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무엇을’ 창조하셨을까?(9)

입력 : 2018.12.02 17:25

허정윤 박사의 창조론 다시 쓰기

허정윤
▲허정윤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5. 창세기의 모순적 서술과 현대적 해석(5)- 제4일의 궁창(라키아)과 광명들(2)

창1:15 וְהָיוּ לִמְאֹורֹת בִּרְקִיעַ הַשָּׁמַיִם לְהָאִיר עַל־הָאָרֶץ וַיְהִי־כֵן׃ [베하유 라메오르트 베레키아 하샤마임 레하이르 알하아레츠, 베예히=켄]. 모세는 이 구절에서 제4일에 광명들이 하늘의 궁창에(베레키아 하샤마임) 있어 땅을 비추라고 명령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며, 그의 명령이 그대로 시행되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이 구절의 모순적 서술에 대해 '문자 그대로의' 해석 방법을 따른다면, 기독교에 치명적인 한 가지 문제가 뚜렷하게 부각된다. 그것은 바로 광명들이 있는 '베레키아 하샤마임'(하늘의 궁창에)의 해석이다. 하나님이 명령하시니 그대로 되었다고 찬양하는 후렴구 때문에 '베레키아 하샤마임'에 대한 해석은 더욱 주목을 받게 된다. 고대 히브리인들처럼 모세가 서술한 '문자 그대로' 이해한다면, 앞(8회차 칼럼)에서 제시한 '참고 그림'과 같이, 광명들은 땅을 비추기 위하여 '라키아'(궁창) 밑에 매달려 있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날에도 그것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기독교 신자들이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현대에서 모세가 창세기에서 서술하는 '라키아'가 '과학적 사실'이라고 주장한다면, '라키아'가 왜 보이지 않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여기서 기독교가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문자 그대로' 해석한 '라키아'의 존재 여부에 따라 창조자 하나님의 권위가 결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먼저 모세가 서술한 '라키아'가 현재 모이지 않는 이유를 찾으려면, 가장 먼저 '라키아' 위에 있던 물이 쏟아져 내렸다고 하는 노아의 홍수 때에 '라키아'도 없어졌는지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노아의 홍수 때에 '라키아'에 있는 '하늘의 창들이 열려'(창 7:111) 40일 주야로 비가 내렸다가 '하늘의 창들이 닫혀'(창 8:2) 비가 그쳤다고 서술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성경에서 '라키아'가 없어진 기록은 창세기를 비롯하여 성경 전체를 뒤져보아도 발견되지 않는다. '라키아'에 대하여는 현재 우주에서 그 존재가 발견되지 않고, 과거에 '라키아'가 존재했었다는 역사적 흔적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라키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모세의 서술에 의하여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현대우주론을 알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라키아'(궁창)에 광명들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서술한 모세의 우주관을 '과학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위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모세의 '라키아'에 대한 서술이 과학적으로 또한 '문자 그대로' 정확무오한 것이니, 그대로 믿어야 진정한 기독교인이라고 억지 주장을 하는 일부 신자들이 없지 않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일반인들은 기독교를 무지의 종교라고 배척하고,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 중에서도, 특히 젊은이들은 오히려 반감을 갖고 교회를 떠나는 길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창조자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주장한다면, 하나님의 존재까지도 불신하게 된다. 왜냐하면 모세가 창세기에서 서술한 우주관은 현대인들이 알고 있는 우주와 너무나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모순적 서술을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어떤 종교의 경전도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과학적 사실'이 아닌 서술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그런 서술을 가진 경전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감출 필요는 없다. 각 종교는 그런 서술에 대한 책임을 최종적으로 신앙의 대상이신 분에게 넘기지 않는 방법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신앙의 대상이신 분이 인간들에게 제시하는 삶의 길이다. 기독교는 이제 '라키아'의 모순적 서술에 대해서는 모세가 망원경을 가지고 관찰한 것도 아니고, 창조자이신 하나님이 모세에게 세세하게 설명하신 것도 아니라는 대안적 해석을 제시해야 한다. '라키아'의 모순적 서술에 대해서 현대 기독교는 모세가 환상에서 하나님의 창조명령을 듣고 맨눈으로 하늘의 구조를 관찰했을 때, 모세의 눈에는 광명들이 '라키아'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해석하는 길밖에 없다. 따라서 '라키아'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것이 아니고, 과학적 사실도 아니며, 모세에 의하여 서술된 모세의 견해라고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과거 로마 가톨릭교회는 모세가 서술했던 우주관에 따라 별들이 '라키아'에 매달려 있으며, 태양과 달은 '라키아'에 있는 길을 따라서 지구를 돈다는 천동설을 믿었고, 그렇게 설교했었다. 그래서 로마 가톨릭교회가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 회부하여 1633년에 가택 연금에 처하고, 과학자들을 박해했던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실수이자 기독교 전체의 수치이다. 그 뒤에도 '과학적 사실'로 밝혀진 지동설을 오히려 이단적 주장이라고 탄압했던 로마 가톨릭교회는 결국 1996년에 교황 바오르 2세가 천동설을 버리고 지동설을 인정하면서 갈릴레오를 사면했다. 그리고 로마 가톨릭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사과했다. 뿐만 아니라 로마 가톨릭교회는 하나님의 창조론을 사실상 포기하고, 유신진화론을 수용하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그것은 로마 가톨릭교회가 창세기 저자 모세의 모순적 서술을 문자 그대로 믿었다가 초래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개혁교회 일부 신자들은 진화론을 반대해야 한다는 핑계로 모세의 모순적 서술을 '문자 그대로'의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과오를 아직도 되풀이하고 있다.

