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이승희 총회장(가운데)이 총신대를 찾아 교수들과 학생, 직원 대표들을 만나 격려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합동 이승희 신임 총회장이 20일 오전 총회회관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곧바로 다른 임원들과 함께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를 찾아 교수와 학생, 직원 대표들을 만났다.

이 총회장은 이 자리에서 "취임 후 바로 총신대에 온 것은 그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총신대가 총회장의 관심 1순위라는 것으로, 교단 내 모든 교회들도 총신대를 주목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학교에서) 절 반기는 것이 (농성을 위해 펴놓은) 천막"이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던 이 총회장은 "지금 총신대가 겪는 교통은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다. 총회장이 왔다고 당장 해결은 안 되겠지만,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어 왔다"고 했다.

이 총회장은 특히 "총회의 입장은 분명하다. 총회에 해를 끼치는 자들은 용서할 수 없고, 총신대의 정관은 원상복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관선(임시)이사가 나오면 그들과 잘 협의해서 총신대가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부총회장으로 있을 때 '이승희 목사가 총회장이 되면 다시 총신대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간다' 등의 말들이 있었던 걸로 안다. 그러나 모두 루머다. 그럴 수 없다"며 "총신대 만큼은 정치의 무풍지대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다. 제가 총회장으로 있는 한 (교단) 정치권은 학교에 개입할 수 없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차기 총장 선출에 대해서도 "총회신학원 운영위원회에서 총장선출위원회를 잘 짜 두었다"며 "걱정 말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총신대 교수협의회 회장인 김성태 교수는 "학교가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총회장님이 취임하자마자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지난 3년 동안 저희들은 학교를 빼앗기는 줄 알았다. 정말 힘들었지만, 총신대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생각하며 지키려고 몸부림쳤다"고 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상처가 깊다. 거의 2년 이상 수업을 거부하기도 했다"면서 "하루 속히 임시이사 체제에서 학교가 정상화 되었으면 좋겠다. 총신대가 더 이상 한국교회에 부끄럽지 않게, 다시 그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위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현우 총학생회장은 "총신대가 총회의 직영 신학교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기도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학교를 향한 소망을 놓지 않았다"며 "현재 학내가 많이 분열돼 있다. 부디 믿음의 선진들이 물려준 총신대에서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그 어떤 정치 세력도 개입하지 않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