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교단체에 필요한 조직문화와 리더십은?”

이지희 기자 입력 : 2018.11.28 18:39

한국선교연구원 한국 선교학 포럼 개최

한국선교연구원(kriM) 한국 선교학 포럼
▲이경춘 박사가 ‘한국 선교단체의 조직문화 진단(국내 파송단체 본부를 중심으로)’에 대한 논문을 요약 발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선교단체가 현재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적합한 조직문화를 형성하면 외부 환경적 요인에 불안해하거나 염려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다. 전략을 세우고 조직구조를 바꾸어도 조직이 변화되기 힘든 이유는 조직문화 관점에서 변화를 이끌어나갈 조직문화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기업의 생존과 지속 성장을 위해 조직문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 선교단체도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합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송 선교단체 국내 본부의 조직문화를 지난 2년간 연구한 GMF 법인사무국장 이경춘 박사(말레이시아 침례신학대 선교학 박사)는 23일 서울 목동 한국선교훈련원(GMTC) 3층에서 열린 한국선교연구원(kriM) 주최 한국 선교학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선교단체의 조직문화 진단(국내 파송단체 본부를 중심으로)'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자생 선교단체, 국제 선교단체, 교단 선교회 전현직 대표와 리더십, 실무자 등 30여 명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최소 20년 이상 된 자생 선교단체, 국제 선교단체, 교단 선교회 각 3곳씩 총 9곳을 선별하여 2016년 11월부터 1년여간 온오프라인 설문으로 양적조사가 실시됐으며, 본부 직원(81명)과 해외 사역 선교사(64명) 등 총 142명이 응답했다. 이중 의미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 3개 단체를 선정한 후 국내 본부 선교사, 간사 등 26명을 인터뷰하여 질적조사를 진행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 한국 선교학 포럼
▲이경춘 박사는 “조직문화가 그 조직의 진짜 핵심가치라 할 수 있다”며 “단체 대표와 리더십이 각 단체의 조직문화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이경춘 박사는 "샤인이 정의한 조직 생명주기에 따르면 대체로 30년 정도 역사를 지닌 국내 파송단체는 '조직 창립기'를 지나 '조직 중년기'에 접어들었다"며 "조직 중년기의 선교단체 리더십은 먼저 선교단체의 사명과 지속 발전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조직문화 유형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립기에서는 조직과 창립자를 같이 이해함으로 창립기의 문화 반발은 창립자에 대한 반발과 같아 창립기에 문화 도전은 쉽지 않다. 그러나 선교단체가 중년기에 접어들면 조직은 기존에 익숙한 조직문화를 유지하고 지키려는 성향으로 인해 변화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며 "조직의 리더십은 변화가 필요한 역기능적 요소들을 파악해 조직이 발전적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주도적, 의도적으로 개입해야 하며, 반대로 조직 사명과 가치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순기능적 요소들은 장려하고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킴 캐머런과 로버트 퀸의 조직문화평가도구(OCAI)에 의하면 조직문화는 내부 혹은 외부 지향 여부, 변화 혹은 안정 중시 여부에 따라 4가지 유형, 곧 '관계지향형' '혁신지향형' '위계지향형' '과업지향형'으로 구분된다. '관계지향문화'는 가족과도 같은 분위기이며 구성원들은 많은 것을 공유하여 공동체성과 정체성이 강한 반면, 치우치면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친목단체로 전락할 수 있다. '혁신지향문화'는 매우 역동적이며 창의성과 혁신, 개척정신을 강조하여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지만 실천이 약하고 결과가 없을 수 있다.' 위계지향문화'는 정해진 규칙과 절차 준수를 강조하며 위계질서를 중시하여 효율성이 뛰어나고 계획을 잘 세우고 실행하나 강력한 카리스마 리더십 중심에서 오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과업지향문화'는 외부 변화에 상당히 민감하여 어떤 문제, 이슈에 빨리 대처할 능력이 있고, 결과를 중시하며 주어진 업무목표 달성을 강조하지만, 지나치게 성과와 결과를 중시하여 관계가 약해질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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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미선 디자이너
양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생단체와 국제단체의 '현재문화'는 가족과도 같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관계지향문화, 그리고 혁신지향문화 순으로 높았고, 교단선교회는 정해진 규칙과 질서를 중시하는 위계지향문화, 그다음 관계지향문화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적합문화'로는 세 유형의 단체 모두 관계지향문화와 혁신지향문화가 높게 나타나 이경춘 박사는 "안정과 통제보다는 유연성과 재량을 파송단체에 적합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문화와의 차이를 볼 때 모두 혁신지향문화가 지금보다 강화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질적조사에 참여한 세 단체는 모두 사람을 중시하는 공동체를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춘 박사는 "그런 점에서 리더십의 멘토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자생단체 조직문화의 특징은?

