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다른 아이에게 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한편으로는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집이 센 아동이다. 어떤 경우든 부모에게는 걱정의 대상이다.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면 천진스럽고 마음이 자연스럽게 자라나지 못할 것 같고, 고집이 세면 다루기 어렵기에 잘못 성장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지기 싫어하는 아동은 통제에 어려움이 있거나, 불쾌한 기분이거나, 과격한 행동을 취하는 특징을 갖는다. 지기 싫어하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을 몇 가지 생각해 보자.

1. 심리 상태의 문제

지기 싫어하는 아동은 겉으로는 의욕이 강한 것처럼 보인다. 남에게 지지 않으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이 진정성 있는가에 대해서는 심리적 관점에서 고찰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감정이 강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기 싫어하는 아동은 생각하는 이성의 사고력보다는 감정의 우위성을 보인다. 생각하는 이성(理性)적 사고에 의해 행동하기보다는 감정에 지배되는 편이다. 이런 아이는 기분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많다. 기분에 맞으면 상당한 활력을 갖고 행동하지만, 맞지 않으면 사실이나 사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포기하거나 내동댕이칠 것이다.

그러나 이 유형의 아이들이 갖는 장점은 에너지이다. 이들은 감정이 강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하면 열심히 집중하는 편이다. 이로써 추진력을 보일 것이고 활력 있고 강한 에너지를 갖는다.

반면에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때에는 단점이 된다. 이런 성격은 성장하면서 조금의 변화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대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모두 인격의 변화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인격이란 성격과 다른 것이다. 성격이 아이의 중심을 차지하므로 거의 변화되지 않지만, 인격이란 나이가 들고 지식이 늘며 경험이 쌓이면서 상당한 변화를 보인다.

2. 병리적 측면

우리는 지기 싫어하는 아이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이들은 겉으로 보면 의욕이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인정받고자 하는 열등감이 강하게 작용한다. 이들의 열등감이 자칫 자신감으로 인식되는 오해가 없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서 우리는 자존감이 저하된 상태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지기 싫어하는 아동에게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은 존재 가치의 저하가 1차적이기 때문이다. 존재 가치의 저하는 아동이 자신의 가치를 낮게 여기는 현상인데, 이는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으로 실제와 다를 수도 있다. 객관적으로 보면 상당한 능력이 있는데도, 다른 아동과 비교해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실제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자존감 저하는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다. 아동이 객관적 근거로 얻어낸 게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생각에 의해 내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신의 단계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으로서 역동적인 힘이라 할 수 있다. 이 역동적인 힘은 아동에게 있어 일정한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게 마련이다.

3. 부모의 양육 방법

지기 싫어하는 아동을 부모의 양육 관점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부모가 불필요한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부모의 불필요한 잔소리는 부정성을 증가시킨다.

물론 부모의 말이 모두 잔소리라고 할 수 없다. 모두 아동에게는 필요한 말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부모의 말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이 듣고자 하는 말인가 그렇지 않은 말인가에 기준이 있다. 이는 잔소리와 조언(助言)의 차이로, 부모들이 가장 혼동하는 것이다. 아동이 듣기 싫은 말이라면 어떤 좋은 말도 잔소리이고, 듣고자 하면 무슨 말이라도 조언이 된다.

부모의 강압적인 양육 방법과 관련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흔히 듣던 많은 말들을 생각할 수 있다. “늦었다, 빨리 일어나라, 서둘러라, 당장 손을 씻어라, 숙제부터 해라, 성적이 왜 이 모양이냐, 빨리 잠을 자라!” 등 부모는 끊임없이 걱정하고 잔소리하고 밀어붙임으로써,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려 한다.

물론 이러한 ‘채근’을 걱정과 사랑의 표현으로 생각하면서 부모 노릇을 잘하기 위해 애쓰는 태도라고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아동에게 부정적인 심리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양육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면, 그와는 대립되는 것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지기 싫어하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고 해도,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보이는 법이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