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승
▲유한승 목사.
1. 교회는 천국의 축소판이고 에덴의 원형이며, 그러므로 세상의 롤 모델이어야 합니다. 세상이 교회를 보고 ‘너희는 우리와 다르구나’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은 교회를 보고 ‘복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에 모여 예배드린다는 것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고 살아가야 합니다. 교회에 대한 정의를 바로 세우지 않고 살면, 결국 개교회의 운영과 유지·보수만을 위한 교회이지 예수를 위한 교회도 아니요, 세상을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모이는 교회도 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교회가 되면 예수님은 다시 허무실 것입니다. 교회의 본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 교회가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 본래 교회는 건물이나 조직 제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고 시인하는 사람의 고백입니다. 그래서 바른 신앙 고백을 하는 사람 자체가 곧 교회인 것입니다.

에베소서 2장 21-22절입니다.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그러니 오늘 우리는 예수 안에서 성전,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3. 사람이 곧 교회, 성전이 된다면, 우리는 사람을 만드실 때 하나님 마음을 들여다 봐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사람을 보자마자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혼자 있는 것, 보기 좋지 않아.” 그리고 만든 여자에게 부여된 역할은 ‘돕는 자’였습니다.

우리는 이 놀라운 메시지를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이 말씀은 단지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가정을 잘 꾸려라는 협의적 개념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사람이 서로 도와 하나님의 나라를 가꾸어 가야 함을 선언하는 말씀입니다. 즉 협력, 하나됨의 설계가 이미 우리 각자 안에 하나님의 의도대로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교회여야 합니다.

그래서 에베소서 2장 21절은 ‘건물마다 서로 연결되라’고 하는 것입니다.

4. 따라서 교회의 구성 역시, 예수가 몸이고, 그 지체가 성도들이며, 그 안에서 온전한 지체를 이루어가야 합니다(고전 12:27,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세상이 서로 나뉘고 다투고 반복한다면 교회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였지만, 주 안에 ‘하나의 교회’가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일구어갈 수 있습니다. 목사 혼자의 힘으로나, 직분자 몇명의 힘으로 일구어 갈 수 없는 것이 교회의 구조입니다.

사탄은 따라서, 관계를 끊기 위해 방해합니다. 교회가 하나 되지 못하면 분열의 세상을 결코 바로 세울 롤 모델이 될수 없습니다.

5. 그런데 또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세워진 각 개교회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우리 문제입니다.

생명샘교회, OO교회…, 즉 내가 섬기는 교회 안에서만 갇혀 있다 보니 다른 교회의 아픔에 함께 울지 못하고, 다른 교회와 협력하지 못하여 결국 온전한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가지 못하는 우리 모습입니다. 결국 이러한 교회마다의 단절은 ‘끼리끼리’의 신앙생활을 성도들에게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6. 교회가 교회와 연합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아니 왜 연합이 힘들까 생각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고민하고 있는 문제고 지금도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수 차례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개교회가 하나 되기 위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수련회를 함께하고 어찌 됐건 뭔가를 하려면 자기중심적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교회마다 가진 색깔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며, 그 공동체 구성원이 다르고 소속 리더들마저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만나도 하나가 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네, 솔직히 말해서 만나보면 ‘꽉 막힌 담’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느끼는 만큼 다른 교회의 지체들도 느낄 수 있습니다.

7.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답을 찾았습니다. 에베소서 2장 바로 윗 구절에 해답이 이미 있었습니다.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놀랍게도 해답은 예수님의 피였습니다. 예수님의 육체였습니다. 맞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피로 사신 교회입니다. 예수님의 육체로 세워진 교회입니다. 그것이 있어야만 하나 될 수 있습니다.

8. 그러므로 ‘연합’, ‘참된 교회의 회복’은 자기를 던져야 합니다. 아낌없이 던져야 합니다. 프로그램을 함께 하려고 논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예배하는 것을 회복해야 합니다. 누구도 주인되지 않도록 먼저 아낌없이 시간도 물질도 던져야 합니다.

9. 지난 주 저희 교회 청년부 예배는 취소되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저희 교회에서 예배드리지 않고, 노원구에 있는 한마음교회 청년부 예배에 함께했습니다. 그곳에 목사님께만 사전에 예배드리러 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허락받아 이동하였습니다.

생명샘교회의 예배가 12시 20분에 끝나니, 밥도 먹지 못한 채 청년들 10명 정도가 정릉에서 노원구까지 이동해야 했습니다. 청년들 대부분이 청소년 9시 예배와 11시 예배도 섬기는 터라, 지쳐 있는 몸에 밥도 못 먹고 그곳에 갔습니다. 그리고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10. 아무것도 한 것은 따로 없습니다. 네, 그저 함께 그곳에서 예배드렸습니다. 비록 그 한 시간의 예배를 위해, 구태여 본 교회가 있음에도 지쳐 있는 청년들이 밥도 굶고 그곳에 가서 예배드린 이유는 지친 우리 몸의 회복보다 소중한 주님의 마음을 회복시키기 위함이요, 밥보다 소중한 우리 영의 회복을 위함이요, 저희 교회보다 소중한 참된 교회됨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함입니다.

11. 순종해 준 청년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앞으로 가끔씩이라도 이렇게 주변 교회들 가운데 허락해 준 교회에서 예배드릴 생각입니다.

이제 곧 11월이면 AMCM을 가야합니다. 현재 예정 중인 곳은 고흥의 풍류교회입니다. 그곳 추수감사주일에, 우리 교회 성도들이 본교회를 떠나 주일예배를 섬기고 함께 예배하고 돌아올 계획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떤 것보다도, 주님께서 보시기에 함께 더불어 예배하는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가 살아야 할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12. 이 세상은 조금만 맞지 않으면 갈라지고, 반복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형제가 나뉜 나라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70년을 살고 보니 ‘평화’가 가장 소중하답니다. 수천 억보다, 우리가 강해지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평화’랍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증명해야 할 곳은 교회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마음이 맞지 않으십니까? 이미 그것을 아시고 예수가 오셨잖아요.

나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죽으시고 피흘리신 그 예수가 여러분과 연합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 역시 그 예수 안에서 형제 자매와 연합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그곳이 곧 교회요, 그 교회의 회복을 통해 음부의 어떤 권세도 역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유한승 목사(생명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