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남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친구의 물건을 슬쩍 가지고 오는 아동이다. 하지만 그것이 작은 물건이라고 해도, 도둑질이요 도벽(盜癖)이다. 특히 어려서 도둑질은 “세살 버릇 여든 간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된다”는 속담이 생각나서인지 부모에게는 여간 걱정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도벽이 심한 경우라고 해도 그 원인을 잘 파악하면 해결책이 있으므로 그렇게 걱정할 일만은 아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심리적으로 허약한 측면이 있다. 이런 현상은 아동이 마음보다는 물건에 더 많이 기울기 때문이다. 아동이 자신의 마음보다 물건에 집착하는 것은 마음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동이 심리적으로 너무 허약하면 자기를 통제하려는 힘이 약해진다. 물건을 훔치는 물건에 애착심을 갖고 있는 아동, 돈이나 물건을 훔치는 아동, 그리고 친구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아동이라는 특징이 있다. 물건을 훔치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부정적인 자극을 많은 받은 경우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정적인 자극이란 아동으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아닌 비난, 비교, 지적 그리고 꾸중이나 책망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그 결과로 초래된 것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은 존재를 인정받기보다는 무시를 당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열등감이 많은 부모는 자녀를 무시하는 발언을 많이 한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들을 인정하고 격려하기를 꺼린다. 자녀를 너무 칭찬하면 아이들이 교만해지는 것을 염려한다. … 그러나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을 부당하게 교만하게 만들 위험보다 아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영구화시킬 위험을 더 많이 만들고 있다.”, “학교 늦겠다. 안 일어날래. 밥 안 먹니?, TV만 보면 어떻게 해. 숙제 안하니?”

일어나라, 먹어라. 하라. 하지 마라 등이 잔소리가 부정적인 자극이 된다. 이런 부정적 자극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내가 어쩌다 너를 낳아서 이 고생인지 모르겠다(18%)”, “내가 너만할 때 이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자랐다(65%)”, “너는 구구를 닮아서 그 모양이니(28%)”, “너는 왜 아무개처럼 못하니. 아무개 반 만큼만 따라해 봐라(28%)”, “내가 무슨 낙을 보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16%)”, “어째 잠시 말썽 없이 잘한다 싶더니… 네가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15%)” 등이다.

그 외에도 선생님과 상대평가의 영향과 IQ 중심의 교육이 불량 아동을 양산하고 있다.

2. 애정결핍의 문제

부모의 애정결핍은 아동으로 다른 행동을 유발시키는 경향이 있다. 다른 아이들에 대해 공격적이거나 보복적으로 저지르는 경우이다. 실제 아이들의 도둑질은 여러 반응적 형태로 저질러진다. 때로는 보복적인 행위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소외되는 행위로,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끼워주지 않는 경우, 함께 놀아주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힘센 아이나 나이 더 먹은 아이들이 시키는 대로 집에서 금품을 꺼내 가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일단은 좋은 물건에 욕심이 생겨 훔치는 경우와 관련이 있다. 이런 행동은 일단 외부적으로는 갖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서인데 이 경우 역시 부모와의 흡족한 애정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환경과 부모의 애정결핍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부모의 애정이 결핍된 부분을 물건으로 채우려는 행위를 시도하고 있다.

즉 흡족한 애정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아동이 물건에 마음을 기대 만족을 얻고자 하는 심리로 보는 관점이다. 반면 상당히 고학년에 이르러서 도벽을 시도하는 경우에는 때로 본인의 의사와 달리 단체나 힘이 있는 개인의 강압 아래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힘이 센 자들의 협박과 강요에 못 이겨 행동한 경우이다.

3. 요구가 자주 거절당하는 경우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요구가 자주 거절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이는 어린 시기에 요구가 많다. 이런 요구의 시기에 부모가 어떻게 대하느냐는 아이의 마음에 쌓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대하면 긍정성이 쌓이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부정성이 쌓일 것이다. 이때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어떤 경우라도 아이에게는 부정성이 쌓이게 된다.

물론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는 부모의 경우는 가정 형편을 탓하기 쉬울 것이다.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지만 가정의 형편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거절은 아이의 무의식에 부정성으로 축적된다. 이는 깊이 생각하면 가정 형편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대응하는 심리적 문제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아이를 달래 나중으로 미루거나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응, 그것을 갖고 싶어 하는구나, 그럼 엄마가 사 줘야겠네! 그러면 언제 사 줄까? 생일 때 사줄까?” 하는 식이다. 일단 나중으로 미루므로 순간을 회피하는 식으로 대처하여 부정적인 인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중에 부모가 무엇을 해줄 때는 아이의 요구와 연결시켜 그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는 인상을 남겨야 한다. 그 연결성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 해도, 아이는 그렇게 정확하게 따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이런 경우 아이의 요구에 대해 부모가 연결시키기 나름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험이 아동에게는 ‘부모는 나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는다’는 긍정성으로 마음에 남게 되어 안정적이 된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물건을 훔치는 아동을 둔 경우,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하여 자신에 대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