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대신 ‘홀리윈’? ‘타자 악마화’ 같은 유령부터 무찔러야”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10.31 11:05

최종원 교수, ‘종교개혁 이야기(2): 할로윈을 금하라’ SNS 게재

Hallelujah Night Show at the City of David
▲예루살렘 the City of David의 ‘Hallelujah Night Show’. ⓒfuninjerusalem.com
<초대교회사 다시 읽기>의 저자 최종원 교수(VIEW)가 10월 31일 ‘할로윈 데이’와 ‘종교개혁 기념일’을 맞아 ‘종교개혁 이야기(2): 할로윈을 금하라, Trick or treat’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단상을 남겼다.

최종원 교수는 “캐나다의 10월 마지막 밤은 동네 아이들이 서넛씩 짝지어 집집마다 몰려다니며 사탕과 초콜릿 등을 받아가는 할로윈 문화가 있다”며 “이날 대부분 한인교회들이 세속적인 문화 때문이든, 죽은 영혼이 출몰한다고 믿는 유령에 대한 믿음 때문이든, 이들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하고자 교회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를 ‘홀리윈’ 또는 ‘할렐루야 나잇’이라 부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공교롭게도 이 날은 종교개혁 기념일이다. 여러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 종교개혁의 중요한 한 층위는 성직자 중심의 엘리트 종교와 민중들이 주체가 되는 대중 종교가 분리됐다는 것”이라며 “좀 더 간단하게는 성직자 계층이 대중 종교의 건전성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중세 말 다양한 이단 운동들의 출현과 신비주의, 대중 종교 운동들이 그 예다. 면벌부 판매 확대와 성인 숭배, 성유물 숭배 등은 이런 불건전한 종교심의 분출”이라고 전했다.

최 교수는 “중세 유럽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와 같은 발달된 문명을 갖고 있지 않던 게르만족을 비롯한 이민족들로 형성됐고, 이들에게 기독교가 다가간 방식은 ‘토착화’였다”며 “대표적인 것이 수호성인이라는 이름으로 이방의 신들을 기독교에 편입했다. 느슨한 종교적 정체성이 널리 용인됐기에, 중세는 대중 종교가 꽃핀 시기로 본다. 대표적 사례가 이교도의 축제일을 기독교화한 성탄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할로윈 역시 이 전통 위에 서 있다. 할로윈 다음날인 11월 1일이 만성절(All Saints Day)이고, 11월 2일이 위령절(All Souls Day)이다. 유럽이나 북미에서 교회나 학교 명칭으로 흔히 쓰이는 것이 ‘All Saints’나 ‘All Souls’”라며 “할로윈이란 단어는 ‘만성절 전날’이라는 뜻이다. 가톨릭의 관점에서 보자면 할로윈은 성탄절 전야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원 교수는 “삶이 힘들수록 대중들은 종교적 위안을 나눠줄 더 많은 수호성인을 마련했다. 그 결과 헤아릴 수 없는 성인들이 세워졌고, 다 기억하기 어려워 그 성인들을 뭉뚱그려 기념하기 위한 만성절도 생겨났다”며 “가톨릭 체제에서 성인은 대중들의 삶과 분리될 수 없었고, 대중의 종교적 열망과 세속의 타락은 위태한 줄타기였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종교개혁가들은 대중 종교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인 종교적 열망을 가장한 세속적 욕망의 구현이라는 문제를 포착했다. 그래서 성서의 가르침에 부합되지 않는 종교행위를 금했고, 당연히 성인 숭배나 성물 숭배는 용인될 수 없었다”며 “중요한 것은 절기를 없앤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함축하고 있는 욕망이다. 이를 읽어내지 않고 절기 자체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할로윈에 과도한 영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업계 전문용어로 ‘설레발’이다. 교회에서 사탕 받아먹으면 거룩하고, ‘Trick or treat’ 해서 받아먹으면 악한 것인가”라며 “교회에서 하는 홀리윈이건 할렐루야 나잇에 가기 전후, 아이들은 다 재미삼아 ‘Trick or treat’을 한다. 하지만 중학교 올라가면 하라고 해도 안 한다”고 했다.