이경춘 박사는 "세 단체 모두 현재문화는 관계지향문화가 높았고, 적합문화는 관계지향문화, 혁신지향문화가 높았다"며 "세 단체 모두 안정과 통제보다 유연성과 재량을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모두 관계중심의 공동체를 중시하면서 창의성과 혁신을 통한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리더십 유형은 대체적으로 멘토와 후원자 역할을 중시하는 '배려지향적 리더십'과 창의성, 혁신을 중시하는 '변혁지향적 리더십'이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인식했다"며 "따라서 리더십은 본부 직원 멤버케어에 좀 더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본부 직원이 자율적, 창의적으로 사역할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국제단체 조직문화의 특징은?

이 박사는 "세 단체 모두 현재문화, 적합문화가 관계지향문화, 혁신지향문화가 지배적 문화유형으로 나타났다"며 "국제단체는 관계중심의 공동체, 창의성 및 혁신을 중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대체적으로 멘토와 후원자 역할을 중시하는 '배려지향적 리더십'과 창의성과 혁신을 중시하는 '변혁지향적 리더십'이 지배적 리더십 유형이었고, 모두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교단 선교회 조직문화의 특징은?

이경춘 박사는 "교단 선교회의 현재문화는 위계지향문화가 대체적으로 높았는데, 교단이라는 큰 조직에 속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정해진 규칙, 절차 준수를 강조하며, 적절한 통제를 위해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배경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단 선교회의 현지 리더십 유형은 도전적이고 목표 달성을 강조하는 '독려지향적 리더십'이 높았다"고 말했다. 또 "현재문화와 적합문화의 항목마다 대체적으로 지배적 문화 유형이 다르게 나타나, 단체 방향성과 가치가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거나 본부 직원이 단체 방향성과 가치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본부 리더십은 단체 방향성과 가치를 분명하게 정립하고, 이를 본부 직원이 공유하여 단체 조직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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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선교학 포럼에서 한국 파송 선교단체 본부의 조직문화에 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이지희 기자
'배려지향적 리더십' 더 강화돼야

이경춘 박사는 "전체적으로 파송 선교단체는 최근 선교지 상황의 변화, 허입 선교사 숫자 감소, 초임 선교사 연령대 상승과 같은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들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역동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혁신지향문화가 강화되어야 할 것을 인식했다"며 "이처럼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리더십은 구성원들이 창의적, 현신적으로 사역할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강화되어야 할 리더십 유형으로는 멘토와 지지자 역할을 중시하는 '배려지향적 리더십'으로 나타났다. 이 박사는 "공동체 중심의 관계지향문화를 파송단체에 적합한 지배적 문화로 인식하고 있어, 이러한 관계지향문화를 잘 유지하기 위해 리더는 멘토, 지지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국제단체는 대체로 관계지향문화, 변혁지향문화가 지배적이면, 자생단체와 교단 선교회는 뚜렷한 지배적 문화 유형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 것에 대해 이 박사는 "대체적으로 자생단체, 교단 선교회는 방향성과 가치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배적 문화 유형이 뚜렷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며 "자생단체, 교단 선교회의 리더십은 단체 방향성과 가치를 분명하게 정립해 본부 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 단체 결속력과 응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선교단체 고유의 문화나 역사에 맞는 리더 선정해야

이경춘 박사는 조직문화 관점에서 조직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조직문화가 변화되지 않았기 때문임을 강조했다. 그는 "디아스포라 증가, 선교사의 비자발적 출국 증가, 난민 등 여러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선교단체의 조직 변화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일반 기업 중에서도 변화가 일어나는 기업은 20~30%밖에 안 되는데, 변화를 이끌어나갈 적합한 조직문화가 형성되지 않는 이상 아무리 전략을 세우고 조직구조를 바꿔도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전략, 구조 변화와 아울러 문화변화가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조직이 변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박사는 "각 선교단체에서는 대표나 리더십이 조직문화 형성에 핵심 역할을 했다"며 "조직 대표나 리더십이 은연 중에 하는 이야기나 의식, 상징물을 통해 조직의 방향성과 가치가 조직문화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에 따르면 조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리더십이었다. 누가 리더십이 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됐다"며 "단체 고유의 문화나 역사에 맞는 리더를 선정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년기에 속한 선교단체의 현재 리더십은 물론 차기 리더십도 자신이 속한 조직을 폭넓게 이해하고 조직에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리더십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조직을 중시하는 가치와 신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살아있는 의식을 개발해야 한다"며 "의식을 잘 개발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상철 한국선교연구원 원장은 "지금까지 사역 현장에서 위계지향적인 모습이 알게 모르게 많았다면, 이번 계기로 돌아볼 수 있는 비판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문갑 한국위기관리재단 연구소장은 "4가지 조직문화 유형이 통합적으로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선교단체가 대내외적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사회 전체의 사회적, 도덕적 수준과 교단, 교회의 조직문화 등의 어려움과 장애가 많음에도 선교단체의 조직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점에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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