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약 30년 사이 무엇이 개선되고 악화됐나?

김신의 기자 입력 : 2018.08.29 22:03

2018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 열려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
▲2018 북한인권백서를 들고 개회사를 전하는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이재춘 이사장. ⓒ김신의 기자

2018 북한인권백서 발간 기념 세미나가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주최로 8월 29일 (사)북한인권정보센터 남북사회통합교육원에서 진행됐다.

개회사를 전한 이재춘 이사장은 "12년이 지났지만 전체적 상황이 별로 달라진게 없다는 것이 저희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정상회담에서도 인권이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다. 참 안타까운 현실을 안고 있다"며 "그렇지만 우리 센터에서 일하는 연구원은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리가 강물같이 넘쳐 흐르는 자유 통일 대한민국, 바로 그날을 목표삼고 지금도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격려사를 전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북한은 핵문제보다 외부와의 인권문제를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인권 유린 실태를 기록하는 사실 자체가 북한의 인권 유린을 막는데 큰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2018 북한인권백서는 객관적 자료 부족을 해소하여 자료 수요를 충족하고, 국내외 관심을 제고하며 북한인권의 실질적인 개선과 향후 과거사 청산에 기여하기 위해 발간됐다.

이번 2018 북한인권백서는 전년도 대비 3.7% 증가한 71,473건의 사건과 5.0% 증가한 42,981명의 인물을 다룬다. 2018년 추가된 자료가 더해짐에 따라 2010년 이후의 북한인권 침해사건 비율은 8.1%(5,583)에서 9.2%(6,575) 증가했다.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

전체 사건은 총 16개 유형에 따라 분류됐고, 그 중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이 42,924건(60.1%), 이주 및 주거권이 9,711건(13.6%), 생명권이 7,675건(10.7%) 발생해 비율 전체의 84.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인물은 피해자 36,739명(85.5%), 가해자 1,936명(4.5%), 증언자(목격자 포함) 3,524명(8.2%), 그리고 기타 인물 782명(1.8%)의 비율로 나타났다.

경험과 목격이 각각 39.1%, 41.5% 비중을 차지하며, 정보 제공자는 피해자 39.1%, 목격자 24.7%, 피해자 가족 및 친척 12.4%, 피해자의 동료 9.1% 순서로 나타났다. 가해자와 그 동료, 친척들 스스로 정보를 제공한 비율은 0.1%로 매우 낮았다. 이중 인터뷰에 의한 사건 정보는 93.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수기 혹은 출판물이 3.6%(2,605), 신문 혹은 발행기사가 1.8%(1,270)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입국연도가 명시된 사건 증언자 10,945명을 분석한 결과, 증언자 1인당 6.0건의 사건이 보고됐다. 1980년대 입국 증언자 9.8건, 1990년대 9.2건, 2000년대 6.4건, 2010년 이후 5.7건으로 계속 감소추세에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인권실태 비교 분석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
▲1990년대 2000년대 인권실태 비교 분석.

1990년대에 비해 비율이 낮아진 인권침해 유형은 생명권(13.4% 감소), 정치적 참여권(1.4% 감소), 생존권(10.5% 감소), 건강권(2.0% 감소), 노동권(1.8% 감소), 교육권(0.8% 감소)이고, 발생 비율이 높아진 인권침해 유형은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21.4% 증가),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2.4% 증가), 이주 및 주거권(6.4% 증가), 재생산권(0.4% 증가)이다.

이에 따라 1990년대가 2000년대보다 생명권과 정치적 참여권, 생존권, 건강권, 노동권, 교육권에 대한 권리 침해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높고, 많이 발생했으며 2000년대 이후 감소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생존권(북한 인권침해 사건 유형 중 생종권은 식량권을 의미한다)은 1990년대 1,643건이 보고되었으나, 2000년대는 343건만이 보고되어 생존권 위협은 상당 수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식량권 침해 사건 비율이 다른 시기에 비해 높은 이유에 대해 북한인권정보센터는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이 중단되면서 식량난으로 인해 아사자가 대규모로 발생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와 5분의 1로 감소됐다. 결과적으로 2000년대 이후 생존권, 교육권, 건강권은 개선되고 있으나,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이주 및 주거권, 재생산권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2000년대 이후 생존권, 교육권, 건강권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호전되고 시장을 통한 식량과 필수 생활용품 구입이 용이해져 국제인권 A규약(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분야에서 상당한 인권개선이 진행되고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이주 및 주거권, 재생산권과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에 대한 사건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북한주민들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국제인권 B규약)는 여전히 심각한 침해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2000년대와 2010년 이후 인권실태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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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2010년대 인권실태 비교 분석.

2000년대에 비해 2010년 이후 발생 비율이 낮아진 인권침해 유형은 개인의 존엄성 및 자유권(8.9% 감소), 이주 및 주거권(3.5% 감소), 재생산권(0.6% 감소)이며, 발생 비율이 높아진 인권침해 유형은 생명권(6.2% 증가),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3.3% 증가), 노동권(1.4% 증가), 재산권(0.8% 증가)다.

