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준 우렁추어탕 주식회사 부활 회장 안용준 목사
▲안용준 목사는 “고난 때문에 저는 목사가 되었고, 고난 때문에 복음 사업과 선교사업에 더 많은 시간과 물질을 내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1988년 국내 최초 우렁이 양식을 개발한 '우렁이 아버지'로 유명세를 얻었다. 벼농사보다 평당 5배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우렁 양식 기술과 우렁이 종패를 전국 200여 농가에 보급하고, 우렁쌈밥 전문 프랜차이즈 '우렁각시' 매장을 200여 곳에 오픈하며 성공 가도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1997년 IMF 당시 회사 부도로 순식간에 범법자로 추락했다.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으로 1년간 교도소에서 생활했다. 그의 표현처럼 '광야학교'에서 뜨거운 신앙인으로 거듭나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사업 재기에도 성공했다. 추어탕 전문 프랜차이즈 '안용준 우렁추어탕'을 운영하는 ㈜부활 회장 안용준 목사의 이야기다.

지금은 '이웃사랑선교회'로 전국 교회와 교도소, 해외 선교 현장에서 간증, 설교, 구제 사역을 활발히 펼치면서 '추어탕 목사'로 더욱 유명해진 그를 최근 경기도 시흥 안용준 우렁추어탕 배곧서울대점에서 만났다.

안용준 우렁추어탕 주식회사 부활 회장 안용준 목사
▲지난 3일 오픈한 안용준 우렁추어탕 배곧서울대점 외부 모습. ⓒ이지희 기자
서울 합정점, 역촌점 등에 이어 지난 12월 3일 배곧서울대점을 오픈한 안용준 목사에게서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의 여유가 느껴졌다. "엄청난 시련을 통해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고난 때문에 저는 목사가 되었고, 고난 때문에 복음 사업과 선교사업에 더 많은 시간과 물질을 내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88년 세례를 받은 안용준 목사는 30대에 이미 성공한 사업가로서 섬기는 교회와 교단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믿음 좋고 헌신적인 평신도였다. 그러나 사업 실패로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되고 보니, 실상은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지 못하고 방탕한 생활을 한 명목상 신자였을 뿐이었다.

안용준 우렁추어탕 주식회사 부활 회장 안용준 목사
▲안용준 목사는 하나님께 서원한 대로 국내외 교회와 교도소, 구치소, 군부대 등을 방문해 간증 집회 등을 인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눈물로 회개한 그는 자신이 속한 경제사범방에서 수감자들과 함께 하루 세 번 예배를 드리며 말씀을 전하고, 기도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감옥에서 새로 얻은 별명은 '목사'. 만나는 수감자마다 복음만 증거하는데 많은 이가 눈물을 흘리며 말씀을 들었고, 이 중 300~400여 명이 예수님께 돌아왔다.

수감자들의 기도 요청도 많이 받았다. 그는 "감옥에서 누구의 말도 듣지 않던 무자비한 살인자가 기도를 받은 후 순종하고 예수를 영접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며 "저의 재판 전날에는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은혜로 현장 상황과 선고 내용을 미리 알려주시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안 목사는 출소하면 전국 교도소, 구치소 수감자들에게 그가 만난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했다. 1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친 뒤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했고 2011년 11월 목사 안수를 받았다.

사업을 재개할 때도 하나님의 도우심이 컸다. "'다시 한번 우렁이 사업으로 재개할 길을 주신다면 물질도, 몸도, 시간도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겠습니다. 영혼구원이 제가 가야 할 길입니다'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필요한 재원을 주시며 '부활'이라는 법인회사까지 설립하도록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우렁쌈밥이 아니라 우렁추어탕 메뉴로 승부를 걸어 건강식을 챙기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매장을 즐겨 찾고 있다고 했다.

안용준 목사는 "연세 60이 넘으신 분에게 병원이 가장 권장하는 음식이 미꾸라지를 갈아 만든 추어탕"이라며 "고단백질에 비타민A, 칼슘, 철분 등 장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영양가를 지닌 추어탕을, 신토불이 보양식인 우렁이와 함께 섭취하면 고령화 시대 어르신들은 물론 힐링음식을 찾는 현대인의 건강에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우렁추어탕의 주재료인 미꾸라지는 전북 부안에서 구매하며, 우렁이는 충남 강경에서 5천여 평의 직영 농장에서 재배한 것을 사용한다.

안용준 우렁추어탕 주식회사 부활 회장 안용준 목사
▲지난 3일 오픈한 안용준 우렁추어탕 배곧서울대점 내부 모습. ⓒ이지희 기자
꾸준한 사업 확장으로 바쁠 수도 있지만, 안 목사는 하나님께 기도드린 대로 국내외 교회와 교도소, 구치소, 군부대 등을 방문해 간증이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유명하고 큰 교회보다는 작은 교회 중심으로, 방문 1주일 전에는 미리 참석자 수에 맞춰 추어탕을 기부해 집회 당일엔 '추어탕 목사'로 더욱 친근하게 다가간다고 말했다. 군부대 방문을 앞두고 한 번은 200인분을 기부한 적도 있다고 했다. 교도관 출신 목회자를 도와 출소자들을 위한 교회 성전을 마련하는 데도 앞장섰다.

감옥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난 뒤, 그가 가장 좋아하고 항상 붙드는 말씀은 시편 119편 67절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이다.

"실패했던 회사를 다시 부활시켜주신 주님께서 100세 시대 제2의 사업으로 시작한 우렁추어탕 프랜차이즈를 더욱 축복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 사도 바울의 자비량 선교 정신을 본받아 기업이 번성하면 수익의 10의 9조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사용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와 열방에서 순교의 정신으로 열정을 다해 복음을 증거하는데 사용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