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릴백
▲피터 릴백 총장이 강연하고 있다. ⓒ열린교회 제공
‘제3회 웨스트민스터 컨퍼런스 인 코리아’ 및 ‘제5회 열린교회 개혁주의 신학세미나’가 8일 오후 안양 열린교회(담임 김남준 목사)에서 ‘4차 산업혁명과 개혁주의 신학’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개혁주의 신학’을 주제로 피터 릴백 총장(Peter A. Lillback)이 ‘엿새 동안 일하라? 로봇공학과 개혁주의 노동윤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릴백 총장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빅데이터 등 최근의 구체적인 진보(advances)가 우리에게 제기하는 질문은, 이것이 인간의 노동에 끼치는 영향력이 어떠한지, 그리고 이 영향력이 어떻게 고전적 언어로 진술되는 개혁주의 노동 윤리 곧 십계명의 제4계명인 ‘엿새 동안 일하라(Six days shall you work)’와 관련되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개혁주의 전통에서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라고 단언하고, 하나님의 주권적 목적과 우주를 섭리 가운데 다스리심을 확신하면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의 관점으로 세상사에 참여하고자 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기술 진보를 볼 때 불확실한 두려움보다는 ‘하나님의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고 전제했다.

피터 릴백 총장은 “우리는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영광스러운 섭리의 하나님이신 그분의 형상대로 지음받았으므로, 우리 능력이 미치는 한 최근의 발전들을 예견하거나 섭리적으로 내다보는 것은 우리의 특권”이라며 “창세기 1장과 11장을 보면, 인간의 능력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동시에 창조주의 다스리심을 거스르는 인간 안에 내재하는 죄된 반항심으로 이뤄져 있다”고 했다.

릴백 총장은 “하지만 전통적인 육체 노동(manual labor)의 필요성이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적 노동과 첨단 기술이 없는 이들에게는 진짜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인류의 육체 노동을 없애버릴 로봇 기술을 고찰하면서, 우리는 문화명령뿐 아니라 기독교 윤리의 중요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개혁주의 전통에서 ‘전통적인 육체 노동’이 그저 저주의 결과만은 아니었다. 인간의 노동은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인간의 고결한 부르심을 동반하는 문화명령(창 1:28)의 성취 도구”라며 “십계명 중 제4계명은 일과 예배 모두를 가르친다. 안식일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표현이듯, 노동하는 날도 창조주의 영광을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웨스트민스터 열린교회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열린교회 제공
릴백 총장은 “청교도들은 노동과 관련해 먼저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세상에서 그들의 일로 부르신다고 믿었고,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소명을 주시고 그들의 책임을 판단하시는 분이며, 게르름과 무기력 대신 적극적 삶에 우선순위를 두었다”며 “이로써 개혁주의 신학계가 잠재적 노동 상실을 염려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는 “만약 로봇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믿음 있는 실직자들을 일자리로 부르신 하나님이 그리스도인들의 부지런함을 근거로 그들을 판단하신다는 사실이 합당한 것일까”라며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적인 노동 윤리는, 로봇 혁명에 기인한 노동자들의 실직이라는 어렴풋한 쟁점을 보는 데 있어 교회에 주의 깊은 계획을 요구한다. 이는 우리가 목양할 사람들에 대한 돌봄을 예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피터 릴백 총장은 “자신의 노동 기술과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4차 산업혁명은 무관성과 개인 존엄의 상실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성도들이 잠재적으로 정신적 외상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목회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훈련시시키는 학교와 직업센터, 그리고 치유상담 등이 새로운 목회와 선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릴백 총장은 “하나님의 형상과 창조명령이라는 성경의 내용은 우리에게 인간의 존엄을 확신시키고, 로봇을 포함해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을 이용하는 능력을 사용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도록 우리에게 요청한다”며 “우리는 주어진 섭리의 교리를 노래함으로써 기술 진보가 하나님께는 놀랍지 않고, 더욱이 그것은 성령을 통한 그분의 일반은총 안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로봇공학의 발전 역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교회는 새로운 교육구조를 준비해야 한다”며 교회와 목회자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잠재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로봇에 의해 초래된 새로운 현실들에 좀 더 효과적으로 통합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 4차 산업혁명으로 타격을 입은 이들을 위한 사역으로 △낙태 반대로 건강한 가족 규모 계획 △빈곤층에 초점을 맞춘 복음적 구호단체 △시간적 여유를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와 예술, 창의적 활동 추구의 기회 제공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기학습과 인사관리 기술 등 새로운 기술 교육 △로봇 사용에 경건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하는 윤리 훈련 △3차원 외설물 적발 △정치 활동 및 감독을 통해 실직자들에게 도움 제공 등을 꼽았다.

피터 릴백 총장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주장되는 하나님의 형상과 창조명령으로, 우리는 이 세계가 아버지의 세계임을 언제나 확신한다”며 “하나님의 편재하심(omniscience)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예견했고, 성경의 충분성과 황금률을 통해 이에 직면하도록 교회를 무장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과업 중 하나는 미래 로봇 세상의 인공지능 시스템이 개발될 때,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속으로 인간 존엄의 진리, 신학과 윤리학 곧 성경 진리, 빈곤한 자들을 도와야 할 의무 등이 통합되는 방식으로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 이 과정에 우리가 참여한다면, 우리가 바라보는 미래는 로봇이 복음의 발전을 돕고,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그리스도의 나라를 진전시키는 일에 우리를 돕는 그런 미래”라고 강의를 정리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야닉 앵베르 박사(Yannick Imbert)가 ‘또 다른 인간을 꿈꾸며’, ‘기계의 형상: 포스트-휴먼의 존재론적 불가능성’, 스티븐 통 박사(Stephen Tong)가 ‘미래 전망 관점에서 복음주의와 개혁주의 신학’, 손화철 박사(한동대)가 ‘포스트휴먼 시대의 기독교와 기술’, 우병훈 박사(고신대)가 ‘기술이 신학을 변화시키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개혁주의 신앙’, 김남준 목사(열린교회)가 ‘신학공부를 위한 인문학’을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