이에 따라 2010년대가 2000년대보다 생명권,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노동권, 재산권 침해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높고,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생명권은 2010년 이후 사건 발생 비율(13.3%)이 2000년대(7.1%)와 비교하였을 때 약 2배로 증가했다. 이 이유에 대해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정권안정, 사회질서 및 치안유지 정책 강화를 위해 비공개 처형 등의 비율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개처형 대신 비공개 처형이 진행된 이유에 대해선 "국제사회 비판에 대한 의식으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형법과 증언을 종합해 2010년 이후 피의자와 구금자의 권리 사건 비율이 8%로 상대적으로 2000년대(4.7%) 보다 높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1990년대 이후부터 탈북 및 강제송환 빈도가 높아지면서 보위부 및 안전부 조사 및 구류시설, 단련대, 집결소(교양소)에 구금되어 발생하는 인권침해가 증가했고 더불어 2010년 김정은 시대 이후 북송된 탈북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처벌 강도가 높아지면서 구금시설 내 환경이 더 열악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2000년대와 2010년 이후 시기의 상황을 비교해서 살펴보았을 때 사건 유형별 발생 비율이 달라진 점은 있으나 현재까지 다양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어 북한주민들은 여전히 심각한 침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 현장. (왼쪽부터) 이재춘 이사장,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 태영호 장관, 패트리샤 게디 교수, 오경섭 연구위원, 이원웅 교수. ⓒ김신의 기자

제2차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북한이 수용한 권고안들에 대한 이행 여부

특별보고서에서는 보편적 정례 검토(UPR)와 관련해 북한의 권고 이행 여부 감시 보고가 준비됐다. UPR이란 유엔 인권이사회가 각 유엔 회원국 인권상황을 평가하는 자리로, 불평등과 모든 종류의 차별을 해결토록 기여하고 모두를 위한 인권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검토대상 회원국, 유엔기구, 시민사회단체가 제공하는 정보 및 이전 UPR에서 수용한 권고를 바탕으로 검토하며 검토 대상 국가는 권고를 수용 또는 거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북한은 지난 2009년 12월 1차 UPR을 가졌다. 당시 북한은 167개의 권고안 중 50개를 즉시 거부했고 117개 권고안 중 81개 권고안을 수용하고 6개는 부분 수용, 15개는 차후 검토, 14개를 거부했다. 2014년 4월엔 269개 권고안 중 83개를 즉시 거부했고, 114개를 수용, 3개는 부분 수용하고 58개는 차후 검토, 10개를 거부했다. 다음 UPR은 2019년 5월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생명권과 이주,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권고안을 즉시 거절하는 한편, 국제협력(국제인권기구 24개 수용/2개 부분 수용, 국제인권케미니즘과 협력 13개 수용/2개 부분 수용, 국제원조 6개 수용)과 소수집단인 아동(25개 수용), 여성(21개 수용), 장애인(6개 수용), 구금자(2개 수용, 2개 부분수용) 인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12년엔 유엔 특별보고관 카타리나 데반다스 아길라 장애인인권특별보고관의 북한 방문을 허가하기도 했다.

이외 이주권(1개 수용), 인권교육과 인권인식제고(8개 수용), 노동권(1개 수용), 식량권(12개 수용), 주거권(2개 수용), 보건 위생에 대한 권리(6개 수용)에 있어서도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
▲2018 북한인권백서 세미나 현장. (왼쪽부터) 안현민 연구원, 오경섭 연구위원, 이원웅 교수. 송한나 연구원. 패트리샤 게디 교수. 김엘라별이 통역. ⓒ김신의 기자

권고 이행 여부 조사를 위해 북한인권정보센터 측은 권고 이행 검증 기간 동안의 북한 이탈 주민에게 117개 권고 사항에 대한 설문 및 심층 면접을 진행했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부분과 조금씩 개선이 되는 부분을 확인했다.

북한이 가장 잘 지킨 권고안은 지속적 노력 없이 가시적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입법조치에 관한 부분으로, 그 예시로 신소 제도가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신소 제도에 대해 모른다고 답변하거나, 신소제도를 당국의 추가적 감시도구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언에 따르면 신소 제출자가 역으로 누명 쓴 사례가 자주 목격됐고 신소를 제기하는 것을 두려워하게됐다고 한다.

경제사회 면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볼 수 있다. 2014년도 북한의 UPR에 따르면 농업 생산량을 높이고 식량 상황의 개선을 높였다고 하나, 조사 결과 96%는 식량 배급이 증대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히려 당국 정책 이행을 위해 노동력이 동원돼 스스로 식량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도 저지당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여성권 면에서도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없다는 답변 비율이 98%에 달했다.

반면 아동권 면에 있어선 다소 긍정적인 면이 보였다. 아동권에 개선됐다고 대답한 비율은 26%로, 모든 아동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어와 수화 면에서 상당히 긍정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있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과 인권의 관계는 물과 기름의 관계와 같아 여러 면에 제한적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지만, UPR이 인권 분야임에도 북한이 적극 참여하는 활동 중 하나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평했고, "지속적으로 긍정 변화를 만들어 다른 곳에도 파급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이재춘 이사장(북한인권정보센터)의 개회사,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의 축사, 태영호 공사의 격려사, 안현민, 송한나 연구원의 주제 발표, 토론,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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