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강렬한 색, 과감한 붓놀림으로 경이로울 정도로 아름답게 밤하늘을 묘사해낸 고흐. 위대한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지만 사실 그는 평생 고질적인 어떤 통증 때문에 요양원 생활을 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바로 '편두통' 때문에 말이다.

신체적으로 참기 힘든 고통을 안겨주지만 다른 한편으로 편두통은 예술적 영감의 근원이 되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존재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일 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편두통은 그저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상의 파괴자다.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편두통 하면 왼쪽 혹은 오른쪽 머리가 아픈 것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환자마다 느끼는 통증의 강도와 빈도, 나타나는 증상은 제각각이다. 머리 전체에 걸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오심이나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문제는 그 극심함으로 인해 일상은 물론 사회활동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만성 편두통에 시달리는 환자의 상당수가 주변으로부터 게으르고 자기 관리에 소홀하다는 인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통증 때문에 괴로운데 좋지 않은 시선까지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환자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할 만 한 일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고 전했다.

편두통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극심한 통증과 더불어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이다. 오랜 기간 편두통에 시달리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어 업무 능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서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또한 만성 편두통은 심장발작, 뇌졸중, 혈전 발생의 위험을 높이고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등 편두통으로 인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환자들이 치료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있다. 관련 진단학과를 찾아 검사를 받거나 mri, ct검사까지 진행했음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에서 마땅히 대처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진통제 복용이 전부였을 것. 그러나 이는 통증의 원인을 계속해서 방치하고 것과 같다. 이때는 다른 관점에서 통증을 살펴야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편두통의 원인은 어혈에서 찾고 있다.

어혈은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잃어버려 못쓰게 된 더럽고 탁한 혈액을 말한다. 어혈은 스트레스나 피로, 장부의 기능 문제(간, 심장, 신장, 위장 등), 외상, 근골격계 문제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어혈이 혈관 내에 뭉쳐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하면 뇌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어렵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편두통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문제가 되는 혈관 속 노폐물 제거를 위해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하는 것이 좋다. 이에 풀과나무한의원 측에 따르면 뇌청혈해독탕과 같은 한약을 통해 어혈제거가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체됐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맑은 혈액이 전신을 순환하게 되면 장부의 기능과 면역력 또한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이는 전신의 건강을 강화해 몸속에 어혈이 생기는 것을 예방해준다고 한다. 김 원장에 따르면 편두통 심할 때뿐 아니라 긴장성두통, 군발두통, 속울렁거림을 동반한 소화불량 두통 등 여러 유형의 두통뿐 아니라 어지럼증치료에도 같은 효과를 보인다.

또한 뇌 혈액순환 장애로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뇌압은 정상으로 낮출 필요가 있는데 이때 침을 통해 뇌압조절이 이뤄진다. 약과 침의 효과를 동시에 적용시켜 좀 더 빠른 통증 개선이 가능한 약침, 전신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요법을 병행하면 좀 더 확실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이나 괴로움을 예술로 승화해 낸 작가들은 많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순 없을뿐더러 그렇게 될 필요도 없다. 지켜야 할 일상과 누려야 할 삶, 이뤄야 할 목표가 있는 만큼 현명한 대처,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마다 증상 및 장애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관련의 와의 구체적인 상담도 중요하다. 갑자기 심한 두통이 발생하거나 의식소실, 경련이 동반된 경우, 빈도가 잦고 통증의 양상이 바뀐 경우에는 위협적인 질환의 경고일 수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