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박명수 교수(오른쪽)가 발제하고 있다. 그 왼쪽은 미래목회포럼 대표 김봉준 목사 ⓒ김진영 기자
미래목회포럼(대표 김봉준 목사)이 12일 아침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교회 상생 위한 윈윈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제59차 조찬간담회 및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특히 이날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교회사)가 '한국교회 복음주의 연합운동의 역사와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해 눈길을 끌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는 복음주의에 기초해 연합해야 한다. 그 대다수가 복음주의적인 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에 들어온 대부분의 초기 선교사들은 자유주의자들이 아닌 것은 물론, 교리만 강조하는 정통주의자들도 아니었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로 대표되는 초기 선교사들은 체험적인 신앙을 강조하는 복음주의자들이었다"고 했다.

한기총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쇠퇴

그는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1988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국교회가 반공을 참회한다는 소위 88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경직 목사를 중심으로 한 복음주의권이 생각은 달랐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한기총이라고.

박 교수는 이후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운동기관이 된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바로 △한국교회의 성장 △선교단체들의 활동 △국가정체성의 확립이다. 이중 '한국교회 성장'과 관련해 그는 "NCCK가 주로 해외 기독교의 도움을 받은 반면, 한기총은 토착성이 강했다"고 했다. 이것이 재정 등의 면에 있어서 한기총의 독자적 성장에 기여했다는 것.

그러나 "한기총은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대표회장 선출 과정에서 보인 도덕성 결여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둘러싼 유연성의 부족 △이단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실패한 것을 꼽았다.

특히 WCC 문제에 대해 그는 "한기총이 WCC를 반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역효과가 난다"며 "NCCK에 가입한 교단 내에도 많은 복음주의자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WCC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는 것으로 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세계 복음주의는, 신앙은 복음주의지만 다른 입장을 존중할 줄 아는 자세를 요구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과제

현재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한기총만 아니라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으로 분열돼 있다. 이에 박 교수는 이 세 기관이 서로 통합해야 함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향후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박 교수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일은 정부를 비롯한 국가기관에 대해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한국사회의 반기독교적인 운동을 직시하고, 한국사회에 기독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최근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이슈는 동성애 문제"라며 "이와 관련해 한국 기독교는 차별금지법이라는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것이라는 염려를 하고 있다. 이 투쟁에서 기독교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앞으로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연합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박 교수 외에도 미래목회포럼 대표인 김봉준 목사가 '도시와 농어촌교회 간 상생'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