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이라는 KUPA, 대표에는 타교단 교수가?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12.06 16:45

목사안수식 KUPA
▲목사안수식이 진행되고 있다. ⓒ동영상 캡처

한국개신교미래연합총회(Korea United Protestant Association, KUPA)가 ‘제3의 목사안수 기관’으로 출범했음에도 ‘교단’임을 내세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KUPA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KUPA의 대표는 홈페이지상으로는 나와있지 않으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 정홍열 교수로 알려져 있다. 정홍열 교수는 ACTS에서 정교수 지위를 갖고 있다. 특이한 점은 예장 통합 총회 소속이라는 것이다.

교단 관계자는 지난 10월 말 목사안수식 이후인 지난 11월 말 “정 교수가 현재 교단 소속이 맞다”고 확인했다. 기존 교단 소속 신학대 정교수가 ‘KUPA라는 교단’의 대표를 맡고 있었던 것이다.

한 교단의 총회장은 보통 교회의 담임, 즉 목회지가 있다. 그러나 정 교수는 목회를 하고 있지 않으며, 통합 Y교회 협동목사로 재직 중이다. 해당 교회 관계자는 “협동목사님이라 가끔 성경공부만 인도하셔서, KUPA 등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홍열 교수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KUPA 대표로 가면서 교단을 어제부로 탈퇴했다. 그러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그 이전인 지난 10월 말 이미 타 교단 소속으로 KUPA의 첫 목사안수식을 대표로서 ‘주관’한 바 있다.

더구나 확인 결과, 정 교수가 속한 노회에서는 아직 탈퇴 처리가 완전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정 교수가 노회 측에 구두로 탈퇴의사를 전했을 뿐이고, 정 교수는 관련 서류를 곧 제출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노회는 7일 회의를 열어 정 교수의 교단 탈퇴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노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 교수가 노회 소속으로 타 교단 대표를 맡았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해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그러한 상황에서 탈퇴 요청이 들어와 그렇게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홍열 교수가 KUPA 설립 훨씬 전부터 학생들에게 이에 대해 언급해 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ACTS 출신 한 목회자는 “교수님이 새로운 교단을 만들 거라고 하셨고, 카이캄에 있던 많은 단체들이 참여할 거라고 하셨다”며 “3년 전에는 확실하게 된다고 해서 졸업할 때까지 여러 학생들이 기다렸지만, 눈에 보여지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 목회자는 “당시는 학생과 교수 입장이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수업 시간에 이런 설명을 좀 하는 건 그랬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KUPA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카이캄이나 웨이크에 대해서는 안 좋게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또 “ACTS는 학교 자체가 초교파적 교회 연합이기 때문에 학교의 정신을 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KUPA는 연합회가 아니라 교단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ACTS 출신 다른 목회자도 “수업을 하시면서 카이캄 같은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웨이크는 생긴지 얼마 안 돼서 무분별하게 목사안수를 줄 수 있다고 하셨다”며 “대책으로 교수님들이랑 새로운 기관을 만들까 생각하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홍열 KUPA 목사안수식
▲정홍열 교수가 목사안수식에서 설교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정홍열 교수가 학생들에게 KUPA 설립을 위한 후원 요청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ACTS 한 졸업생은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지만, 지금 그 단체 대표가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문제가 될 것 같기도 하다”며 “‘단체가 만들어지려면 돈이 필요하니, 개별적으로 1구좌당 얼마가 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털어놓았다.

이 졸업생은 “수업 시간뿐 아니라, 친분이 있는 몇 사람에게는 따로 이야기도 했다고 들었다”며 “신학생들이 돈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장로님들이나 돈이 있는 분들 위주로 컨택하셔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정 교수는 1구좌당 50만원씩 모금 운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홍열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 관련 후원 요청을 한 적이 전혀 없다. 허위 사실이다. 그런 학생들이 있으면 녹음본을 가져오라”며 “학생들에게 후원 요청을 할 이유가 없다.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의 KUPA 교단 대표직 수행과 목사안수식 주관에 대해, ACTS 교원인사위원회 위원장 정흥호 교수 측은 “학교장인 총장의 허락을 받지 않은 것”이라며 교원인사 규정 제8조 ‘겸직금지 및 범위’에 대해 소개했다.

규정에 따르면 전임교원은 타 기관에서 전임직을 겸할 수 없다. ‘전임직’이란 △교회, 회사 또는 영리단체 등에서 당회장 또는 중책을 맡은 경우 △타 기관 겸직으로 말미암아 본 대학교의 학사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된 경우 등이다.

교직원 복무 규정 제3조 ‘겸직 금지’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 및 타직에 종사할 수 없으며, 총장 및 이사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1항) △1항의 허가는 근무시간 여하를 막론하고 사실적 직무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하여 할 수 있다(2항) 등으로 정해놓고 있다.

사전 허락 없이 임의로 목사안수식을 ‘진행’한 경우 처벌 여부에 대해서도 관련 규정을 제시했다. 교원징계 규정상 11가지 사항에 해당할 때는 징계의결 요구를 해야 하고 결과에 따라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 또는 이탈하거나 태만하였을 때 △교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예와 품위를 실추시켰을 때 △교직원간 이간하여 인화를 해치거나 파벌을 조성한 때 △소속장의 직무상 명령에 불복하거나 학교의 방침에 불만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때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을 선동하여 학업이나 학사업무를 방해할 때.

‘허락 없는 목사안수식 참여’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학교 허락을 받을 이유가 없다. 저희 총장님과 대학원장님은 카이캄 목사안수식에 참석하신다”며 “저도 이전까지 카이캄 목사안수식에 자주 갔었기 때문에 (KUPA 안수식 참여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또 “목사안수식 가 보셨느냐. 교단이 달라도, 목사들은 목사안수식에서 안수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학교 측 답변과 기자의 질문 외에 추가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교수로서 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서도 물어볼 거라고 들었다”며 “교수가 대표 맡는 것은 징계받을 일이 아니라 인사 고과에서 고점(高點)을 받을 일이다. 인사평가시 외부 기관의 장에는 가산점을 준다. 대표는 무보수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질문하시라”고 했다.

정홍열 교수는 1998년부터 ACTS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프로필에 따르면 성균관대 공대를 졸업하고 장신대 신대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와 신학석사(Th.M.)를, 독일 에어랑엔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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