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1주년 모스크바 도시 기념일을 보면서

입력 : 2018.09.10 08:25

[세르게이 선교칼럼] 현장 이야기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러시아는 기념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스크바는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나오면서 871주년, 오늘에 이르렀다. 참으로 아름답고 잘 정리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모스크바는 크레믈린을 중심으로 세 개의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방사선형 부채살처럼 도로가 뻗어 있는데, 그 방사선형 도로를 따라가면 그 거리의 이름인 도시가 나타난다.

지상의 도로 아래는 지하철이 도로와 똑같이 운행되고 있다. 러시아의 지하철은 낮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 지하로 깊게(80-100m?) 내려간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전쟁을 대비하여 깊게 파 놓았다고 한다.

매우 인상 깊은 것은 지하철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계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에스컬레이터로 움직인다. 특히 많은 짐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 짐가방을 든 여행객들에게 환상적이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출입할 경우, 매우 단순하여 앞쪽이나 뒤쪽으로 나와라 하면 된다. 갈아타는 곳은 지하철 중간 지점에 통로가 있어 그쪽으로 가면 끝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하철이 ‘사람 중심’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대부분 지하철이 중간에 위치하고(요즘 건설하는 것은 사람 중심이지만) 사람이 양쪽에서 타야 한다. 잘못 탔을 경우 수십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고 건너가야 하지만, 러시아 지하철은 사람이 중심이다.

지하철 내부의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예술적이다. 대학을 상징하는 곳에는 숫자나 기호 등으로 내부를 장식하여, 단번에 대학이나 연구소인 것을 느끼게 한다. 모든 역이 각각 다른 모습의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지나는 길에도 한 번씩 더 쳐다보게 된다.

금번 여름에는 모스크바의 대역사가 일어났다. 매우 많은 재정을 투입하여 도시를 재정비하는 사업이었다. 지하철 역마다 도로를 다시 포장하고, 공원을 다시 조성하고, 전등을 교체하는 등, 도시환경이 매우 좋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이다. 산책하고 도심 속에서 낚시하고, 동리마다 만들어진 인공호수에는 청둥오리 떼들이 아이들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서로 먹으려고 야단이다. 젊은이들이 아이들이 마음 컷 뛰노는 모습들은 도심속에서 매우 정겨운 모습이다.

모스크바의 특징은 어디를 가나 ‘서울숲’보다 더 큰 숲들이 수십 개 있고, 조금 규모가 작은 숲은 각 동리마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스크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도시가 숲으로 덮여 있음을 알게 되는데, 그 숲들이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어 정말 좋은 도심 환경이라고 할 것이다.

1990년대 모스크바 교통은 그야말로 악명 높았다. 가는 곳마다 정체, 정체였다. 주차질서 의식이 없어서, 그로 인하여 정체가 끝없이 일어났다. 오늘에 와서는 법이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린다.

주차질서 위반이나 차선위반, 횡단보도 위반(사람이 횡단보도에 발을 딛는 순간 모든 차는 멈춘다. 먼저 지나가는 경우가 없다. 횡단보도 앞에서는 아예 서행으로, 한국인들이 매우 놀라는 장면이다), 교통질서 위반시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번호판 압수, 면허증 압수, 폭탄 벌금이 부과된다. 순식간에 질서가 확립되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벌금이 사람들이 마음을 다스리고 강력한 법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보게 된다. 법치국가에서 법이 제 기능을 발휘할 때에 나타나는 유익함이다.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것도, 법으로, 그리고 강력한 법 집행과 벌금으로 사람들을 훈련하고 질서를 세워 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는 것을 막고,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2017년, 작년에 만들어진 크레믈린 주변 공원, 이름하여 ‘자레치예’는 또 다른 명소가 되었다. 그곳에 몇일 전 대극장이 문을 열었다. 대통령도 와서 연설을 할 정도로 화려하고 멋진 명소가 새로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각종 음악회, 연극을 비롯하여 문화공연이 이곳에서 펼쳐진다. 러시아는 문화와 예술이 판을 치는 곳이라는 말이 딱 맞다. 발레와 연극, 만담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 현장에서 러시아인들이 정서, 여유와 멋을 엿보게 된다.

10년 전만 해도 안전에 대한 문제로 많은 여행객들이 불안해하였다. 그래서 러시아를 가기가 무섭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곤 했었다. 지금은 매우 안전한 도시가 되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 들어가 보면 입구에서 시작하여 비디오가 모든 사람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내부에 기둥마다 비디오 설치가 되어 있어, 안전관리, 혹은 통제에 힘을 쏟고 있다.

모스크바 거리에는 거의 5천개의 비디오가 설치되어, 시민들이 안전을 살피고 있다. 기본권 침해 논란도 있을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하여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다.

9월 8-9일 양일간에 걸쳐, 도시는 축제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5백만이 모여서 축제를 벌이고, 불꽃놀이를 즐기고 환호한다. 이름만 거대 도시가 아니다. 정치·경제·문화 모든 면에서 으뜸이다. 1,500만 인구를 수용하고 있는 거대 도시지만, 교통 환경은 세계에서 이제 최상위 수준이다.

시민들을 위하여, 공동체를 생각하는 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 몇 사람만 있으면, 환경이 바뀌고 삶의 질이 바뀌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세계 속에 우뚝 쏟아가는 모스크바, 도시 기념일의 모습을 잠깐 스케치해 보았다.

한국 선교를 생각하며,
세르게이 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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