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해석학
성서해석학

박정관 | 복있는사람 | 556쪽 | 24,000원

계시의 저자

성경은 사람을 통해 기록됐다. 구약은 예언자들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 계획을 펼치셨고, 신약은 당신의 사도들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와 회복과 하나님 나라를 보여 주셨다.

그러나 성경이 인간 저자를 통해 기록됐더라도, 원 저자는 하나님이시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성경이 단지 인간의 기록이라면, 생명과 진리의 말씀이 될 수 없다. 한낱 인간의 말이 동등한 인간을 영원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성경이 비록 인간을 통해 기록됐지만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일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숨을 불어넣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지어진 것이다. 인간 저자의 인격과 학식과 성격과 경험 등 그의 온 삶을 사용하셔서 자신을 말씀을 기록하게 하셨다.

혹자는 복음서와 서신서를 작성할 때 정경이 될 것을 모르고 썼기에 권위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의 권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권위로 편지를 썼다고 기록했고, 다른 저자들도 신적 권위로 글을 작성했다.

유한한 인간은 무한한 하나님을 결코 이해할 수 없고 도달할 수 없다. 하나님과 인간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인간은 망망한 바다 위에 표류하는 작은 배이고 바람에 날려가는 나뭇잎이다. 그래서 하나님께로 나가는 길은 오직 계시를 통해서 가능하다.

오직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통해서만 인간은 하나님을 알 수 있고 만날 수 있다. 유한이 무한에게 다가가는 길을 오직 계시뿐이다. 그리고 그 계시는 결코 헛되이 돌아가지 않고 자기의 목적을 이룬다.

계시의 주제

저자의 이 책은 성경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모든 권위가 해체되고 상대화되는 시대에 성경의 위치를 세우는 귀한 책이다. 사람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힘과 권위가 달라지는데,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는다는 것은 그 태도와 자세가 달라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단어에 집착하기보다, 문맥과 장르와 배경 속에서 글을 목적과 핵심을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때 쓰여진 정황 속에서 정확한 이해를 해야, 오늘에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원래의 의도를 알지 못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다.

책에서는 중간 이후부터 해석학의 원칙과 방법보다 창조와 문화명령, 언약과 계명과 제사, 언약 속의 일상, 새 언약과 대위임 명령, 교회와 문화, 일상과 하나님 나라 등, 성경 전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거대한 줄기를 서술한다.

해석학 책을 보면서 성경신학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특별계시인 성경이 의도하는 바른 주제를 저자는 놓치지 않고 있었다. 여러 가지 비평으로 난도질당할 수 있는 성경의 주제를 보호하는 듯 했다.

해석학 책에서 저자는 그리스도와 삼위일체와 하나님 나라와 일상을 강조한다. 성경의 분명한 주제가 유일한 그리스도를 지향하고 그분이 중심이 된다. 그분을 통해서만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고, 그분만이 인간의 모든 죄와 허물을 용서할 수 있다.

성경은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시길 자기에 대해 증명하고 있다고 한다. 성경은 예수님을 평범한 인간으로 말하지 않고, 인류의 성인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우리의 유일한 구원자 성자 하나님으로 계시되고 있다.

성경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예수님을 놓친다면 하나의 역사 이야기와 도덕 이야기밖에 안 될 것이다. 성경을 읽는 것은 예수님을 사랑하게 되는 것인데, 그분이 보이지 않는 읽기는 잘못된 성경읽기이다.

예수님 시대에 율법학자와 종교 지도자들처럼 될 것이다. 율법에 대한 지식은 많아도 생명과 빛이 없는 것이다. 저자는 시간과 기억과 은유와 이야기와 상징과 비유와 많은 것을 다양한 예를 들며 탁월하게 설명한다. 그러나 저자의 탁월함은 구약과 신약의 정점인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계시의 해석자와 하나님 나라

성경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고, 오직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며, 성령님의 감동을 받아 기록된 것이다. 성경의 권위는 삼위일체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계시의 행위자 되시는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의 깊은 마음을 전달받을 수 있다.

성령님께서는 하나님의 깊은 것을 통달하시는 분이고, 그것을 드러내고 알리시는 분이다. 죄로 인해 계시가 막히고 더럽고 이기적인 생각으로 계시와 반대되는 선택을 하는 인간에게 성령님께서 하나님의 지혜를 깨닫게 하신다. 인간의 무지와 인간의 오만함이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는데 성령님은 그것을 보게 해주신다.