최종원 교수는 “경계할 것은 하루 저녁 괴상한 복장을 하고 똘끼를 부리는 문화가 아니라, 교회가 이런 문화를 빌미 삼아 악마를 만들고 공포를 만드는 것”이라며 “타자의 악마화와 맹목적 공포의 조장, 이것이 진짜 무시무시한 것이다. 고상한 종교의 가치를 내세우고, 가짜뉴스를 죄의식 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 무찔러야 할 악령이요 유령”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대형교회들과 대형 선교단체에서 가짜뉴스 생성자로 지목된 이들을 불러 집회를 하는 것은 낯선 현상이 아니다. 괴상한 복장을 한 약장수들이 대형교회 강단에서 공포의 약으로 사람들을 겁박하고 있다”며 “그들은 모든 것을 사악한 영들과 싸워야 하는 거룩한 영적 전쟁이라고 선포한다. 스스로의 조악한 실상을 외면하기 위해, 악한 세상이라는 외부의 적을 상정한다. 자신의 신앙의 정합성을 드러내기보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부정을 통해 스스로의 정당성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도 반대하고, 차별금지법도 반대하고, 이슬람도 반대하고. 페미니즘도 반대한다. 이것들 모두가 혼란과 공포를 주는 죽은 영혼이며, 마녀라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판짜기는 그들이 존재를 연명하는 방식”이라며 “그러나 실상은 이렇게 주장하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할로윈에 출몰한다는 유령과 마녀이다. 그들의 모임에서는 죽은 성인들이 아닌 살아서 성인이 된 목사들을 숭배하고 그들과 교통한다”고도 했다.

최 교수는 “슬프게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곳에서 이런 할로윈을 보고 있다. 제도교회에서 이단이라고 하는 모임에서뿐 아니라, 정통으로 자부하는 교회라고 차이가 없다”며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할로윈은 절기행사가 아니라 일상이다. 금지해야 할 것은 이런 일상에서의 할로윈”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할로윈에 실체 없는 악령으로부터 교회와 아이들을 보호하려 하기보다, 교회에 깃든 과도한 욕망과 세속성이 무엇인지 잇대어 성찰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라며 “주목해야 할 것은 절기가 아닌 이 욕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최 교수의 글 전문.

초대교회사 다시 읽기 최종원
▲최종원 박사. ⓒ이대웅 기자

종교개혁 이야기 (2) – 할로윈을 금하라!
“Trick or treat”

한국에는 낯선 문화이지만 캐나다의 10월의 마지막 밤은 동네 아이들이 서넛씩 짝지어 집집마다 몰려다니며 사탕과 초콜릿 등을 받아가는 할로윈 문화가 있다. 물론 현관에 불이 켜져 있지 않은 집은 가지 않는다는 나름의 룰이 있다. 이날 대부분 한인교회들이 세속적인 문화때문이든, 죽은 영혼이 출몰한다고 믿는 유령에 대한 믿음 때문이든, 이들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하고자 교회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를 “홀리윈” 또는 “할렐루야 나잇”이라 부른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종교개혁기념일이다. 여러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 종교개혁의 중요한 한 층위는 성직자 중심의 엘리트 종교와 민중들이 주체가 되는 대중 종교가 분리되었다는 것이다. 좀 더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성직자 계층이 대중 종교의 건전성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중세 말의 다양한 이단 운동들의 출현과 신비주의 운동, 대중 종교 운동들이 그 예이다. 면벌부 판매 확대와 성인 숭배와 성유물 숭배 등은 이런 불건전한 종교심의 분출이다.

중세 유럽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와 같은 발달된 문명을 갖고 있지 않던 게르만족을 비롯한 이민족들로 형성되었다. 이들에게 기독교가 다가간 방식은 ‘토착화’였다. 대표적인 것이 수호성인이라는 이름으로 이방의 신들을 기독교에 편입한 것이다. 느슨한 종교적 정체성이 널리 용인되었기 때문에 중세는 대중 종교가 꽃핀 시기로 본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성탄절이다. 엄밀하게 그 날짜는 예수의 탄생일이 아니라 본디 이교도의 축제일을 기독교화한 것이다. 할로윈 역시 이 전통 위에 서 있다. 할로윈 다음날인 11월1일이 만성절 (All Saints Day)이고, 11월 2일이 위령절 (All Souls Day)이다. 유럽이나 북미에서 교회나 학교 명칭으로 흔히 쓰이는 것이 All Saints나 All Souls이다. 할로윈이란 단어는 ‘만성절 전날’이라는 뜻이다. 가톨릭의 관점에서 보자면 할로윈은 성탄절 전야와 같은 맥락이다.

