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장은 언제 들어도 흥분되는 구주 성탄의 예언이 들어 있습니다. 성탄절 하면 우리에게는 아기 예수의 탄생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마리아와 요셉, 별을 보고 멀리 동방에서 찾아온 동방박사들, 그리고 이 기쁜 소식을 처음으로 전해들은 목자들이 떠오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우리는 구주 성탄의 소식을 먼저 들은 목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목자들의 성탄절’이라는 제목으로 묵상하고자 합니다.

1. 목자들은 구주 성탄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다

8-10절에 보면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떼를 지키더니 주의 천사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고 했습니다.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구세주가 탄생한다는 소식을 목자들이 가장 처음에 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최고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다면, 그만큼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본문에 나오는 목자들에 대하여 ‘아 목동아’ 노래 가사의 주인공쯤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알퐁스 도테의<별>에 나오는 뤼브롱(Lubron) 산에서 양을 치는, 자기 상전의 딸을 향한 사랑을 그리던 목동과 같은 얘기도 아닙니다. 이들은 당시 사회에서 멸시와 천대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하층 계급의 사람들입니다.

이 목자들은 그저 자신들이 할 일을 누가 알아주나 몰라주나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들입니다. 밤늦게까지 들에서 양떼를 지키어야 하는 고달픈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야말로 목자들은 애로사항이 많은 열악한 환경에서, 아무도 격려의 말 한 마디를 해주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의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서 인류 최대의 특종 뉴스인 구주 성탄의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는 우리로 상당히 위로가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왜요? 목자들이 누가 알아주든 몰라주든 상관하지 않고 묵묵히 사명을 감당할 때 세상의 가장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그렇게 성실하게 살아가면 놀라운 행운이 임한다는 희망을 교훈해 주기 때문입니다.

2. 목자들은 행동하는 믿음을 가졌다

천사들이 구주 성탄의 소식을 목자들에게 전하고 하늘로 올라간 후, 목자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15절에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 바 이루어진 일을 보자 하고” 말하면서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았습니다.

‘빨리 가서’라는 단어는 지체함 없이 곧바로(at once) 행동으로 옮겼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가서 본다’라는 말은 이론도 연구도 아닌, 모두 ‘행동’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우리는 목자들의 행동하는 믿음을 보게 됩니다.

실로 목자들은 예언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지체함 없이 곧바로 베들레헴으로 찾아갔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놀라는 호기심만으로는 목자들이 일터를 버리고 베들레헴으로 이동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아마 목자들은 그 악조건을 오직 하나, 예언자를 통하여 약속하신 메시아를 대망하는 인내의 마음으로 극복하며 살아왔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천사가 전한 구주 성탄의 소식이야말로 가슴이 뛰는 기쁨의 살아 있는 체험이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그들에게 기대하던 바람과 소망이 이루어진 가슴이 벅찬 소식이요, 감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믿음의 원리에서 보면 행동하는 믿음을 가졌기에 믿음의 체험이 가능했습니다.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놀라운 축복을 체험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그 옛날 파스칼이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은 과학자나 철학자의 하나님은 아니다”라고 말한, 신앙의 체험을 일깨우는 중요한 교훈입니다.

3. 목자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믿음을 가졌다

16-18절에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놓인 아기를 찾아서 보고 천사가 자기들에게 이 아기에 대하여 말한 것을 전하니 듣는 자가 다 목자들이 그들에게 말한 것들을 놀랍게 여기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20절에는 “목자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을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가니라”고 전합니다. 목자들이 예언의 현장을 찾아가 예언이 이루어진 사실에 대해 확인하고, 듣고 보았던 모든 것을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목자들이 현장을 찾아 확인하고 나서 취한 행동은 우리에게 시사점이 큽니다. 목자들은 그 엄청난 사실을 확인한 장본인들이었지만, 자신들이 유명해질 기회로 삼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특종 뉴스를 전한 주인공이라고 떠들어대지 않은 것입니다.

그들은 오로지 그 일을 이룸으로써 그들의 능력을 과시하거나 이름을 떨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주님만 높였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중요한 무언가를 우리에게 다시 일깨우고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목자들에게는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믿음의 행동이 높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언제나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가는 인생의 길에서 저와 여러분이 목자들이 가졌던 믿음을 소유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놀라운 축복을 체험하는 기적의 주인공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도 구주 성탄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은 목자들처럼, 언제나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게 하소서! 듣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주님의 일을 이루는 때마다 나는 없어지고 주님의 이름만 높이게 하소서! 목자들과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