해석자인 인간은 자신의 실력을 증언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성경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직 성령님께서 그리스도를 증언하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시는 것처럼 해석자의 목표는 성경의 목표와 일치해야 한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으로 구체적인 하나님 나라가 실현되고 어둠이 물러가고 저주가 떠나듯, 해석자는 이러한 일을 위해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 예수님처럼 한 영혼의 구원과 이 땅에 평화를 위해 주님이 일하시고 성령님께서 역사하셨듯, 해석자는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성경의 물결이 하나님 나라를 향해 도도히 흐르듯, 해석자는 그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 그 분의 나라가 어떠한 나라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 나라의 왕이 어떤 분이신지 알면 그 나라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해석자는 성경을 사유화하지 않고 독점하지 않는다. 모두가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길을 열어준다. 악한 해석자는 성경을 자신의 전유물로 여기고 자기 배를 위해 해석한다. 반대로 선한 해석자는 그분의 성품과 그 나라의 성격을 드러낸다.

박정관 목사
▲저자 박정관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계시의 역할

하나님의 말씀은 영혼을 거듭나게 한다. 말씀이 우리의 죄를 보여주고, 그 진리가 우리를 흑암의 나라에서 하나님의 아들의 나라로 인도한다. 계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고 하나님의 뜻을 가르쳐 주며, 하나님의 길로 인도한다.

어둠 속에서 방황하지 않도록 내 발에 등이고 내 길에 빛이 된다. 이 말씀이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한다. 이 진리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하고 그리스도께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알려준다.

하나님의 말씀은 교회를 부흥케 한다. 정말 교회가 무능력해지고 갈수록 손가락질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의 말씀이 막혔기 때문이다. 목적지향적 말씀과 단순히 교회를 잘 이끌어 가려는 말씀이 아니라, 정말 하나님의 심정이 깊이 담긴 말씀이 선포되어야 한다.

설교는 하나님의 심정과 구원과 계획이 밝히 보이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교회의 목적과 운영을 위해 설교가 틀어지고 세상이 요구하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쫓아가다 설교가 타락했다. 그로 인해 계시가 질식당하고 말씀의 기갈이 찾아온다.

하나님 말씀은 교회를 부흥케 한다. 현재 우리 교회는 무엇으로 부흥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흔히 행정을 잘해도 교회는 성장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러한 시스템과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말 교회가 무엇으로 변하고 있는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교회가 다른 여러 가지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교회가 말씀으로 부흥하는 것이다. 계시의 역할은 교회를 살리는 것이고 교회됨을 회복하는 것이다.

계시의 보존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언어와 문맥의 문제를 다루고, 정체성과 시대별 상황의 문제도 분석한다. 삶의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구약의 역사를 보면 가나안 이민기, 이집트 거주기, 가나안 정착기, 포로기, 귀환기로 나눌 수 있고, 이 상황에서 공존, 동화, 분리, 정복의 인물 유형도 분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구분 속에 문화적 유연성에 맞게 바른 해석이 무엇인지 탄력적이면서도 적절한 해석을 보여준다.

이런 물줄기 가운데, 저자는 성도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진리의 보호와 보존으로 교회의 역할을 이야기한다.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의 성령으로 탄생했고, 하나님 말씀이 선포되고 보존되는 곳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르게 해석되고 선포되고 역사되는 곳이다. 이것을 못하면 교회가 아니고, 성령님이 안 계신 것이다. 그 교회에 진리의 역사가 없고 예수님이 머리가 되지 않는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모임일 뿐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의 교회를 통해 진리를 보존하게 해 주셨다. 진리가 흐려지지 않고 진리가 온전히 선포되고 증거되도록 교회를 세우셨다. 교회는 증인 공동체이다. 계시의 중심이 되시는 예수님을 영적인 눈으로 보고 그분을 따라가는 제자 공동체이다.

이 계시의 목격자와 증인들이 교회를 이루고 이 교회는 하나님의 진리를 유지하고 보호하며 전파한다. 그래서 교회는 진리의 기둥이 되고 터전이 된다.

결론

오늘날 교회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교회의 사회성과 역사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교회가 비윤리적이고 비상식적이며 세속화의 길을 걸어왔기에, 이는 시대의 요청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의 회복과 선포와 진리의 보존이어야 한다. 교회는 진리가 가득해야 하고, 그 진리가 사람을 변화시켜 기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진리가 흐려지고 가려지고 막히니 사람이 변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기도의 불길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교회는 계시를 보존하고 진리를 선포하며 그 진리가 역사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공공성이 아니라 진리의 보존이다. 그것으로 나타나는 평화와 관련된 하나님 나라의 일이다. 그 진리가 역사 되는 곳, 바로 교회이다.

이 책을 통해 오늘날 교회가 성경의 권위를 회복하고 바른 해석에 힘쓰게 되길 원하고, 성경을 보는 성도의 눈이 열려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평화의 일이 일어나길 소원한다.

방영민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