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에서 동성애와 관련해 전혀 상반된 내용의 두 강연이 동시에 진행돼 학교 안팎에서 관심을 끌었다.

파로스포럼 장신대
▲약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로스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먼저 이 학교 동아리인 파로스포럼이 22일 저녁 7시, 교내 소양관 204호에서 이정훈 교수(울산대)를 강사로 초청해 '젠더 이데올로기는 교회교육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라는 주제의 포럼을 개최했다.

약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이 교수는 과거 서구를 중심으로 기독교 가치와 윤리에 반하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교회를 공격했고,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역설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근대적 개념의 자유와 인권은 기독교, 특히 종교개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후 이 같은 기독교적 가치를 중심으로 발전한 서구 사회는 법치를 확립하면서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이에 반하는 이데올리기는 '동성애'를 무기로 이른바 '성해방'을 부르짖었다. 급기야 관련 법을 제정하는데까지 이른다. 그러면서 서구의 교회가 힘을 잃었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장신대
▲총학생회가 마련한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반면, 이와 같은 시간 소양관 510호에선 대략 30명 정도가 모인 가운데 '성소수자' 등을 주제로 총학생회가 '인권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강사는 김지학 소장(한국다양성연구소). 그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에서 유학하며 처음으로 무슬림과 성소수자를 만났다"며 "(이들에 대해) 혐오에 기반한 생각들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특히 그는 "소수자들을 만나서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퀴어축제도 사진만 보면 '음란 대잔치구나' 할 것이다. (그렇게) 겉만 보면 내면화 되어 믿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강화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 밖에도 난민과 이슬람에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총학생회의 이 같은 강연 진행에 대해 "총회(예장 통합) 입장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통합 측은 지난 2017년 제102회 총회에서 장신대를 포함한 '총회 산하 7개 신학대학교'에 동성애자가 입학할 수 없도록 결의했다. 또 같은 총회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는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와 건전한 성윤리는 물론 건강한 가정과 사회질서까지도 붕괴시킨다"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제103회 총회에선 "교단 내부에서 동성애 행위자나 동성애 행위를 조장하거나 교육하는 자는 교단의 목회자상에 어긋나기에 교단 목사고시를 치르지 못하도록" 결의했다.

이에 대해 이날 인권 아카데미를 주최한 총학생회 측 관계자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그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앞서 이날 행사가 학부 수업 대체강의로 인정된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