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영화제
▲북한인권영화제 개막작 ‘경계에 선 아이들(Children on the Edge, 세이브NK 감독)’ 제작진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현장. ⓒ김신의 기자
제8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The 8th North Korean Human Rights International Film Festival·NHIFF)가 영화를 통해 북한인권의 현실과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대한극장에서 개최됐다.

올해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경계에 선 아이들(Children on the Edge, 세이브NK 감독)’이다. ‘경계에 선 아이들’은 1996년 후 인신매매로 중국을 비롯해 제3국으로 팔려간 여성들과 이 탈북 여성들이 낳은 자녀들에 대해 조명하고 더 나아가 성장 이야기를 담는다.

세이브NK 측은 이번 북한인권국제영화제를 통해 통계적으로 집계조차 되지 않은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 즉 중도 입국 탈북민의 문제를 언급하며 탈북민에 대한 정의를 보다 넓히고자 한다.

이에 세이브NK의 손문경 사무처장은 3일 오후 ‘경계에 선 아이들’ GV 자리에서 눈물을 훔치며 “지금도 계속 눈물이 나는 이유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도 일어나는 현재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며 “2018년에 사람을 팔고 사고 강제적 이별을 하고, 인권을 말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혹시라도 ‘영상으로 인해 어려움이 생기진 않을까’하면서, 저희가 그들의 안전을 생각 안 할 수 없다. 이 영상은 저희가 찍은 것의 몇 십 분의 일도 안 된다. 영상이 아니라 메시지가 중요하다 생각했고, 다 가렸다. 저희가 찍은 건 보호의 손길이 있는 그들 중 그나마 나은 친구들”이라고 밝혔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탈북민 백요셉 기자는 “이번 영화가 더 의미 있는 이유는 북한 밖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인식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며 “탈북민 사회 내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엔 체포, 구속, 북송, 고문, 처형이란 다섯 가지가 없다. 그러나 이들은 억울하게 체포 당하고 고문당하지 않을 자유가 없다. 인간성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 입국 탈북자’의 증가 이유에 대해서는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많은 여성들이 탈북했다. 인신매매 당하는 중국으로 탈북한 여성들의 상황이 현재진행형이라 중도 입국 탈북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국에 거주하던 한 탈북 여성은 “제가 목숨을 걸고 한국에 온 이유는 북송당하지 않기 위함이다. 북한 여성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다시 붙잡혀가는 것이다. ‘이렇게 살 바에 한 번 더 목숨을 걸자’는 마음으로 왔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낳아 한국으로 데리고 온 아이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에서 비자가 나오자마자 다시 중국으로 갔다. 1년만에 아이를 다시 보게 됐는데 북한에서도 볼 수 없는 꽃제비 중 꽃제비가 돼 있었다. 아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돼 있었다. 아이를 안는데 무심코 내칠뻔할 정도로 냄새가 났다. 한달 동안 샤워를 해도 냄새가 빠지질 않았다. 강제 북송 당해 엄마가 죽게될 경우는 상상도 안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처절한 상황이다”이라며 “탈북민에 대해 색안경을 끼지 말아달라. 영화를 보고 불쌍하고 안됐단 생각보단 비전을 보면 좋겠다. 이 친구들을 꼭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손문경 사무처장은 “국경을 넘은 많은 북한 여성들이 일자리를 구해준다는 브로커에 의해 한두 차례도 아니고 수 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팔려간다. 자녀는 아빠가 좋을 수 있지만 엄마는 아빠가 싫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많은 갈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북한국제인권영화제는 소망교회 후원 아래,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조직위(NHFF Organizing Committee) 주최, 북한민주화네트워크(NKnet) 주관으로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