삶이 힘들수록 대중들은 종교적 위안을 나눠 줄 더 많은 수호성인을 마련하였다. 그 결과 헤아릴 수 없는 성인들이 세워졌고, 다 기억하기 어려워 그 성인들을 뭉뚱그려 기념하기 위한 만성절도 생겨났다. 루터는 인생의 위기에서 가족의 수호성인인 성 안나에게 기도한 후 수도사가 되었다. 상인 가문 출생의 토머스 모어는 가톨릭을 옹호하다 헨리8세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성직자가 아니었지만 인문주의를 장려한 공로와 상인 가문이라는 의미가 덧붙여져 모어는 학교의 수호성인과 런던상인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그는 프랑스의 루이왕–세인트루이스–과 더불어 몇 안 되는 비성직자 출신의 성인이다).

이렇듯 가톨릭 체제에서 성인은 대중들의 삶과 분리될 수 없었다. 대중의 종교적 열망과 세속의 타락은 위태한 줄타기였다. 종교개혁가들은 이 문제를 읽어냈다. 대중 종교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인 종교적 열망을 가장한 세속적 욕망의 구현을 포착했다. 그래서 성서의 가르침에 부합되지 않는 종교행위를 금하였다. 당연히 성인 숭배나 성물 숭배는 용인될 수 없었다. 특히 엄격했던 올리버 크롬웰은 가장 대중적인 축일인 성탄절을 금지했다. 신대륙으로 건너간 청교도들도 꽤 오래 성탄절을 지키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절기를 없앤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함축하고 있는 욕망이다. 이를 읽어내지 않고 절기 자체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착오적이다. 따라서 할로윈에 과도한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업계의 전문용어로 ‘설레발’이다. 교회에서 사탕 받아먹으면 거룩한 것이고 “Trick or treat” 해서 받아먹으면 악한 것인가? 교회에서 하는 홀리윈이건 할렐루야 나잇에 가기 전후 아이들은 다 재미삼아 “Trick or treat”을 한다. 중학교 올라가면 하라고 해도 안 한다.

경계할 것은 하루 저녁 괴상한 복장을 하고 똘끼를 부리는 문화가 아니다. 교회가 이런 문화를 빌미 삼아 악마를 만들고 공포를 만드는 것이다. 타자의 악마화와 맹목적인 공포의 조장, 이것이 진짜 무시무시한 것이다. 고상한 종교의 가치를 내세우고 가짜뉴스를 죄의식 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 무찔러야 할 악령이요 유령이다.

대형교회들과 대형선교단체에서 가짜뉴스 생성자로 지목된 이들을 불러 집회를 하는 것이 낯선 현상이 아니다. 괴상한 복장을 한 약장수들이 대형교회 강단에서 공포의 약으로 사람들을 겁박하고 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사악한 영들과 싸워야 하는 거룩한 영적 전쟁이라고 선포한다. 스스로의 조악한 실상을 외면하기 위해, 악한 세상이라는 외부의 적을 상정한다. 자신의 신앙의 정합성을 드러내기 보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부정을 통해 스스로의 정당성을 찾고자 한다.

동성애도 반대하고 차별금지법도 반대하고 이슬람도 반대하고. 페미니즘도 반대한다. 이것들 모두가 혼란과 공포를 주는 죽은 영혼이며, 마녀라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판짜기는 그들이 존재를 연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렇게 주장하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할로윈에 출몰한다는 유령과 마녀이다. 그들의 모임에서는 죽은 성인들이 아닌 살아서 성인이 된 목사들을 숭배하고 그들과 교통한다. 슬프게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곳에서 이런 할로윈을 보고 있다. 제도교회에서 이단이라고 하는 모임에서뿐 아니라 정통으로 자부하는 교회라고 차이가 없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할로윈은 절기행사가 아니라 일상이다. 금지해야 할 것은 이런 일상에서의 할로윈이다. 할로윈에 실체 없는 악령으로부터 교회와 아이들을 보호하려 하기 보다, 교회에 깃든 과도한 욕망과 세속성이 무엇인지 잇대어 성찰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주목해야 할 것은 절기가 아닌 이 욕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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