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교역자들, 교회에 시간외 수당·퇴직금 등 요구

김진영 기자 입력 : 2018.09.28 17:2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주장하며 노동청에 진정

순복음부평교회
▲순복음부평교회 예배 모습. ⓒ홈페이지 캡처
내홍을 겪다 교회를 떠난 일부 부교역자와 직원이 떠나온 교회 측을 상대로 △시간외 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최근 노동청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순복음부평교회에 있던 부목사와 전도사 등 모두 7명(부목사 3명 전도사 3명 행정실 직원 1명)이다. 당초 이들 진정인 측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이 교회에서 사역하며 주일을 비롯한 새벽·저녁예배 등의 시간에 연장 및 야간근로로 '시간외 근로'를 했다.

결국 진정인 측이 "체불금품"이라며 교회 측에 지급할 것을 요구했던 금액은 당초 약 6억2천여 만 원이었다. 그러다 최근 7명 중 목사인 3명에 대해선 이들이 진정했던 시간외 수당과 이를 반영한 퇴직금 증가분을 체불금품에서 제외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 이들 중 전도사 한 명에 대해선 시간외 수당을, 행정실 직원 한 명에 대해선 퇴직금을 각각 요구하지 않았다.

교역자도 근로자인가?

논란이 되는 부분은 진정인 측이 진정인들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목사, 전도사, 수녀 등이 종교단체와 그에 부속된 사업장에서 종교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종교활동을 하고 있더라도 종교활동의 영역을 벗어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 등 근로의 대가로 보수를 지급 받으며, 사업주의 지휘·감독 하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을 그 근거 중 하나로 들고 있다.

교회 측은 일단 7명 중 행정실 직원은 근로자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부교역자 6명에 대해선 "순수하게 종교활동을 한 사람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관할 노동청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교회 측은 "법원과 노동위원회, 노동부는 종교인의 경우 순수 종교활동외 일반 노무를 제공하는 지를 중심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하고 있다"며 "이 사건 진정인들은 순수 교역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이 기준에 따를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했다.

종교활동인가 아닌가

결국 시간외 수당 지급 등을 진정한 이들 부교역자들이 과연 근로자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양측 모두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들의 사역이 종교활동의 영역을 벗어났는지, 즉 일반 근로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진정인 측은 △교회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있었고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었으며, 지각할 경우 불이익을 당했다. 아울러 △담당자별 개인 업무에 따른 근무장소가 있어 담당목사의 지속적인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는 점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매월 15일 등 급여일에 정해진 고정 급여를 정기적·고정적으로 받았다"며 이것이 "근로의 대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진정인들은 교회라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진정인 교회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하며 임금체불 진정 당사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교회 측은 "일반 회사처럼 담임목사가 대표자의 지위에서 인사권, 재산권 행사를 하는 게 절대 불가능하다"며 "교회는 철저히 당회(목회협력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신앙 활동과 운영에 대한 모든 의사결정을 한다"고 했다.

특히 "진정인들은 그들의 신앙의 자유에 따라 스스로 선택해 목사, 전도사가 돼 수년간 활동해 왔다"면서 "이와 같은 교역자에 대한 예배에서의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개별적, 구체적인 노무지휘라면 대한민국의 모든 종교인들은 근로자에 해당할 것"이라고 했다.

"개신교와 달리, 집단생활을 하는 천주교, 불교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드는 시간까지, 모든 활동에 대해 교율에 따라 통제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출근시간은 정해져 있었지만 퇴근시간은 약정한 사실이 없다 △(4대 보험 중) 국민연금, 건강보험은 납부했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전제로 하는 산재·고용보험은 고용노동부로부터 가입이 불가하다는 의사를 확인하고 가입하지 않았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 등을 근거로 진정인들은 근로자가 아니라고 했다.

"교회는 사업장, 교역자는 근로자라니..."

이처럼 목사나 전도사 등 교역자를 현행법에 근거한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는 지난 2004년 이후 이른바 '기독노조'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한 차례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그 과정에서 "교회 내 부교역자들 또는 집사가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종교인 과세' 문제와 관련, 이 같은 내용으로 토론과 논쟁이 또 한 번 벌어지기도 했다.

한 목회자는 이번 순복음부평교회 사례에 대해 "그 동안 부교역자들의 사역 환경이 담임목사에 비해 열악했던 건 사실이다. 따라서 담임목사와 장로 등이 그들의 상황을 보다 세심히 살펴야 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역자는 근로자일 수 없다. 설사 교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한들, 그에 대한 대응으로 교회를 사업장으로, 자신들을 근로자로 지칭하며 체불된 수당 등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사역자'라는 그들 스스로의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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