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2008년 약탈당한 교회에 돌아온 오리사 기독교인들(좌), 불에 타는 마을의 잔해 옆에 서 있는 주민들(우) . ⓒ한국 순교자의 소리
10년 전 100여 명의 기독교인이 학살당한 인도 오리사 주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예배가 드려졌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는 "지난달 하순 칸다말 지역 기독교인들이 10년 전 7주간에 걸쳐 발생한 대량 학살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며 "당시 힌두교 지도자 스와미 락쉬마나난다 사라스와티(Swami Lakshmanananda Saraswati)가 살해되자 기독교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유언비어가 돌면서 과격 힌두교 폭도들이 마을을 약탈하고, 최소 가옥 5천 채와 교회 300여 곳을 파괴했으며, 기독교인 5만6천여 명을 거주지에서 추방했다"고 말했다.

추모 예배에서 바르와(Barwa) 대주교는 청중에게 "평화와 화해와 용서를 이루라"고 권했다. 그러나 한국 VOM은 대량학살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기독교 박해는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현숙 폴리 한국 VOM 대표는 "VOM 동역자들은 당시 폭동에 가담했던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을 지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며 "끔찍한 학살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하지만, 가해자들은 과거에 저지른 행위에 대해 보상하기는커녕 외부 조직이 자신들을 자극했다고 탓하면서 기독교인들을 계속 탄압해왔다"고 호소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2009년 VOM 동역자 수드하카르 몬디쏘카 목사가 인도 기독교인들에게 박해에 관하여 가르치는 모습.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량학살 후 2009년 캐나다 VOM과 인터뷰한 수드하카르 몬디쏘카(Sudhakar Mondithoka)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그 전부터 모진 핍박을 견뎌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몬디쏘카 목사는 "힌두교 폭도들은 작정했던 대로 했다. 그것은 사전에 치밀하게 조직된 공격이었다. 그들은 큰 나무를 자르고 바위를 굴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막고 아무도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다음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짓을 하려는 속셈이었다"고 폭로했다.

칸다말 지역 기독교인들이 힌두교인들에게 핍박받는 상황은 10년이 흐른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숙 폴리 대표는 "보통 인도의 많은 지역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도 기독교인은 핍박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오리사 주는 기독교인들을 모질게 핍박하는 인도의 일곱 지역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일곱 지역 인구를 다 합치면, 세계 대부분 나라의 인구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더욱이 그 일곱 지역 대부분에서는 지금도 반(反) 개종법이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사건의 대부분은 정부보다 사회 차원에서 비롯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일곱 지역 중 많은 지역이 아직도 카스트 제도에 깊이 물들어 있다"며 "인도의 기독교인 70%가 하층민 출신이기 때문에 기독교가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 하층 계급을 부당하게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힌두교 신자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 헌법에서 종교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힌두교인들의 기독교인을 향한 핍박이 계속되는 이유다. 친힌두교 성향의 정치권도 종교 박해에 강력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

한국 VOM은 "우리는 인도 형제자매들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한다"며 "공격자들을 용서한 형제자매들이 많지만,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공격자들을 보면서 그들은 근심하고 있다. 공격자들의 영혼이 멸망할까 봐 염려하는 것"이라며 "인도의 기독교인 형제자매들은 공격자들이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용서받기를 무엇보다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교회를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기도하기 원하면, 한국 VOM이 매주 페이스북에 올리는 '하나의 교회로 살기 시리즈-인도 편'(https://bit.ly/2xHRPzV)을 읽어보면 된다. 한국 VOM 홈페이지(https://vomkorea.com)에는 지금도 기독교인을 핍박하는 세계 68개 국가에 대한 개요를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