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고자질이 심한 아이들이 있다. 남의 행동을 일일이 윗사람에게 일러 바치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남이 나보다 못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이렇게 일러바침으로서 자신은 상대적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더 낫다는 비교적 우위를 점하고 싶은 것이다.

고자질이 심한 아동은 양면적인 특성이 드러난다. 이들은 겉으로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대담한 아동인 것 같고, 내면으로 당당하고 용감한 아동인 것 같아 보인다. 이런 현상은 진정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고자질이 심한 아동은 겉으로는 용감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내면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고자질이 심한 아동은 주변관찰을 잘 하는 아동, 일러바치기를 잘 하는 아동, 그리고 방관자의 태도를 취하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고자질이 심한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부정적 자아개념

고자질이 심한 아동은 부정적 자아 개념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부정적 자아 개념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낮게 평가하여 다른 아동보다 우위에 점유하려는 심리를 촉발시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부정적 자아개념은 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타인보다도 우위에 서려는 보상작용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들의 고자질은 그 행위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이해된다. 실제로 이들에게 부정적인 자아개념은 존재에 대하여 부정적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부정적 자아개념은 그 반대 측면인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가진 아동은 자신이 지각한 특성에 긍정적 가치를 주며, 자신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줄 알고, 자신의 부모나 타인과도 적극적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가진 아동은 매일의 생활이 기쁘고 행복하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지만, 부정적 자아개념을 가진 아동은 불안하고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자신이 나쁘다고 다른 사람이 싫어할 만하고 무가치하고 무능력하다고 판단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이는 아동의 성장경험과 부모의 양육 태도가 관련성이 있는 이유이다.

2. 관심을 받지 못한 문제

고자질이 심한 아동은 부모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것이 문제이다. 부모의 관심의 저하는 아동에게 존재의 가치 하락을 초래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이들은 다른 아동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보려 하지 않는다.

다른 아동이 하는 행동이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이들이 남의 일에 관심을 두는 심리는 정작 다른 곳에 있다. 자신이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고, 관심의 중심에 서고 싶은 것이다.

이런 행동은 정신분석적으로 부정적 자기방어의 행동이다. 자기를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방법의 하나로, 다른 아이들의 평가절하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의 행동을 일단 잘못된 것으로 단정하여 자신의 비교우위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비교우위를 점유할 때에만 비로소 자신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잘못된 행동을 일러바침으로써 모든 관심을 자신에게로만 끌고 싶은 것이다. 다른 아이들에게 가는 시선을 차단하고 좋은 관심을 갖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싶은 마음이 고자질로 드러나고 있다.

이런 심리는 그대로 가정에서 자신이 관심과 사랑의 대상이 못했음을 의미한다. 설령 관심과 사랑의 되었다 해도 그가 원하는 만큼이 되지 못했다는 부족과 결여의 심리적 상태를 드러내는 현상인 것이다.

3. 시기심의 작용

고자질이 심한 아동은 그 심리의 저변에 시기심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들은 타인의 행동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자신의 행동을 내세우는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시기심에서 이해되는데, 시기심이란 남이 잘 되는 것을 샘내고 미워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고자질이 심한 아이는 매우 역설적 측면을 갖고 있다. 다른 아이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발견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아이들이 부러운 것이다.

부러움이란 심리학적으로 시기심의 일종이다. 다른 아이들이 자신보다 더 낫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그 가치를 깎고 싶은 심리이다. 다른 아이들의 행동이 자유분방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속으로는 부러워하면서도, 겉으로는 그것을 잘못한다고 평가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심리는 자신보다 더 잘하는 것을 봐 주지 못하는 시기심이다. 시기심은 대개 상대방을 은근히 훼손하는 태도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이런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자신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고 함께 놀고 싶으나, 어쩐지 함께 어울리기 어렵게 느끼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애들이 하는 행동이 눈꼴사나워, 교사이나 부모에게 고자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집에서는 언제나 부모로부터 “옷을 더렵혀서는 안 돼!”, “다칠까 무서우니 집에서 놀아야 해” 등 많은 간섭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옷을 더럽힐 것이 맘에 걸려 멋대로 활달하게 놀 수 없다.

자신에게는 금지된 행동을 멋대로 재미있게 놀고 있는 친구들 앞에 약이 오르고 시기심이 생겨, 저는 착한 아이고, 친구들은 나쁜 아이들로 단정해 어른들에게 일러바쳐, 상대를 훼손하면서 일종의 분풀이를 하고 있다.

4. 정리

고자질이 심한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