오늘날 모세의 '라키아'에 대하여 '문자 그대로' 가장 열심히 믿는 집단은 안식교회(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일 것이다. 안식교회는 모세의 우주관을 그대로 교리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안식교회의 창립자 엘렌 지 화이트(Ellen G. White)가 6일 창조사건과 노아홍수 사건을 환상 중에 보았는데, 창세기에 서술된 '문자 그대로'의 모습이었다고 설교했기 때문이다. 안식교회는 화이트를 모세와 같은 수준의 하나님의 예언자로 존중하고 있으며, 그의 저서는 성경과 같은 권위를 가진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안식교회는 예수의 재림이 곧 닥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모여 1863년 미국에서 창립되었다. 안식교회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서 초기부터 몇 번이나 예수의 재림과 환난이 닥칠 시기를 예언했다가 모두 빗나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안식교회는 신자들에게 예수의 재림과 말세의 환난에 대비하여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회와 격리된 생활을 택하도록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바람에 개혁교회는 대개 안식교회를 기독교의 이단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미 앞에서 설명했듯이 이사야와 베드로와 요한은 모세가 서술한 이전의 하늘과 땅은 버려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창조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특히 예수님을 따라 환상을 본 요한은 하나님이 새 하늘과 새 땅에 새 예루살렘까지 예비하셨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이사야와 예수의 제자들은 하나님이 모세의 하늘과 땅을 버릴 것이라고 예언했음에도 안식교회는 그것들을 왜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미 로마 가톨릭교회마저 버린 모세의 우주관을 개혁교회 일부 신자들은 왜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역사적으로 얽힌 그 이유와 과정을 살펴보자.

안식교회 광신자인  조지 맥그리디 프라이스(George McGready Price)가 노아의 홍수를 환상으로 보았다는 화이트의 설교를 듣고, 그것을 기반으로 『신지질학』(1923)을 썼다. 『신지질학』은 기존의 지질학을 부정하면서 모세가 서술한 것과 같이 하나님이 6,000년 전에 창조한 지구에서 노아의 홍수가 오늘날의 지질 구조를 형성한 유일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안식교회는 화이트의 설교에 바탕을 둔 『신지질학』, 소위 '홍수 지질학'을 그대로 교리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안식교회의 모순적 행동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고 예수의 재림을 맞이하는 교회라고 주장하면서, 모세의 하늘과 땅을 버리지 않고 있는 점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예수에게 이끌려 환상을 본 요한이 예수의 재림 때에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바뀔 것이라고 증언한 것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혁교회에서 모세의 우주관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헨리 모리스(Henry M. Morris)가 쓴 『창세기 대홍수』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개혁교회 일부 신자들이 안식교회의 '홍수 지질학' 교리를 거의 그대로 답습한 『창세기 대홍수』의 주장을 그대로 믿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그것이 진리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결국 안식교회의 창조교리에 개혁교회의 창조교리가 예속되어 있는 형편이다. 개혁교회가 모세의 옛 하늘과 옛 땅에 살겠다는 안식교회 교리를 추종한다는 것이 말이 될 소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개혁교회가 안식교회 창조교리를 추종하려면, 제7일 안식일에 예배를 드리는 교리부터 먼저 따라야 할 것이다. 개혁교회는 창세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진정한 개혁주의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왜곡된 안식교회 창조교리를 극복해야 한다.

