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
굶주린 당나귀 한 마리가 건초 더미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에 건초 더미 하나를 더 발견하고는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어느 건초 더미가 더 많은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당나귀는 건초 더미 앞에서 굶어 죽고 말았습니다.
중세 프랑스 철학자, 장 뷔리당의 우화에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어이없는 이야기에 헛웃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뷔리당의 당나귀는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워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넘쳐나는 상품 속에서 하루 종일 쇼핑을 해도 선뜻 결정하지 못합니다.
너무 많은 정보와 타인의 시선은 선택을 어렵게 만듭니다.
물건 하나 고르지 못하는 것은 차라리 괜찮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 앞에서도 스스로 결정을 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선택보다 포기해야 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요?
어떤 선택이든 노력 없이는 결과가 좋을 수 없습니다.
돌아보지 말고 당당하게 당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가십시오.
인생은 선택이 아닌 내가 흘린 땀으로 빛나는 것입니다.

류 완/집필위원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