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지(최의선)
▲플랜지(Plan. Z). ⓒ플랜지 제공

랩, 힙합, 소울, 알앤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싱어송라이터 플랜지(본명 최의선)를 만났다. 문화라는 도구로 복음을 전하는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그는 “하나님에 대한 의심과 많은 고민들을 거쳐왔다”고 고백한다.

- 어릴 적부터 음악을 접하시면서, 오래전 CCM계 분위기에 대해 많이 들었을 거 같아요.

“그 당시에는 찬양에 메이저 세븐 코드가 없었대요. 그런 때에 주찬양선교단이 메이저 세븐 코드, 꼬인 디미니쉬나 코드를 사용하니, 일반 사람들도 주찬양선교단 음악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와 동일한 점도 있는 거 같아요. 옛날엔 드럼이나 기타가 교회에 들어올 수 없었다고 하는데, 요즘 드럼 없는 교회는 거의 없잖아요. 지금도 음악적인 장르를 두고 말이 많은데, 저는 사람이 문제지 음악 장르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문화를 가지고 복음을 전한다면 그것이 현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그렇게 문화를 발전시킨다면 CCM이 다시 활발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사역의 열매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린 일이겠죠. 그러나 하나님의 그릇인 우리는 하나님이 사용하실 수 있게 준비하고, 수준을 높이고 큰 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크리스천이 세상에 더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요.”

- 평소 영성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성경 말씀을 읽고, 또 제가 찾아서 보는 외국 목사님들 설교가 있어요. 초등학교 때 미국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미국목사님들의 설교가 왠지 더 많이 와 닿아서, 직접 듣고 보고 그래요. 또 제가 사역을 하는 것 자체가 영성 훈련이 되는 것 같아요. 문화 사역자로서 바로 서 있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게 되는 거 같아요.”

- 간증을 바탕으로 하는 곡이 많던데, 가사는 어떻게 쓰나요?

“저의 상황을 먼저 돌아보면서 주요 포인트를 찾아요. 동시에 이 힘든 상황에서 어떤 부분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해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저만의 이야기로 끝내지 않으려 하고요. 요즘에 전반적으로 생각 안 하고 쓰는 가사 표현이 많이 있던데, 그런 것도 시도해보고 있어요. 오히려 더 솔직해지더라고요.”

플랜지
▲플랜지(Plan. Z)는 “정신 바짝 차리고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올바른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고백했다. ⓒ플랜지 제공

- 모태신앙이지만 하나님에 대한 의심도 있었다고.

“단순한 의심이었어요. 하나님이 정말 존재하시는지. 기독교, 크리스천이 정말 정답인 지에 대해서요. 왜 그 생각이 들었냐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진지하게 대화를 하게 됐거든요. 호기심에 찾아보는데, 또 마침 파키스탄에 굉장히 유명했던 무슬림 음악인 한 분이 대단하다고 소개를 받아서 한 번 보게 됐죠. 그 사람의 음악이 정통 음악인데, 가사는 이슬람교를 표현하는 내용이었어요. 눈물도 흘리면서, 크리스천이 찬양할 때 그 진지함과 같아서 충격이었어요. 거기서 심각하게 고민이 되었던 거예요. '진짜는 무엇인가' 하는 의심이 시작된 거죠.

또 고등부 찬양 인도를 할 때, 가사가 공감되지 않아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그런 제 모습이 싫어서 공손하게 그만두겠다고 얘기했었죠. 그리고 청년부 리더 형이 찬양하는데 ‘저 사람도 나와 같겠지’ 이런 생각에 잠겨서 힘들었었습니다. 전 너무 회의적이었고, 한참 흔들리던 중이었기에 집회나 예배에 가지 않았어요.”

- 그 의심은 어떻게 해결 되었나요?

“결론적으로는 어떤 분의 강해를 듣고 해결이 되었어요. 스테프로 일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집회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스테프로 일을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계속 강의를 들었죠. 그런데 굉장히 자연스럽게 공감이 갔어요. 말씀을 풀어 주시는데, 제 삶에 얽힌 부분이 단번에 해결이 됐어요. 성령님이 함께 하셨다고 확신해요. 큰 감동을 주셨고 저의 하나님이 진짜 하나님이심을 고백할 수 있던 날이었거든요.

신앙은 정말 눈에 보이는 것으로 절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사람이 틀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을 크게 느낄 수 있던 날이었어요. 틀은 사람이 만든 것이고,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는 일대일로 해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목사님 설교에서 ‘저는 여러분을 구원할 수 없다. 조언을 드릴 순 있지만, 여러분이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그 누구를 통해서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신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셨을 때에도 공감이 되었어요.”

- 레이블 '0316 레코즈'는 어떻게 하게 됐는지.

“사연을 말하자면 지푸라는 래퍼에 대한 이야기를 뺄 수 없어요. 어느 날 지푸가 사역을 대신 가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는데 그게 히스팝이었어요. 사역이 무엇인지 굉장히 궁금하고 고민하던 때였는데, 가서 진정성 있다고 느꼈요. ‘이 공동체와 가까워지면 내가 살 수 있겠다’, ‘안전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관계를 이어오던 중에 저희에게 '지금 '0316 레코즈'라는 레이블을 세웠는데 초반이니까 너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저하고 지푸랑 욕심으로는 당장 하고 싶은데 때를 기다리며 기도했어요. 그 후 여러 가지로 잘 맞아서 하나님이 사인을 주신 거구나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 다음 앨범 발매 계획은?

“원래는 매달 곡을 내려고 열심히 해오다가 4월 곡이 최근이고 이제 연말인데요. 앨범을 계속 준비하고 있는데 곧 싱글 곡이 하나 나올 거 같아요. 그동안 쉬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했고, 그래서 앞으로는 더 좋은 곡을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힙합을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크리스천들이요. 굉장히 중요한 문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자신을 표출하지 못하는 세상 분위기에서 그것을 깰 수 있는 도구죠. 억눌린 것이 풀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교회가 받아줘야 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교회 사람들이 볼 때 힙합이 좀 세잖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친구들을 교회에서 잘 잡아주고 받아들여 주고 인정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음악, 이 문화가 어쨌든 여러 가지 신앙적으로 흔들리기 쉬운 요소들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흔들릴 수 있죠. 지금 내가 하나님과 함께한다고 하지만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죠. 전 진짜 연약한 사람이고요. 제가 어떤 길을 가든지 저의 발걸음을 위해 기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