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교회, 세상 이전에 교회 내 젊은이들 설득해야”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11.26 08:31

라영환 박사,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기념촬영 모습. ⓒ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김윤태 교수) 제36차 정기학술대회가 지난 17일 과천소망교회(담임 장현승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정기학술대회에서 라영환 교수(총신대)는 ‘4차 산업혁명과 개혁신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경제나 사회 구조를 넘어 인간성의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과거에는 가치 체계가 물질 세계에 영향을 줬으나, 이제는 물질 세계가 가치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됐다. 인간성이 정신이 아닌 물질의 문제가 돼 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라영환 교수는 “이러한 시대적 도전 앞에서, 교회는 19세기 초 산업혁명에 대항해 공장의 기계를 파괴한 영국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처럼 시대의 흐름에 대적해야 할까? 새로운 시도에 대한 거부는 언제나 있지만, 막아선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대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 교수는 “500년 전 종교개혁가들은 중세가 한계에 도달했을 때,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새 시대를 열었다”며 “중세와 구별된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던 종교개혁 정신을 이어받아, 아직 확정되지 않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성경에 기초한 개혁주의적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고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이 부각되고 있다. 공공성 혹은 공동체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교회가 그 동안 강조해 왔던 것으로,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교회가 만들어내는 인재상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된다”며 “교회 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인재상이, 세상이 요구하는 인재상임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면에 있어 교회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다가올 미래가 예측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길이 안 보이면 출발했던 곳을 되돌아보면 된다”며 “우리는 성경을 통해 그들이 희미하게 알고 있었던 그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기독교가 이 시대의 대안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후에는 종교개혁과 교육 생태계,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교육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종교개혁가들은 일찍부터 교육 생태계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들은 한 개인이 온전한 크리스천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정과 교회, 학교 등 3개의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종교개혁가들은 교육을 개혁운동의 핵심으로 봤고, 가정과 학교는 교육의 중요한 중심축이었다. 그들은 신앙교육은 삶의 전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교육의 장을 교회를 넘어 가정과 학교에로까지 확장시켰다”고 했다.

라영환 교수는 “젊은 세대를 품는다는 것은, 젊은이들의 질문을 듣고 그에 대한 대답을 성경을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질문과 대답이 있어야 한다. 다음 세대들의 고민을 듣고 성경적 대답을 들려줘야 한다”며 “오늘날 젊은이들이 신앙생활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삶과 신앙의 괴리이다. 교회는 세상을 설득하기 전에, 먼저 교회 내 젊은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성경적 세계관을 가지고 그들의 고민에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음주의조직신학회 라영환
▲라영환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라 교수는 “삶은 세계관 싸움이다. 교회는 인본주의적 세계관에 맞서 대응담론(Counter Narrative)을 제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 인본주의적 세계관 위에 형성된 교과목을 배우게 되는데,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는 것으로 자녀에 대한 부모의 교육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태도이다. 아이들의 영혼을 망가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개혁의 핵심은 신앙과 삶의 장벽을 허문 것인데, 오늘날 교회는 이 무너진 담을 다시 쌓아가고 있다. 종교개혁은 우리의 삶 전체를 그리스도께 복종시키게 했고, 이러한 종교개혁의 기치는 유럽 사회를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가게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거룩한 것과 거룩하지 않은 것이라는 이분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며 “우리는 종교개혁가들과 같이 세상의 헛된 철학과 속임수들로부터 성도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래 다섯 가지 영역에서 인본주의적 세계관의 도전을 받는다. 교실은 중립적이지 않고, 아이들은 인본주의와 신본주의의 갈림길에 있다. 그래서 교회교육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종교개혁 전통을 따라 가정과 교회와 학교가 하나로 연결된 교육생태계를 조성하고, 다음 세대가 성경적 세계관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킬 변혁자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러한 면에 있어 교회는 신앙교육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영환 교수는 “성경에 기초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보급·제작·배포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살면서 부딪힐 문제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다음 세대에게 물질관, 경제윤리, 직업관, 인성과 진로, 도덕 등에 있어 기독교적 세계관을 교육하고 실천할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크리스천의 삶에 있어 교리교육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문제는 교리가 삶과 동떨어진 하나의 관념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교리를 가르치되, 아이들이 삶에서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명사적 교육에서 형용사적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인본주의적 세계관의 토대 위에 만들어진 교과 과정을, 텍스트를 분석해 그에 대한 ‘카운터 내러티브’를 들려줘야 한다”고 했다.

라 교수는 “과거 가정은 중요한 교육의 장소였으나, 산업화 이후로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사라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도 가정이 교육의 장이 되지 못해 그런 것”이라며 “위탁은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부모는 자신의 자녀들을 양육할 사명이 있다. 부모가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 기독교적 인격과 성품을 형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장소는 가정이다. 가정은 교회에서 배운 것을 내면화시키고 습관화하는 곳이며, 기독교적 인격과 성품을 형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장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교회는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2015년 개정교육과정 6대 핵심역량인 자기주도, 창의적 사고, 의사소통, 공동체, 심미성, 지식정보 처리 등을 토대로, 개혁주의 세계관에 입각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중·고교 교과 과정에 제공해야 한다. 교회에서 신앙교육을 잘 받으면,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며 “필자는 2018년 창문여고, 금호여중, 보성여고, 용산중, 영동고 등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인문학 강의를, 인천 숭덕여중에서 자율학기를 각각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라영환 교수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교육은 학습자인 다음 세대에, 그리고 세상에 기독교가 대안임을 보여주는 데까지 확장돼야 한다. 교회에서 신앙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이 세상에 필요한 인재임을 보여야 한다. 교회는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 인큐베이션 센터(Vision Incubation Centre)’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며 “교회교육 방법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주입식과 암기 강조를 넘어, 지식을 내면화하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 동안 교회교육은 주입식 교육을 해 왔는데, 질문하고 대답하는 성찰을 훈련해야 한다. 질문과 대답은 생각을 키우는 말들이다. 질문이 있으면 대답을 찾게 돼 있다”고 역설했다.

결론에서 그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 다음 500주년을 준비하는 우리도, 종교개혁가들처럼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미래를 만들기 위해, 먼저 세상이 말하는 담론을 잘 보고 그것을 성경적 세계관으로 채워야 한다”며 “교회는 500년 전 종교개혁가들처럼 망해가는 세상에 대해 아니라고 할 뿐 아니라, 대안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질문을 바꾸면 대답이 보이는 법이다. 우리의 질문은 변화된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 교수는 “특별히 교회는 다음 세대를 위해 인문학적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종교개혁가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가정과 교회와 학교가 연결된 교육 생태계를 조성했던 것처럼, 이 셋이 하나로 연결된 교육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교회는 신앙교육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다음 세대가 성경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교회는 우리 다음 세대들이 미래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 개발되도록 도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기대하는 미래의 모습과 성경이 이야기하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과 가치는 일부 공통점이 있다. 이는 교회에 주어진 기회이자 도전”이라며 “교회에서 교육을 잘 받으면 건강한 그리스도인과 동시에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됨을 보여주고, 대안교육을 넘어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다. 종교개혁가들처럼, 우리는 이 시대에도 복음만이 답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이 외에도 김정준 박사(성공회대)가 ‘4차 산업혁명과 교육목회의 새 전망: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개혁신학’을 주제로 각각 기조강연을 전했다. 이후 인간·교회·윤리·기타 분야에서 학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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