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사, 김구원 교수 <사무엘상> 표절 논란 조사 결과 발표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09.06 10:33

답변 검토 후 “저자를 신뢰한다”

홍성사 기자간담회
▲정애주 대표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홍성사가 김구원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의 저서 ‘그리스도인을 위한 통독 주석’ <사무엘상> 표절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홍성사는 의혹 내용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바탕으로 “저자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통독 주석’ 시리즈 첫 작품으로 발간된 <사무엘상>은 페이스북 그룹 ‘신학서적 표절반대’ 이성하 목사 등에 의해 지난해 5월 키스 보드너(Keith Bodner)의 성서 주석 「1 Samuel: A narrative Commentary」내용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홍성사는 해당 도서의 판매를 잠정 중단한 뒤 관련 분야의 권위있는 학자들에게 표절 여부 조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에 따를 계획이었으나, 모두 고사해 이뤄지지 못했다. 이성하 목사에게도 조사를 요청했으나, 사양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홍성사는 지난 2017년 8월 13일 ‘표절에서 자유로운 정직한 글쓰기’를 주제로 남형두 교수(연세대)를 초청해 공개특강을 개최했다. ‘주석’에 대해서는 지난 5월 18일과 6월 1일 민영진 박사(대한성서공회 전 총무)와 변종길 교수(고려신학대학원)를 각각 초청해 ‘우리 독자를 위한 성경 주석, 성경 주석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주제로 함께 공부했다.

5일 서울 합정동 양화진책방에서 정애주 대표는 “이성하 목사님의 지적이 이유 있다고 여겼기에 대책회의를 꾸려 조사를 시작했고, 내부적으로 표절과 주석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지난 4월쯤 저자에게 문제제기한 내용들에 대한 ‘디펜스’를 요청했고, 내부 대책회의에서 저자가 보내온 디펜스 내용에 대한 검토 결과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구원 교수는 해당 ‘디펜스’에서 “참조한 책들의 내용 가운데 나름의 판단에 따라 인용 여부를 결정했다. 즉 원문에서 유추 가능한 관찰, 그 관찰로부터 내려질 수 있는 합리적 추론, 학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내용 등은 필자가 참조한 책에 수록돼 있다 해도 굳이 인용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저자의 양심과 사무엘상 주석 시리즈의 편집 방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평신도용 성경 해설서를 포함한 정보전달의 참고서들은 중복되는 내용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필자의 사무엘상은 보드너의 책과는 사용된 언어, 책의 구성, 내용 등에서 전혀 다른 책이라 할 수 있다”며 “설사 보드너의 책과 유사한 부분이라고 문제제기된 부분을 이성하 목사측의 주장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그것은 보드너 책의 약 2.33%(3678/158240 단어), 필자 책의 2.23%(2700/118923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97%는 다르다는 말”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성하 목사 측은 표절을 판별하는 ‘가이드라인’을 마치 ‘법칙’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기계적으로 적용했다”며 “다시 말해 저술 ‘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그 ‘법칙들’으로 현장을 다스리려 하지만, 표절에 대한 판별은 몇개의 ‘법칙들’을 기계적으로 적용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이고 종합적 판단이 요청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사무엘상
▲김구원 교수의 <사무엘상>.
홍성사는 해당 조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저자인 김구원 교수와 문제제기자인 이성하 목사를 초청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지려 했으나, 이성하 목사는 표절 관련 활동을 중단했다며 이를 사양했고 김 교수도 고사했다.

정애주 대표는 “저자를 신뢰하기로 한 이상, 중단된 도서를 그대로 낼 것인지, 내용을 개정할 것인지도 저자에게 판단을 일임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통독 주석’ 기획 의도에 대해 “주석들을 보면서 의문을 갖게 됐다. 우리는 성경이 쓰여진 고대근동의 상황과 정황, 현상과 배경이 어땠을까에 목말라 있는데, 주석 저자들은 ‘자기 메시지’를 넣고 있더라”며 “이제껏 ‘성경에서 성경을 뽑아내’ 왔다면, 고대근동을 살아보지 못한 오늘날 독자들에게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한 당대의 ‘컨텍스트’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애주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자라난 사람들의 질문에 답하려면, 가장 많은 관련 텍스트들을 보고 연구한 한국인 학자들이 써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주석관이 잘못 됐을까? 새로운 시각이나 주장을 담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고 특강을 통해 공부하게 됐다”고 했다.

‘표절’ 문제의 권위자인 남형두 교수는 지난해 8월 홍성사 주최 특강에서 “작금의 표절 논의가 굉장히 우려스러운 것은,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비전문가들이 이 논쟁에 너무 결정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갖다 썼다는 부분이 ‘일반 지식’이라면 표절이 아니고, 그것이 ‘독창적 아이디어’인지 ‘일반 지식’인지 구별하기도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아래 링크는 김구원 교수의 ‘디펜스’ 내용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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