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유기성
▲유기성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가 지난 5일 ‘사명이 힘들다고 여겨질 때’라는 제목의 칼럼을 SNS에 게시했다.

그는 먼저 어느 젊은 목사님이 “목회가 너무 힘들어요. 목사님은 저와 같은 미자립교회 목회자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실 것입니다”라는 말을 들은 것을 소개했다.

유 목사는 “그 목사님께 ‘아닙니다, 나도 다 압니다’라고 말한다면 교만한 생각일 것이다. ‘예, 그렇겠지요’라고 대답을 했다”며 “그러면서 ‘목사님도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실 것입니다’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유기성 목사는 “목회는 성도가 많든 적든 힘든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목회가 힘든 것이 아니라, 목회가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우리의 부름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런데도 목회가 편안하면 복받은 줄 여기고, 목회가 힘들면 버림받은 줄 여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목사는 “너무 힘들어 짐을 벗어 버리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도,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주님도 하나님께 ‘이 잔을 내게서 옮겨달라’고 하신 적이 있었지만, 끝까지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 그 분이 우리 생명이요 주님이고 왕이시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구원은 사역이나 환경의 편안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주님을 따라 가고 있다’는 내적 확신에서 오는 것이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주님의 부르심의 핵심은 ‘주님을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님은 우리 곁에 계시거나 앞에 계신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 계신다. 그것은 실로 엄청난 은혜이며,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그 주님으로 인하여 우리는 기쁘고 평안하고 행복한 것”이라며 “십자가의 길이면 어떤가? 주님과 함께 걷는 길이라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아무리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도,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른다’는 확신이 없다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유기성 목사는 “저는 목사 안수받을 때 기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목회하시는 아버지가 겪는 어려움을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목회가 힘들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게 됐다”며 “오히려 교회가 평안하고 교인들의 사랑을 받을 때,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진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제가 목회를 잘 한다고 하는 것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유 목사는 “그러나 솔직히 저는 목회가 어려운 길이라고 체념한 것이지, 결코 잘 한다는 평가를 받을 일은 아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달랐다. 그는 자기에게 유익하던 것을 다 해로 여기고 배설물처럼 버렸다(빌 3:7-9)”며 “그것은 예수님을 더 알고 오직 주 안에서 발견되고 싶었기 때문이고, 이것이 정답”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수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사람은, 아무리 힘든 사명의 길도 기쁨으로 갈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유익하던 것이 해로 여겨지고 배설물처럼 보인다”며 “십자가 지는 사명이 감사가 되는 것은 주님을 바라보는 눈이 뜨일 때뿐이다. 그것이 사명자에게는 구원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