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샘교회
▲생명샘교회 앞에서 바자회가 진행되고 있다. 바자회에서 모아진 성금은 전남 풍류교회를 위해 사용된다. ⓒ교회 제공
1. 힘들면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죽을만큼 힘들다는 말이 나옵니다. 욥기를 읽다 보면 욥의 말이 참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세 친구들의 말도 많지만 욥은 고통을 당했는데도 무슨 말이 그리 많은지, 세 친구보다 더 많습니다. 그래서 욥기 11장 소발이 대놓고 말합니다.

“말이 많으니 어찌 대답이 없으랴 말이 많은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함을 얻겠느냐.”

2. 말이 너무 많답니다. 말 많은 사람에게 의로움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욥이 회개의 자리까지 가는데 참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욥기 마지막 장에까지 가서야 회개의 자리에 서게 됩니다. 그만큼 사람이 참된 회개를 하기 힘들다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저는 욥기 내내 욥의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이 참 걸립니다.

3. 어쩌면 그는 그 스스로 가장 “나는 이 정도면 최고지” 라는 교만이 팽배했을수도 있습니다.

세 친구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지식이 높아질수록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기 쉬운 것은 자신이 높아졌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욥기에서 우리는 친구들 사이에 얼마나 사랑이 없는지도 발견하지만, 믿는다고 하는 자가 얼마나 교만한지도 발견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말로만 이루어진 욥기처럼, 결국 말만 가득한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 모습을 봅니다.

말, 말, 말은 가득한데, 그 말의 능력은 가득한데 사랑이 없는 모습 말입니다.

4. 반면 욥기 11장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6절입니다. “이는 그의 지식이 광대하심이라 하나님께서 너로 하여금 너의 죄를 잊게 하여 주셨음을 알라”. 하나님의 지식은 광대한데, 그 하나님이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그 분은 판단하고 벌하지 않으시고, 우리 허물을 용서하는데 당신 자신을 사용하셨습니다. 당신 자신이 하나님인데 이 땅에 내려오셨습니다. 그렇게 그분은 말로 그치지 않으셨습니다.

5. 놀랍게도 창조하실 때부터 하나님은 단지 말로만 우리를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의 모습은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 2:7)’.

만물을 만드실 때는 말씀으로 만드신 하나님이, 사람을 만들 때는 진흙으로 빚어서 만들었습니다. 또 코에는 입김을 불어넣으셨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그냥 말만이 아닌, 하나님의 손길과 정성이 담긴 작품이 된 것입니다. 이것이 만물을 창조하신 것과 사람을 창조하신 것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사람을 창조하심에는 하나님의 애쓰심, 사랑하심이 들어갔습니다.

6. 목회를 하다 보면, 회개하지 못하는 사람이 저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목사가 회개의 자리에서 가장 멀고, 판단하고 정죄하는 자리에 가장 가깝습니다.

말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큰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지만, 사랑하지는 못합니다. 생명을 창조하지는 못합니다. 정작 자기 자신의 회개는 없습니다. 내 자랑만 있을 뿐입니다. 그로부터 깨달음은 얻을 수 있으나, 사랑의 사람으로 변화받기란 힘듭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것들을 만들어낼 수는 있습니다. 건물과 조직. 제도를 만들 수야 있겠지요. 하지만 사랑의 행위가 없이 사랑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나를 내어주는 십자가가 없이 생명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7. 무엇보다 10월 한 달간 저는 듣는데 집중하였습니다. 먼저 제가 듣는 자가 되지 않으면, 순간 순간 가르치는 자로 돌변하기 때문입니다.

말이 많으면 듣지 못합니다. 듣지 못하면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어떤 가르침보다 중요한 것은 듣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8. 10월 첫 주에는 11시 예배 간증 설교자로 강내우 집사님을 모셨습니다. 11시 예배가 1시 10분에 끝났습니다. 2시간 10분의 예배를 대예배 시간에 드리는 교회가 있을까 모르겠습니다만, 그 시간 우리 모두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둘째 주에는, 영상을 통해 조세핀 킴 교수의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누구보다 자존감에 대한 강의로 알려지신 그분의 메시지를 영상으로 들으며, 우리모두 다시 한 번 나눔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주에는 박지범 목사님을 모셔서 메시지를 들었지요. 원래 정해진 것이 아니었지만, 갑자기 정해졌음에도 순종했습니다. 제 계획보다 하나님의 계획이 앞서있음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청년 번개 수련회가 계획돼서 1박 2일로 수련회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에는 잠시 한국에서 보내며 열심히 여기저기 뛰어준 한예찬 청년의 짧은 간증 겸 고백까지 들으며 한 달을 마무리했습니다.

유한승
▲유한승 목사.
9. 무엇보다 제가 초점을 맞춘 것은 제가 먼저 “여러분이 듣는 자가 되십시오”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 먼저 듣는 자가 되는 삶이었습니다.

저는 굳게 믿습니다. 말로 가르치는 것은 여러분을 보다 깨달음으로 메이크업해줄 능력이 있겠지만, 삶으로 가르치는 것에는 한 사람 한 사람 사랑의 사람으로 ‘renature, born again’ 할 힘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 거듭나는 힘은 말로는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예수를 이 땅에 품고 보내신 산고의 아픔 없이는 우리의 구원이 없듯, 거듭 태어나는 것은 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한 사랑의 행위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10. 이제 우리 교회는 11월 텅 빈 교회가 되려 합니다. 11월 셋째 주, 대다수의 교회가 추수감사주일로 가장 바쁜 그 날, 우리 교회는 주말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의 풍류교회로 떠날 예정입니다.

몇 명이 갈지, 얼마가 들어갈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돌아오는 귀한 일정에 모두 가시면 좋겠습니다. 이곳에 한 명도 안 남더라도 괜찮습니다. 저는 이곳에 홀로 남아 이동하지 못하는 분들과 함께 예배드려야 하지만, 그 외 모든 성도들이 풍류교회와 함께 예배하는 기쁨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11. 그것이 바로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돈으로 만들고, 건물을 멋있게 만들고 내어줄 수 있지만, 내 시간과 사랑을 들여 직접 움직이는 교회가 될 때만, 교회를 통해 사랑이 창조되고 생명이 거듭나는 역사는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한승 목사(서울 정릉 생명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