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유난히 끈기가 없는 아이들이 있다. 어떤 일을 해도 오래 붙들지 못하고 쉽게 그만 두는 아이들이다. 심지어 어떤 일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으나, 조금도 집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동은 흥미도 의욕도 모두 상실된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타성에 젖거나 어른들의 눈치를 보는 행동을 취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싫지 않아 지속하고 싶은 경우에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내면에는 계속해서 끝까지 버텨내는 정신적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끈기가 없는 아동은 쉽게 피곤을 느끼는 아동, 집중력이 약한 아동, 그리고 지구력이 약한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끈기가 없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아동의 욕구불만 상태

끈기 없는 아동은 내면에 욕구불만이 있는 문제로 보아야 한다. 내면의 욕구불만은 정신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작용하는데 방해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욕구불만과 관련해, 일단 아동의 흥미 유발은 1차적 문제이다. 흥미는 아동의 관심을 붙드는 마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흥미 유발도 알고 보면 욕구불만이 없는 상태에서 가능하다. 사람은 누구나 흥미를 가진 일을 지치지 않고 오래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이 하는 일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를 살피게 된다. 흥미는 즐겨서 하는 일이므로, 그만큼 힘이 덜 들고 또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할 수 있다.

이처럼 끈기가 없는 아동의 경우, 부모는 아동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경우일 수 있다. 그러므로 과제의 출제 등을 잘 고려하여, 아이의 흥미를 소중하게 하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아이는 관심이나 흥미가 없는데 부모의 관심 때문에 어떤 레슨을 시킨다고 하자. 그것은 아동이 억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근성과 끈기와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근성을 만드는 방법이지만, 아동에게 적합하지 않으면 이미 강압적이 되고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레슨이 계속되느냐 아니냐는 흥미의 문제이지, 의지의 문제는 아니다.

2. 의지력이 약한 상태

끈기 없는 아동은 의지력이 약한 상태로 보아야 한다. 의지력은 정신적인 힘으로, 사실상 생명력과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의지력은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힘이지만, 실제로는 신체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끈기 없는 아동이 상태에 따라 의지력이 지나치게 약하면, 병리적 상태로 보아야 할 정도이다. 의지력이 지나치게 약한 것은 의지 결여라는 정신장애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의지 결여 증상은 정신적 장애를 경험한다. 이들은 의지가 심각하게 약화된 아동이다. 의지는 아동의 행동을 유발하는 원천이다. 아동은 의지에 의해 이성을 활용하여 행동하며 삶을 추구해 나간다는 점에서다.

의지(Wille)는 야스퍼스에 의하면 지적 가능성을 모두 정복하려는 특성이다. 의지는 이성(理性)을 압도하는 힘이면서, 또 이성에 찬성하는 투쟁과 반대하는 투쟁을 유발하는 동인이다. 의지력이 이성을 압도하는 힘이라면, 의지의 힘이 아동을 얼마나 지배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다.

의지가 강한 아동은 무슨 일이든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면, 힘 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의지력이 약한 아동은 생각을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을 추진해 나갈 만한 힘이 없다. 실제로 의지력이 결여되거나 약화된 아동은 그럴 수 없다. 이들은 모든 영향에 대해 저항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들은 무엇에든 쉽게 유혹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의지가 약하기에, 강하게 끄는 사람이 있다면 끌려가기 마련이다. 실제로 이들은 강한 정신력을 소유한 사람에게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

3. 무기력한 상태

끈기 없는 아동은 무기력한 데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어떤 일을 오래 붙들면서 끌고 가지 못하고 쉽게 그만두는 현상은, 내면에 무기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기력(無力)은 정신이 무력한 현상이다. 보기에도 힘이 없어 보인다.

이들의 모습은 대개 키는 훤칠하게 큰데 힘 없어 보이는 것과 같다. 그렇다 해서 무기력이 반드시 호리호리한 세장형체형(細長型體型)의 아동은 아니다. 이것은 체형의 문제가 아니라, 성격학적인 표현이다.

무기력은 흔히 잘 나타나는 2가지 아형(亞型)이 있다. 첫째로 심리적으로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아동이 포함된다. 이들의 호소는 매우 일반적인 것으로, 능력 부족, 주의집중 불능, 기억력 감퇴 같은 것이다. 이 모든 상태는 대개 자기 관찰에서 비롯돼 유발되는 편이다. 이들은 소외 체험으로 인해, 대수롭지 않은 좌절에도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점차 소심해진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끈기가 없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자신에 대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자녀의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