이제 개혁교회는 안식교회처럼 모세의 우주관을 '과학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창조과학적 창조론을 이제 더 이상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창조과학적 창조론은 정상적인 과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현대적 창조론을 논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경을 올바로 해석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일부 기독교 신자들은 창조과학적 창조론을 믿고, 존재하지도 않았던 '라키아'를 옹호하기 위해 '과학적 사실'까지 부정하고 있다. 그것은 성경의 판본조차 보지 않고 '문자 그대로' 묻지마 식 해석을 주장하면서 인류의 역사와 과학적 발전을 거부하는 근본주의자들의 무지한 억지 주장일 뿐이다. 그런 행동은 일반 신자들 앞에서 성경과 과학을 동시에 왜곡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과학이라는 말을 쓰려면, 틀린 것을 그대로 답습하거나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과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더욱 정밀하게 수정하면서 계속 발전해야 한다. 무신론 과학자들이 과학적 사실을 왜곡해서 주장하는 진화론에 대해서는 과학적 방법과 '과학적 사실'에 의한 현대적 창조론으로 적극 비판할 수 있다. 현대과학이 이룩한 현대문명의 거대한 실상을 보고, 현대과학에 의하여 발전한 현대적 의료기술과 통신기술 등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과학을 부정하면서 창조과학적 창조론을 주장하는 일부 신자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심지어는 자칭 창조과학적 창조론자들이 검증을 통과하여 노벨상을 받은 과학이론까지 성경과 맞지 않으니 틀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그런 주장을 입증하는 논문을 발표한다면, 그 논문은 틀림없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창조과학적 창조론자가 그런  논문을 발표하여 노벨상을 받게 되면, 그의 창조론은 세계적인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안식교회의 교리를 답습한 창조과학적 창조론은 이제 개혁교회에서 그만 종식되어야 한다. 기독교 창조론은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에 공명하는 과학적 이론의 실상을 소개함으로써 현대인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 어쨌든 성경에는 하나님이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고, 모세가 서술한 옛 하늘과 옛 땅은 완전히 버려질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이제 개혁교회는 성경에 예언된 예수의 재림의 날이 오기 전에 먼저 새 하늘과 새 땅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현대 우주론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너무나 적고 알아야 할 것은 너무나 많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창조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저절로 생겨난 것인지조차 논쟁하고 있다. 기독교 최초의 창조론자 모세는 하나님의 창조에 대해 맨눈에 보이는 대로 그의 소견을 짧게 서술했을 뿐이다. 현대에서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기독교인들은 현대 우주론의 기본적 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한다. 현대 물리학적 관점에서의 기본 명제는 어떤 것도 에너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우주 물체들은 에너지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주물체의 구조들 사이에는 서로의 에너지가 작용하고 있다. 우리 우주 전체를 하나의 구조로 본다면, 암흑에너지가 약 74%, 암흑물질은 약 22%, 그리고 모든 발광체와 지구의 생물 등 원자로 이루어진 일반 물질은 약 4%로 구성되어 있다.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모든 물체들이 각각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작동 관계가 아주 정밀하게 조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우주물체끼리 서로 충돌이 일어나면서 파괴되고 만다. 수천억 개의 별들이 존재하는 우리우주에서 지구는 자칫하면 파괴될 수 있는 아주 미미한 존재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지구를 선택하셨다. 그리고 그곳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시기 위해 넷째 날에 광명체들의 구조와 운행을 엄청나게 정밀하게 미세조정하시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계속)

허정윤(Ph. D. 역사신학, 케리그마신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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