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에 대한 오해와 이해

입력 : 2018.11.04 17:31

김홍석
▲김홍석 박사
1. 들어가기

우리는 야곱이 어떤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의 명분을 가로채서 두 배의 유산을 받으려고 했던 약삭빠른 사람, 아버지와 쌍둥이 형 에서를 속인 사기꾼, 형을 속이고 보복이 두려워 멀리 피신한 비겁한 사람, 삼촌에게 속은 어리석은 사람, 형 에서를 다시 만날 때 겁 많고 지나친 아부를 하는 모습을 보인 사람? 이것이 야곱에 대한 진정한 평가일까? 이런 야곱이 이스라엘이 되었다는 면에서 의아해짐을 감출 수 없다. 그렇다면 성경은 야곱을 어떤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2. 야곱의 주요 약력

야곱에게 있었던 사건 사건마다 야곱의 나이를 생각해보는 것은 올바른 상황이해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주요 사건 당시 야곱의 나이를 추적해보자.

1) 창47:9에 따르면 야곱은 130세에 애굽으로 내려갔다.

창47:9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

2) 창41:46에 따르면 요셉은 30세에 애굽의 총리가 되었다.

창41:46 요셉이 애굽 왕 바로 앞에 설 때에 삼십 세라 그가 바로 앞을 떠나 애굽 온 땅을 순찰하니

3) 창41:29-30에 따르면 애굽에는 7년의 풍년 후에 7년의 흉년이 들었다.

창41:29-30 온 애굽 땅에 일곱 해 튼 풍년이 있겠고 후에 일곱 해 흉년이 들므로 ...

4) 창45:6에 따르면 야곱이 애굽으로 내려올 때 요셉은 풍년 7년이 지나고, 흉년이 2년 동안 있었고, 앞으로 5년의 흉년이 더 남아있는 때였으므로 요셉은 39세였다.

창45:6 이 땅에 이 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오 년은 밭갈이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이 때 야곱은 130세(창47:9)였으니까, 야곱은 요셉을 91세에 낳았음을 알 수 있다.

5) 창29:18-30; 30:25에 따르면 야곱이 요셉을 낳은 해, 즉 야곱이 91세가 되는 해가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 밧단아람으로 온지 14년이 되는 해였다. 창29-18-30 야곱이 라헬을 더 사랑하므로 대답하되 내가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을 위하여 외삼촌에게 칠 년을 더 섬기리이다 .. 23 저녁에 그의 딸 레아를 야곱에게로 데려가매 야곱이 그에게로 들어가니라 .. 25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라반에게 이르되 외삼촌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행하셨나이까 26 라반이 이르되 언니보다 아우를 먼저 주는 것은 우리 지방에서 하지 아니하는 바이라 27 이를 위하여 칠 일은 채우라 우리가 그도 네게 주리니 네가 또 나를 칠 년 동안 섬길지니라 .. 30 야곱이 또한 라헬에게로 들어갔고 그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하여 다시 칠 년 동안 라반을 섬겼더라

창30:25 라헬이 요셉을 낳았을 때에 야곱이 라반에게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고향 나의 땅으로 가게 하시되

이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은 동생 야곱이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장자의 축복을 받고 도망할 때 나이는 77세(91세-14년)였으며, 이때 아버지 이삭은 137세였고(창25:26, 이삭이 60세에 에서와 야곱 쌍둥이를 낳음), 이삭은 이 사건 이후에도 43년을 더 살았다(창35:28-29, 이삭은 180세에 죽음). 그 전에 야곱이 형 에서로부터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매입한 사건이 있었을 때도 에서가 들짐승을 사냥하러 다닐 정도로 장성한 때였다(창25:27-34). 에서는 그 정도로 장성한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자권을 가볍게 여겼고, 야곱은 장자권을 귀히 여겼다.

6) 창31:38에 따르면 야곱이 형 에서를 다시 만나게 된 때는 떠난 지 20년 후이므로 야곱의 나이는 97세였다. 창31:38 내가 이 이십 년을 외삼촌과 함께 하였거니와 ...

