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교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우려

입력 : 2018.11.02 15:09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지난 1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했다 병역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 씨(34)의 상고심 재판에서 대법관 9대 4 의견으로 무죄를 판결했다. 대법원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창원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며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교리를 사회적·법률적으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대법원은 같은 사건을 지난 2004년 11대 1로 유죄 판결했지만, 14년만에 무죄로 완전히 뒤집었다.

이번 판결은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에서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제88조 1항의 처벌조항에 대한 ‘합헌’ 판결과도 모순된다. 무죄인 자를 처벌할 수 있는가? 그리고 대법원 판결대로 종교적 이유의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라면, 대체복무제 대신 아예 입영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논리상으로도 맞는 것 아닌가.

차라리 ‘무죄’에 반대한 대법관들의 의견처럼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해결해야 할 국가 정책의 문제”이고, “이 사건은 헌재 결정으로 사실상 위헌성을 띠게 된 현행 병역법을 적용해 서둘러 판단할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제에 대한 국회 입법을 기다리는 것”이 마땅할 뻔 했다.

현재 군에 입대하는 수많은 남성 청년들은 ‘양심’이 없어서 20대 초·중반 학업이나 직업활동, 기타 스포츠·예술 활동을 하던 중 금쪽같은 2년 가까운 시간을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 청년들은 전쟁을 하고 싶어서 또는 사람을 죽이고 싶어서 군에 입대하는 것이 아니다. 군대에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 땅에서 태어난 남성으로서의 의무이기에, 내 나라와 가족, 친지들을 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호 충돌을 막기 위해 평생 한 번도 잡아보지 않은 총을 집어드는 것이다.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과 그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마련’을 촉구한 헌법재판소는 이런 사정을 정말 모르는 것인지 의아하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자신들의 교리를 너무 좁게 해석하여 절대화하고, 만약을 대비해 자신을 희생해 국토를 수호하는 활동을 폄하하는 것 아닌가. 그들이 자신들을 대신해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에 대한 감사함이 있다면, 계속해서 이렇듯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가.

사법부의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을 위한 잇따른 판결에 대해, 이 땅에 남성으로 태어나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이들과 함께 깊이 우려한다.

‘양심적 병역거부 전원합의체 공개변론’
▲지난 8월 ‘양심적 병역거부 전원합의체 공개변론’ 현장.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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