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공부, 하나님 더 알고 싶은 갈망과 사랑 향한 목마름

입력 : 2018.11.01 14:49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목사 공부는 지속되어야 한다

목사 공부
목사 공부

정용섭 | 새물결플러스 | 310쪽 | 14,000원

서론

정용섭 목사의 <목사 공부>라는 책을 이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다. 설교 비평으로도 유명하시고 한 주제에 대하여 통찰력과 핵심을 잘 짚으시기에, 목사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보고 도움을 얻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노회 때 안수받으시는 후배 목사님들과 몇 동료에게 선물할 때 내 것도 하나 구입하여 읽었다. 책을 읽으며 좋은 말들은 많았지만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목사 공부’라는 것이 가능한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새벽기도부터 시작하여 잠시의 여유도 없이 돌아가는 스케줄과 교회 시스템은 목사가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공부를 못하게 하는 구조이다. 목사는 책의 사람이 되어야 하고 공부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목사는 그 교회에서 가장 깊이 하나님을 경험하고 하나님에 대하여 풍성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수도원 영성과 견고한 경건은 바쁘고 피곤한 목사에게 부담이 되고, 그러한 삶을 살지 못하는 자에게 자괴감만 줄 뿐이다.

현실에 대한 탄식과 구조에 대한 아쉬움을 말해도 별 소용 없다. 힘들고 어려워도 어떻게든 버텨내고 기도하며 돌파구를 찾으라고 말한다.

목사는 무조건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성도들보다 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하는가? 주 5일 근무제가 무엇인가? 어쩔 때는 월요일에도 나와 교회를 지켜야 한다. 서로가 이해하며 좋은 규칙과 제도를 만들려 하기보다, 더 빡빡하고 더 힘들게 사역해야 사역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동의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가지고 있는 목사에 대한 생각과 주장에 동의한다. 목사는 수도원의 영성을 지녀야하고, 산을 오르듯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과 지식이 가득해야 한다.

깊은 샘물에서 맑고 시원한 물을 길러내듯, 목사는 그러한 영성을 지녀야 한다. 산을 오르는 자들이 산에 대한 신비감과 압도감이 있듯, 목사는 하나님에 대한 신비감과 그 거룩함에 대한 압도감이 있어야 한다. 읽고 들은 간접적인 경험이 아니라 영혼을 덮는 직접적인 만남의 경험이다.

또한 목사는 시인처럼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영감있는 서술을 해야 한다. 만물과 자연과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야하고 숨겨져 있는 진리를 봐야 한다. 시인의 감성과 공감과 여운을 지녀야 한다.

치열한 내적인 갈등과 전쟁을 겪으며 자신의 영혼에 자유를 지녀야 한다. 분열된 곳에 평화를 이루어가는 중재자가 되어야 하고, 다툼이 있는 곳에 화해를 이루어가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단어 하나에도 신성이 깃드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목회자 안수
▲목사 안수식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소명

목사에게는 소명이 있다. 은혜를 크게 한 번 받으면 하나님께서 다 사역자로 부르신 줄 아는데, 소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명은 인생 전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증명된다.

비성경적이고 주관적인 소명으로 그동안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교회와 성도에게 상처를 준 사역자가 많다. 설교와 강의에 대한 실력과 준비 없이 개인적인 소명만 뜨거운 자들이 교회를 이상하게 변질시켰다.

인간의 이해와 사랑 없이 개인적 소명만 충만한 자들이 교회를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곳으로 만들었다. 소명이란 인생 전체를 통해 이루어가는 고귀한 하나님의 선택인데, 어긋난 이해가 교회를 망치고 성도를 질식시켰다.

신학의 길을 가는 자들이 저마다 소명을 말하기에 감사한 일이지만, 그것에 대한 이해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잘못된 소명은 잘못된 목사를 만들고 잘못된 교회를 만든다.

교회

목사 공부에 있어, 저자는 교회에 대한 이해를 중요하게 여긴다. 현대 교회에서 목사는 교회성장이라는 주제를 피할 수 없다. 실제 성도가 줄거나 헌금이 줄면 그 교회의 목사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교회에 급감 현상이 나타나면 목사는 주일마다 피가 마른다고 할 정도이다. 이 말은 그만큼 교회에 마음을 쏟는다는 것도 되겠지만, 교회가 세상적으로 작동하고 기업적으로 변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기독교가 로마에서는 법이 되었고 유럽에서는 문화가 되었으며, 미국에서는 기업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되었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현대교회는 대기업의 정신과 가치를 따르고 있다.

대형마트처럼 복음을 선택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편한 것을 제공해야 하고, 세상에서 성공하고 출세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회의 제일 되는 가치가 세속화되었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목사는 교회를 성장시켜야 하는 사람일까? 그렇다. 그러나 그 성장은 외형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교회 전체가 외적인 성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추구하고 구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개인의 구원을 당연시하며 방종하는 자가 아니라, 자신의 몸을 치며 복종하는 말씀 순종의 삶을 도와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내면의 변화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셨지 건물의 확장을 통해 이루어가지 않으셨다.

결론

가을에 목사로 안수받으시는 분들이 많다. 저마다 소명을 받아 신학의 길에 올랐고, 하나님의 인도와 은혜로 목사가 되었다. 그러나 교회의 현실이 올곧은 길을 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다.

목사는 끊임없이 신학을 연마하여 교회를 견고하게 세워가고 목회를 바르게 해야 하는데, 신대원 때 읽은 신학서적으로 목회를 해 나가야 되는 수준이다. 필자는 신대원을 졸업하고 당장 사역을 하려니 미숙하여 6개월 정도밖에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목사는 수행하는 사람이다. 지속적인 말씀 묵상과 책 읽기와 신학을 통해 자신의 소명과 사명을 조정해 가는 사람이다. 예술가들이 매일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아 기본기를 다듬고 전문적인 기술을 발휘하듯, 목사들도 예술적인 차원으로 자신의 신학을 끌어올려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신학과 설교로 성도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전달하고 영적인 깊은 세계로 인도해야 하며, 친밀한 사귐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목사 공부,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당연하지 않은 말 같다. 신대원 때부터 사역파와 학구파로 나뉘고, 현실 목회는 구도와 수행의 삶을 가로막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목사 공부는 꾸준해야 한다.

목사 공부의 포기는 심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는 나의 소명은 거짓이라는 뜻이 아닐까? 단순히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부르심을 향해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자세이고, 하나님을 더 알고 싶은 갈망과 사랑을 향한 목마름이다.

방영민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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