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침착성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 차분하고 안정감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이런 침착성의 문제는 상당히 습관적이므로, 어릴 때 발견하여 서둘러 고쳐줘야 한다. 아동이 침착하지 못하면 단순히 성격적 측면을 넘어서 이미 다른 병리적 측면을 보이기 때문이다.

침착성 없는 아동은 주의력에 문제를 보이는 아동, 정서가 불안정한 아동, 그리고 친구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그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1. 부정적 자아개념 문제

침착성 없는 아이의 부정적 자아 개념은 존재에 대해 부정적이게 만든다고 보아야 한다. 부정적 자아가 부정성을 축적하여 내면에서 불안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흔히 듣던 말들, “늦었다, 빨리 일어나라, 서둘러, 당장 손을 씻어라, 숙제부터 해라, 성적이 왜 이 모양이냐, 빨리 잠을 자라” 등과 같이 끊임없이 걱정하고 잔소리하고 강요함으로써 자녀의 행동을 통제한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물론 부모가 이처럼 채근하는 것이 자녀들을 걱정하며 사랑하는 표현이라 생각하면서 부모 노릇을 잘하기 위해 애를 쓰는 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의 이런 행동은 아동에게 부정적 자아 개념을 갖게 만들 뿐이다.

부정적 자아 개념을 가진 아동은 불안하고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며, 자신이 나쁘고 다른 사람이 싫어할 만하며 무가치하고 무능력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는 아동의 성장경험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관련성 있는 이유이다.

2. 잠재적 우울증 내재

침착성 없는 아이는 내면에 잠재적인 우울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침착성이 없는 심리는 내면에 불안을 기초로 하여 우울감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침착성 없는 아동의 우울증은 증가 추세에 있다. 발달심리학에서 아동기는 과제가 많은 편에 비해, 그것을 감당해야만 하는 정신적 에너지는 적은 편이다. 여기에 침착성 없는 아동의 우울증은 성숙한 자기감 또는 충분히 발달된 정체감은 타인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수용하는 역량, 그리고 타인을 분리된 자율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것, 또한 그 타인과 관계 맺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아동은 존재가 부모에게 수용되기를 바란다. 반면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부정적이거나 수용적이지 않을 때 즉각적으로 거부반응을 나타낸다. 존재의 가치감은 자신감과 열등감의 문제로 이어진다. 열등감은 대인공포증이나 우울증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이 시기의 낮은 자존심과 열등감은 아동 우울증의 핵심이기도 한데, 여기에 부모의 거부감과 수용성 문제가 중요시된다. 거부감과 수용성은 아동기를 특징으로 하는 양면적 요인이다. 아동은 이유 없는 반항감을 갖거나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갖는다. 이러한 현상은 그들이 이상향을 꿈꾸는 시기에 비현실적 사회는 모순으로 가득함을 인지하는데 따른 심리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3. 부모의 빈번한 아동의 존재 무시

침착성 없는 아이는 자존감이 낮다. 자존감은 교만이나 자기비하에 빠지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다.

우리는 때로 교만을 두고 자존감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만은 자존감이 높은 것이 아니라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스스로를 높이려는 왜곡된 신념에서 나온 것이다. 왜곡된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문제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서툰 모습과 행동이 나온다.

자기가 우울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시간을 두고 인내하며 처리하는 일에 약하다. 일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인식, 용기, 인내가 부족해서 무엇을 성취해 내기가 여간 힘들다.

반면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자기비하 현상은 스스로를 천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다. 유아기(2-7세) 때 자율성이나 주도성을 획득하지 못하면 자기비하가 형성되고, 아동기(8-12세) 때 학습에 대한 근면성을 얻지 못해도 열등감으로 자기비하가 나타난다.

자기비하는 어릴 적 경험하고 느낀 정서적 손상으로, 죄책감이나 수치심에서 나온다. 이러한 죄책감이나 수치심은 편도나 해마란 깊은 내면의식에 저장된다. 콩에 물만 주면 콩이 자라듯 상황과 환경만 조성되면 내면의 죄책감이나 수치심은 불쑥 올라온다.

아동기 때도 자존감이 손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이다.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하는 밑바닥의 마음은, 사실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두려운 마음으로 하는 노력은, 자기를 잃어버리고 목적을 잃은 삶이 되며, 삶에 원동력을 잃게 한다.

4. 정리

침착성 없는 아이를 둔 경우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이는 법이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