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샬롬나비
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제17회 학술대회가 '한국 보수주의 몰락 원인, 재건의 길-정치학·사회심리학·목회신학적 조명'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30일 오후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열렸다.

이날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 했고, 권철현 전 국회의원, 채규만 박사(전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 한국여성상담센터장),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가 발제했다. 김중석 목사(사랑교회 원로), 한성렬 박사(전 고려대 심리학 교수), 강경림 교수(안양대)는 논평을 맡았다.

'진정한 보수주의의 특성'이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한 김영한 박사는 "보수주의는 사회에서 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종교, 철학, 윤리, 신학에 있어서 자유방임주의나 진보주의와 상반되는 개념"이라며 "보수주의는 사회 현상 유지를 위해 전통, 역사, 관습, 사회조직 따위를 굳게 지키고자하는 사상의 경향이며 정확하게 규정된 어떤 사상 내용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김 박사는 진정한 보수주의의 6가지 특성으로 △초월적 질서 인정 △보편 가치 인정과 보수 △보편 윤리 인정과 보수 △보편 진리 인정과 보수 △참 권위 인정과 보수 △끊임없는 점진적 자기개혁을 꼽기도 했다.

김 박사는 특히 "한국교회의 역사는 그 첫 출발부터 보수주의 신앙과 신학을 갖고 시작한다"면서 "이러한 시작은 보수주의 신앙과 신학을 심어준 초대 청교도 선교사들의 공이 크다. 그들은 한결같이 청교도 신앙을 가진 자들로, 하나님 주권을 믿었으며,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받았고, 성수주일에 엄격했으며, 가정과 직장에 성실했다. 또 춤과 흡연, 카드놀이를 금지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보수주의'의 적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과격한 변혁'을 추 구하는 급진주의(Radicalism)"라며 "급진주의는 좌·우익에 다 같이 존재하는 현상으로 배척 받는다. 그러므로 보수주의는 '진보주의'의 적으로 좌익의 공격을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김 박사는 "보수주의는 사랑, 정직, 겸허, 용기 등 인류가 계승해온 보편적 덕목들을 지키고 과거를 존중한다"며 "이러한 보수주의는 이데올로기보다는 마음의 상태이며 사회의 질서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다. 아울러 보수주의는 인류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전통의 계승이자 '영구적인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이며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고뇌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보수주의는 이데올로기와 구분되도록 '보수정신'(conservative mind)이라고 표현될 수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한국 보수주의가 지향해야 할 10가지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기도 했다.

①개인 자유주의 ②법치주의와 질서의 유지 ③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④한미동맹을 중심으로 하고 반공을 주축으로 하는 안보우선 ⑤전통 가치관의 존중 ⑥점진적 개혁 ⑦해양국가 지향성 ⑧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⑨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긍지 ⑩자유통일의 원칙

아울러 그는 " 보수와 진보의 정신은 예수의 사랑 윤리 안에서 하나가 된다. 보수 정신은 사랑의 윤리의 우편이라면 진보 정신은 그 좌편"이라며 "이 두 가지는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 윤리의 짝이다. 보수 정신과 진보 정신의 화합 속에서 개인과 사회는 조화 가운데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첫 발제자로 나선 권철현 전 국회의원(전 주일대사)은 현재 한국 보수주의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기독교정신의 쇠퇴를 꼽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기독교는 대한민국의 독립이나 정부수립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보수본류로 그 역할이 막중하였다"며 "그러나 오늘날 교회가 대형화되고 기업화, 세속화의 길을 걸으면서 본래의 근본정신이 사라지고 영향력이 쇠퇴하였다. 기독교 지도자들 또한 비슷한 문제들을 상당부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흥망의 기로에 선 지금, 다시 기독교가 본래의 정신을 회복하고 중심이 되어서 제2의 건국운동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필요한 자성과 쇄신을 하고, 권위도 회복하면서 국민설득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보수의 심리학: 왜 그들은 분열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채규만 박사는 "보수주의자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동기, 안정을 추구하려는 동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보다는 자신들이 믿거나 자신을 보호하는 논리를 추구하는 편향성이 있다"며 "그리고 이러한 편향성은 믿음 수준이기에 변화하거나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반대 되는 견해나 의견에 방어적"이라고 했다.

기독교적 보수의 가치관으로는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공동운명체요, 모두를 배려하고 같이 공동으로 잘 살아야 할 공동의 집단"이라면서 "자신의 가진 것이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회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공동체라는 입장을 가지고 보수집단이든, 진보집단이든지 자유롭게 참여해서 있는 곳곳에서 하나님의 공동체를 구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성경에서는 인간의 공동체를 몸은 하나지만 지체가 많고, 각 지체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서로 분쟁 하지 말고 서로 돌보는 관계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목회적 관점에서 본 한국 보수주의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정성진 목사는 "보수가 추구하는 것이 권력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전통적인 가치라는 점을 이론적으로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실천을 통해서 분명하게 보여 주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수주의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득권보다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코페르니쿠스적인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자기부인과 섬김이다. 예수님은 분명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 무엇보다 존귀한 분이셨지만 하나님의 뜻을 위해서 그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다"고 했다.

정 목사는 "그리고 세상은 그렇게 목숨까지 내어 놓으신 그 분 앞에 무릎을 꿇 었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 자기를 부인하고 섬기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보수주의가 살아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