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자가 열을 받아가지고
스승을 찾아와 따지듯 물었습니다.

"선생님,
세상에 선생님 같은 분이
그러실 수 있습니까?
제자가 떠나간다고 하는데
어찌 말씀 한번 하지 않고
매정하게 내버려 두십니까?"

그러자 스승이 대답하였습니다.
"찾아와 묻지도 않고 떠나가니
확신이 있을 것이 아닌가.
이 때엔 그 가는 길을
존중해 주여야 할 일일뿐이지!"

그러자 제자가 다시 물었습니다.
"아니, 선생님께 실망을 하여 떠나가는 것인데
어찌 불러서 이야기라도 해보시지 않습니까?"

스승이 대답하였습니다.
"실망한 것이 있다면
지금 자네처럼 찾아와 욕을 하던지,
아니면 그 실망한 일에 대한 연유를
물어야 할 일이지.
그 둘 중 어느 것도 아니라면
그 동안 나와 만난 것이 아니라
그가 만든 그 누구와 지낸 모양이구먼.
그러니 내가 나설 이유가 없는 것이네."

잠시 침묵의 시간이 지난 후
스승은 찾아온 제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작은 연민과 작은 친절이
각자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을
큰 깨달음의 길과
진정한 사랑의 길을
가로막는 수가 있으니
물러서길 바라네."
<2005.10.26. 다시 묵상함. 연>

<오늘의 단상>
시도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어도, 또 하나의 전진이기에
나는 용기를 잃지 않는다.
<에디슨>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