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기도회 분당우리교회
▲분당우리교회 수능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아무 것도 두려워 말라 주 너의 하나님이 지켜주시네 놀라지 마라 겁내지 마라 주님 나를 지켜주시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5일 오전 8시 40분.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 드림센터에 모인 수험생 부모(대부분 '모'였지만)들은 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은채 이렇게 찬양했다. 그리고 기도했다. "어떤 결과가 나든 주님께 맡기오니 선한 길로 인도하소서."

수능기도회가 열렸다. 비단 이 교회 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교회들이 오늘 수험생 부모들을 위한 기도회를 마련했다. 지난날 노심초사 했던 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아들과 딸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이다. 자녀들의 인생에서 어쩌면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를 순간을 주님과 함께 하도록.

분당우리교회 수능기도회는 실제 수능이 치러지는 내내 진행된다. 교회는 수능 시간표인 국어와 수학, 영어, 한국사/선택과목에 맞춰 총 4번 기도회를 가졌다. 각 기도회마다 찬양과 설교가 있었고, 마음을 졸일 부모들을 위해 다과를 준비했다.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있었다. 특히 자녀 중에 몸과 마음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을 보러갔거나 그 밖에 간구해야 할 것들이 있는 부모에게서 기도제목을 받아 중보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렇게 기도회가 계속 될수록 긴장했던 마음은 조금씩 풀어졌다.

"우리의 부족함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께서 귀한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어가실 것임을 믿음으로 붙들게 하소서./우리의 부족함으로 자녀에게 채워주지 못한 부분마저도 하나님께서 많은 은혜의 통로를 통해 자녀에게 채워주소서./자녀를 이 세상에 보내실 때 주셨던 뜻과 비전을 끝까지 이뤄가시는 하나님을 신뢰합니다./오직 하나님만이 자녀의 선한 목자 되시고 온전한 부모가 되심을 믿습니다."

"제 아이가 어제부터 복통과 구토에 시달렸습니다. 병원에 다녀왔는데도 차도가 없어 오늘 양호실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부디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눈물을 훔친다. 훌쩍이는 소리가, 은은한 찬양의 멜로디를 타고 이심전심, 서로의 마음에 가 닿는다. 이날 이 자리에 모인 부모들의 마음은 모두 같았다.

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 수능기도회
▲이찬수 목사가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찬수 목사가 격려사를 전했다. 이 목사 역시 오늘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의 아버지라고 했다. 셋째 중 막내인데 아침에 직접 그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다고. 이 목사는 격려사에 앞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의 가사를 먼저 소개했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바램(바람)은 죄가 될 테니까'

이 목사는 "한치의 거짓도 없이 저는 막내가 재수를 해도, 또 삼수를 해도 괜찮다. 진심으로. 오늘 아침 그를 데려다 주며 이야기 했다. '아무 걱정 말아라. 아빠가 살아있는 한 널 책임질테니까. 걱정마'라고. 왜냐하면 그 어떤 것도 바람은 죄가 될 테니까"라며 "이미 존재 자체로 충분해서 재수를 하든 삼수를 하든 상관이 없다"고 했다.

이 목사는 "오늘 진짜 위로를 받아야 할 건, 사실 여기 계신 어머니 아버지다. 자녀들은 그들 대로 살아갈 길이 있을 것"이라며 "그 동안 아이들에게 모든 걸 쏟으며 지쳐있는 부모들. 그러나 오늘, 우리에게 무얼 더 바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길 바란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자녀를 사랑하길 바란다. 그 아들과 딸이 그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능을 치른 자녀를 위해, 그에게 감사한 것 100가지를 노트에 적어 선물로 주어 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분당우리교회 수능기도회
▲수능기도회 참석자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분당우리교회 측에 따르면 이날 수능기도회에는 교인 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이들도 다수 참석했다.

이날 강사 중 한 명으로 참여한 임은미 선교사는 "자식이 대학에 붙는 것보다 그로 하여금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성공이나 돈보다 수능과 같은 이런 시간을 통해 아들과 딸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오늘 수능을 치르고 집에 돌아온 자녀에게 '하나님께서 너를 도우셨어'라고 말해주는 부모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