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자녀되어 예수의 제자되어
주의 나라 바라보리라
마지막 호흡까지 성령의 이끄심 따라 살아가리
온 맘 다해”
- 김명식 ‘호흡’ 中

김명식
▲앨범에 대한 소개를 전하며 김명식 씨가 미소짓고 있다. ⓒ김신의 기자
<벼랑끝에서 할렐루야> 이후 5년 만에 정규앨범 <예수의 바람>으로 돌아온 CCM 사역자 김명식 씨를 최근 서울 지하철 수서역 인근에서 만났다. 오랜 기간 사역하며 ‘첫사랑처럼, 주께 하듯이, 늘 한결같이’ 사역을 이어온 그는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사역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오랜 기간 사역하시면서 가장 묵상이 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솔로 음반을 낸지는 24년, 지난 1986년 극동방송 전국 복음성가 대회부터 하면 33년 동안 사역했네요. 어느 때는 잘 될 때도 있었지만 또 어느 때는 막히거나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 때도 있었죠. 그러다가도 다시 일어서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폭이 점점 작아지는 거예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병원에서 심전도 측정기가 삑삑 소리를 내다 사람이 죽으면 멈추는 것처럼 살아있는 건 다 흔들려요. 영적으로도 그런 과정이 있는 거 같아요.

‘사람을 살리는 노래’라는 앨범에 ‘새 아침의 하늘 노래’란 곡이 있어요. 먹구름이 가려서 태양이 안 보이는 거 같지만, 그 뒤에 태양이 빛나고 있다는 노래에요. 인생의 어려운 시기, 먹구름이 가리면 모든 것이 막히고 끝난 것 같지만, 그 뒤에도 하나님께서 계시죠. 사람들이 먹구름이 가득하다고 해서 태양도 없어졌다고 그러진 않잖아요. 그 뒤에 태양이 있는 걸 다 아니까. 신앙적으로도 영적 먹구름이 왔을 때 그 너머에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고 말할 수 있죠. 시간이 지나고 연륜이 더해지니까 그게 선명해져요.

어려울 때 진짜 신앙이 드러나요. 그 어려움 앞에서 어떤 태도로 가느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신앙이 견고하게 세워진 사람은 어려울 때 신앙이 빛나죠. 신앙이 있는 것처럼 살았지만, 사실 아니었던 사람은 어려운 순간 무너지는 거죠.”

-처음 마음을 붙드실 수 있는 원동력이 있나요.

“늘 처음 같을 수는 없죠. 그럼 어색할 거예요. 1학년이 학교에 처음 갈 때랑 6학년이 되어서 학교에 가는 느낌이 다르다고 그게 잘못된 건 아니에요. 아이가 처음 학교 갈 때 설레고 두렵게 가는데, 매일 그렇게 가면 위험할걸요(웃음)? 2학년 될 때 자연스럽게 늘 가듯이 가고, 가는 것 자체가 별일이 아닌 게 되는 것, 그게 나쁜 건 아닌 거예요. 단 구분할 필요는 있겠죠. 퇴색하는 거랑 익숙해서 손때가 묻는 건 다른 거죠.

때로는 우리가 갖는 고민이 퇴색이 아니라 손때가 묻어서 그런 것일 수 있어요. 익숙하게 잘하게 된 거죠. 예전처럼 설렘이나 감동이 덜해, 모양만 남아있는 거 같다고 그게 다 나쁜 건 아니에요. 그런데 무던해지고 퇴색하고 사라지고 썩어지고 이건 경계해야 하죠. 그 차이만 잘 볼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요.”

김명식
▲<예수의 바람> 정규 앨범을 발매한 김명식 교수. ⓒ김신의 기자
-작사·작곡은 어떻게 하시는지.

“엄밀하게 말하면, 제가 쓴다기보다는 써야만 하는 이야기들이 저를 찾아와요. 인생의 어떤 시간을 지나면서 한 번씩 매듭이 지어질 때가 있어요. 말씀을 통해 큰 은혜를 받는 날, 제 동생이 떠난 날, 어려운 일이 지난다거나 자연 앞에 서거나, 여러 계기를 통해 제 인생이 매듭지어질 때, 그때 얘기들이 쏟아져 오는 거예요.

<영원한 사귐>은 제 동생을 떠나보내며, 2집은 꿈이 없는 세대를 보며, ‘우린 어떤 꿈을 꿔야 할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꿈을 꾸실까?’ 질문으로, <있는 모습 그대로>는 결혼해 살아보니 이건 서로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는 게 어려운 걸 알고, 언젠가 이걸 쓸 수 있어야겠다 해서 한 5년 만에 나왔죠. <아가>는 선교하겠다 하지만 정작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소통하고 접근할지 준비가 안 된 걸 보고 만들었고, 사역 10년을 지나며 그간의 인생을 돌아보고 <사람을 살리는 노래>를 하고, 지난 30년을 한 문장으로 줄일 수 없어서 <예수님은 사랑이라>를 쓰고, 또 너무 힘든 사람들, 결혼도 포기하고 벼랑 끝에 서 있는 거 같은 이들을 보며 붙잡게 된 구절이 <벼랑 끝에서 할렐루야>였죠.

제가 어떻게 썼다가 아니라 지나온 시기마다 인생을 반영한 곡이 저를 통로로 흘러나온 거예요. 물론 그거를 처음부터 멋지게 써내는 건 아니에요. 논문과 마찬가지죠. 계속 글을 손보는 거죠. 읽고 또 읽고, 넣었다가 꺼내고, 또 읽고… 그러다 ‘이제 좀 버릴 글이 없구나’ 하면 그때쯤 음반을 내죠.”

-‘더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공동체를 준비하고 계시다고.

“작년에 우연히 시작된 ‘김명식 다시 부르기’가 한 번 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광주, 목포, 대구, 춘천, 부산, 제주 이렇게 전국을 가고 미국까지 갔어요. 다른 사람이 제 노래를 부르는 식으로 진행이 됐는데,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과 교제를 하게 됐어요. 횟수가 많아지면서 뭔가를 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에 회사를 설립했죠.

‘컴퍼니’가 ‘빵을 나눈다’는 뜻이에요. 서로를 돕고 지지하고 가진 것들을 나눠가는 모습으로 하자 하고 시작을 했는데 아직은 출발점이에요.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사람들을 교육하고, 창작을 돕고, 기회를 주고, 바른 사역으로 인도해주고, 서로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사역 방향에 대해.

“계속 기도하는 게 있는데, ‘더 컴퍼니’도 기도하는 것 중 하나의 맥락이에요. 학교도 생각하고 그리고 있는데, 음악가보다 음악 선교사가 될 수 있도록 돕는 학교가 필요한 거 같아서요. 신학교 가서 배우는 거랑 또 다르고 그런 면에 정말 같이 지내면서 단기간, 한 8개월 같이 먹고 지내고 공부하고 노래하고 창작하고 사역하고, 인텐시브하게 훈련할 과정을 만들면 어떨까 해요.

집사람이 지금 첫 음반을 준비 중이에요. 아주 오래 기다린 작업이죠. 요즘 CD플레이어가 사라지고 있어서 첫 CD이자 마지막 CD가 될 거 같네요.

끝으로 기도하는 건 다섯 가지에요. 지속적인 ‘창작’, ‘낮은 곳으로 찾아가는 사역’,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일’, ‘선교지와 네트워크를 통한 전략적 선교’, ‘위기에 있는 사역자를 돕는 일’이요. 이게 해야 할 일인데, 그것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