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무사가 수 없이 많은 좌절 끝에
마지막이라이라 여기며
머나 먼 길을 지나 큰 스승을 찾아가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하시어
큰 무예를 이루셨습니까?
가엾은 제게 좀 알려주십시오.

"평소엔 쉽게 입을 열지 않던 분이
이날만은 젊은 무사의 진지함이 마음에 들어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이기려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하네!"
"선생님, 어찌 이기려 하지 않고 겨룰 수 있단 말입니까?"
"어렵겠지. 하지만, 겨루기만 하란 말일세!"

"선생님, 어찌 그것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상대를 미워하지 말고 칼을 잡을 것,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말고 칼을 들 것,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칼을 쓸 것!
그렇게 된다면 자네에게 남는 것은
오직 칼과 칼이 겨루는 무예만이 남을 걸세!"

우리가,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며,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고,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은 채
''''삶이라는 칼''''을 쓴다면,
어떤 삶이 펼쳐질까요?

미움을 넘어 사랑하고,
낮은 삶의 자리로 내려오시고,
죽음의 십자가 복판을 지나신 분의 형상이 떠오릅니다. <산>

<2005.9.4. 다시 묵상함. 이주연>

*오늘의 단상

길을 가기 전에 주 앞에 무릎을 꿇으십시오. 내가 죽고 주의 길로 나서게 됩니다.
<이주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