게 목침을 선물한 것이다.

탁월한 연구자의 지식을 매트릭스처럼 옮길 때까지 대작을 구입하는 일을 멈추지 말자. 그리고 그 대작을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내자.

고경태 편집위원

존 프레임
▲존 프레임 박사. ⓒlajulak.org
저자 존 프레임

미국의 대표적인 개혁주의 조직신학자이며 기독교 철학자.

그는 존 칼빈(1509-1564), 베자(1519-1605), 프란시스 투레탄(1623-1687), 찰스 핫지(1797- 1878), B. B. 워필드(1851-1921), 루이스 벌코프(1873-1957), 코넬리우스 반 틸(1895?-1987)로 이어지는 역사적 개혁주의의 신학적 후계자다. 특별히 인식론, 전제주의 변증학, 조직신학, 그리고 윤리학에 대한 글이 유명하다.

그는 1939년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에서 태어났으며, 13세 때 비벌리 하이츠 장로교회에서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 후 프린스턴 대학교(A. B.)에 입학하여 프린스턴 기독학생회(Princeton Christian Fellowship)와 웨슬리로드교회를 참석했는데, 그때 그의 믿음과 신학을 형성하는 중요한 영향을 받았다고 그는 술회한다.

그 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B.D.), 예일 대학교(M.A., M. Phil.) 그리고 벨헤이븐 대학(D. D.)에서 신학을 수학하였으며,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조직신학과 변증학을 강의하였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는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리폼드 신학교에서 조직신학, 변증학, 윤리학 및 철학에 대한 핵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코넬리우스 반 틸은 존 프레임의 신학적 스승이었으며, 존 프레임의 거의 모든 글은 반 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7년에 출간한 <하나님의 지식에 관한 교리(Doctrine of the Knowlege of God)>에서 기독교 인식론을 구체화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행동은 세 가지 관점(지식의 주체, 지식의 대상, 지식을 얻는 기준)과 관계되어 있으며, 각 관점은 다른 관점들과 상호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네 권으로 된 주재권 신학(Theology of Lordship) 시리즈를 포함하여 수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저서로는 <존 프레임의 조직신학(부흥과개혁사)>과 그의 주재권 신학(Theology of Lordship)을 4권으로 정리한 <신론>, <기독교 윤리학>, <성경론(이상 P&R 개혁주의신학사)>, <조직신학(부흥과개혁사)> 등이 있다.

특히 <신론>은 2003년 미국 ECPA (미국 복음주의기독교출판협회)가 수여하는 신학부문 골든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