3. 야곱에 대한 성경의 평가

창25:27 야곱은 조용한 사람이었으므로 장막에 거주하니 여기서 "조용한"이라는 평가와 "장막에 거주하니"라는 평가를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조용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탐"인데 이는 "완벽한, 완전한, 건강한, 건전한, 도덕적으로 순결한, 무흠한"의 의미로 욥1:1에서 욥을 평가할 때 "온전하고"라고 번역된 단어이다. 또한 창6:9에서 노아에 대하여 평가할 때 "완전한"(타밈)이라는 단어와 어원이 동일한 단어이다. 즉 야곱은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고 완전한"사람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조용한"으로 번역하였을까? 필자의 추측으로는, 아마도 에서가 사냥꾼이었으므로 들사람 이 되었다는 사실과 대별하기 위한 단어 선택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2) "장막에 거주"한다는 것은 들에 나가 짐승들을 죽이는 에서의 사냥꾼의 삶에 비해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묵상하는 삶의 모습을 나타낸다. 특히 여기서 "장막"이라는 단어는 복수명사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거주하기 위한 하나의 장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겠다. 요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에서  "거하시매"에 해당하는 단어인 헬라어 "스케노오"는 "장막을 치다, 장막에 살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야곱이 후일 이스라엘이라고 개명되었다는 점에서 평가할 때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시2:12 "그의 아들에게 입맞추라 .. 여호와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는 대표적인 메시아 예언인데 여기서 "아들"은 예수님을 의미하며, 히브리어 단어는 "바르"이고, "바르"는 히브리어 상형문자적 의미로 보면 "장막에 거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된다.    

4. 야곱에 대한 이삭의 평가-반응

겉으로 보기에는 동생 야곱에게 속아 장자의 축복을 해주었던 아버지 이삭은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 도망할 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야곱과 그의 자손에게 주시기를 축복한다(창28:1-4).   

5. 야곱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축복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도망하는 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책망이 아니라 복을 주시는데,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축복 그대로,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과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는 메시아 예언(예수님의 혈통 조상)과 항상 함께 하시겠다는 복을 주신다(창28:13-15).

야곱이 밧단아람에 20년 간 있을 때에도 아들들과 소유를 풍족하게 복을 주셨으며, 때가 이르매 되돌아가라고 일러주셨다. 야곱이 돌아오는 길에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나타나셔서(천사를 보내어)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시켜주셨으며, 야곱은 "하나님과 대면하여 보았다"(브니엘)고 했다. 개역개정은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라고 번역했으나, 개역한글성경은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으로 번역하였으며, 칠십인역은 "이는 네가 하나님과 더불어(with) 강해졌고 사람들과 더불어 막강해졌기 때문이다"(칠십인역 창32:29)라고 번역했다. 여기에는 야곱이 하나님과 겨루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겨룸에서 이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이란 사전적 의미 가운데는 "그가 하나님으로서 다스리실 것이다"라는 의미도 있다. 이외에도 고대 성경 해석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시도했던 바가 있다.

6. 야곱에 대한 오해와 이해

야곱은 비겁하고 야비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고 하나님 말씀을 공부하며 지키는 사람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하나님의 언약을 야곱에게 주셨으며, 그 이름을 이스라엘이라고 개명시켜 주셨다. 이것이 야곱에 대한 성경과 하나님의 평가와 그 결과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야곱을 평가해야 한다. 장자권 매입과 장자의 축복을 가로챈 것은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창25:23)는 예언의 성취이다. 밧단아람에서 야곱에게 주신 복을 고려해보면, 외삼촌 라반의 여러 차례의 속임이 야곱에게 내려진 징벌이라기보다 이를 통해 야곱의 온유한 성품을 나타내준다. 형 에서와의 재회에서, 97세 야곱의 절박한 상황과 그 심중을 통하여 야곱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온전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사람이었음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야곱, 그는 이스라엘이다.

김홍석 박사(한국창조과학회 성경위원장,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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