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
식솔 여럿 매달고

길가에 선 모정

볼품없는 자식
품에 안고
휘어지는 등 추스른다

새콤한 햇살 먹으며
둥근 꿈 키우려
안간힘 쓰는 한낮

지나는 길손
부러운 눈길
노랗게 익어 갈 때

웃음 한 바구니 담아
보란 듯 자랑하는
어머니의 물든 노을

남편과 함께 맞벌이 딸들의 외 손주 셋을 돌보고 있습니다.
둘째 외 손주가 다니는 어린이집 옆에는 모과나무가 있습니다.
모과나무를 볼 때마다 20여 년 전 고인이 되신 친정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어머니는 가난한 환경에서도 저희 육 남매를 언제나 웃음으로 키우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면서 밤을 새우며 적었던 시입니다.
그때의 그 어머니 마음일까요?
힘들어도 손주들을 바라보는 모습에는 웃음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권순영 시인/강남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