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무효확인 재판 판결문 공개

이대웅 기자 입력 : 2018.08.21 16:23

“교회의 목사 청빙권” vs “교단의 제한 유효”

총회재판국
▲통합 총회재판국 모습(사진은 이 칼럼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의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판결문이 공개됐다.

서울동남노회 김수원 목사 외 13인이 전 서울동남노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결의무효확인의 소에서 재판부는 표결에 의해 8대 7로 지난 8월 7일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세습이라는 용어는 언어도단”

재판부는 먼저 소위 세습방지법이 나와있는 헌법 정치 제2편 제28조 6항을 언급했다. 제1호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를 청빙함에 있어 해당 교회에서 사임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직계비속은 청빙할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목회지 대물림(세습)이란 용어의 사용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헌법에는 목사 청빙 청원으로 돼 있음에도 세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세상 법에서 재벌 개혁에 대한 반감 정서를 이용하여 여론몰이, 특히 국민(불특정 다수)에게 호감을 받기 위해 혹은 반기업 정서의 힘을 이용해 여론 형성을 통해 진짜 세습이 이루어진 양 둔갑시키는 용어”라고 전했다.

이들은 “세습이라는 용어는 실체도 없고, 철학적으로 말하면 형이상학적 표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교회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한다”며 “실제로 명성교회에서는 적법한 절차인 당회와 공동의회의 결의로 명성교회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청원 건이 민주적 방법으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것이 세습이라고 칭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러므로 원고들의 주장인 세습이란 용어는 헌법 규정에 없고, 목사 청빙 청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원고들의 주장대로 목회지 대물림 혹은 세습이라는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은퇴하는’? ‘은퇴한’?

두 번째 쟁점으로 해당 목회자 청빙 직전 은퇴한 목사에게만 이 법이 해당되는지 여부가 달린, ‘은퇴하는’ 문구에 대해서도 해석했다. 재판부는 “‘은퇴하는 목사’ 와 ‘은퇴한 목사’는 명백하게 다툼 없는 증거가 발견된다”며 “이전에는 3호 ‘해당 교회에서 이전에 사임(사직) 또는 은퇴한 위임(담임)목사 및 장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가 있었으나, 개정 헌법 규정에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이 법안이 ‘은퇴한 목사’에게도 해당한다고 하는 것은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헌법위원회에서 ‘은퇴한 목사’의 경우도 청빙할 수 없다는 해석을 했다고 주장하나, 그런 해석은 없었다”며 “헌법위원회는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지 않은 위임(담임) 목사 또는 은퇴를 준비중인 목사, 시무중인 장로 또는 은퇴를 준비중인 장로’, 즉 현재 해당 교회에서 시무중인 목사와 장로에 대해 세습을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문제는 (세습방지법의) 제99회 총회 입법 과정에서 제3호가 부결되면서 일어난 것이므로, 세습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감안해 향후 이에 대한 수정과 삭제와 추가 즉 보완 개정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며 “이는 ‘이미 사임(사직) 또는 은퇴한 위임(담임) 목사 및 장로의 경우는 청빙에 위와 같은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했다.

총회재판국장 이경희
▲총회재판국장 이경희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세습방지법 자체의 문제도 제기

재판부는 소위 세습방지법 자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먼저 “그보다 이념적·논리적으로 우선하는 헌법 제1편 교리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헌법 제2편 정치의 정치원리에 위배되고,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 교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으로 즉시 개정돼야 하고 그 때까지 당연히 적용·시행이 중지돼야 한다”며 “이 점에서도 이 사건 결의는 헌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제101회기 총회헌법위원회는 ‘헌법 정치 제2편 제28조 제6항(세습방지법)은 그리스도 정신이 정한 내용에 합당치 않고, 본 교단이 채택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정치원리(장로교 법 취지) 등에 합당치 않아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사료되어, 수정·삭제·추가 즉 보완 개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며 헌법위원회 해석도 제시했다.

더불어 “위 해석은 제102회기 총회헌법위원회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헌법위원회는 위 조항이 헌법의 신앙고백과 정치원리와 충돌되고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명시적으로 위헌이라 판단하진 않았다”며 “총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은 제101회기 헌법위원회의 헌법해석 취지에 따라 개정 시까지 해당 조항의 적용과 시행을 중지하고, 지체없이 해당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지교회 정관과 배치되는 헌법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지교회 교인들이 담임목사를 청빙하는 일을 교인들의 고유한 기본권으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권리이고, 개인에게 양심의 자유가 있듯 교인들은 정치 조직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정하신 대로 설정할 자유권이 있다”며 “법원도 교회의 법적 성격에 대해 교단과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 사단으로 보고 있어, 설령 교단 헌법이라 하더라도 명성교회의 자치 규범인 정관에 편입돼 있지 않거나 교회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일 경우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총회재판국은 “따라서 작금의 우리 세대에 명성교회의 절차적 하자 없이,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청원 건은 양심의 자유, 교회의 자유, 교인의 권리에 대한 기본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며 “해당 법률의 단서규정 ‘자립대상 교회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역시, 미자립교회의 목사 청빙권은 가능하고 자립교회인 명성교회의 목사 청빙권은 금지하고 있어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권과 종교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발표했다.

명성교회 청빙결의 무효소송
▲명성교회 관련 재판 당시 피켓시위가 벌어진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소수 의견

판결문에는 청빙이 무효라고 했던 7인의 ‘소수 의견’도 명시하고 있다. 7인의 재판국원들은 “법 해석에 있어 일반규정보다는 특별규정이, 원칙규정보다는 예외규정과 제한규정이 우선하는 것은 당연한 법리”라며 “세습방지법이 양심의 자유와 교회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정치 제1·2조에 위반해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 헌법도 기본권의 헌법적 한계를 규정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헌법 정치 제28조 제6항(세습방지법)이 즉시 개정돼야 하고 그때까지 적용·시행이 중지돼야 하므로 청빙승인 결의가 헌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헌법위원회의 해석에 근거한 주장은 목회정책론으로나 입법론으로서의 타당성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현재 시행되는 현행 헌법의 해석론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주장으로서 부당하다”고 전했다.

또 “지교회에 자유가 있지만 교단에 소속된 이상 교단에 의한 지교회의 종교적 자율권 제한을 수인해야 한다. 대법원도 ‘소속 교단에 의해 지교회의 종교적 자율권이 제한되는 경우, 지교회로서는 교단 내부의 관련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관련 내부 절차가 없거나, 그 절차에 의해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 그 제한을 수인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3다78990)”며 “명성교회는 양심의 자유, 교회의 자유라는 일반적 원칙을 선언한 헌법 규정에 우선하는 예외규정이자 특별규정인 세습방지 규정을 준수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은퇴하는’에 대해서도 “세습방지법을 현재 담임목사로 있는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해석할 경우, 의도적으로 어떤 연도 말에 퇴임하는 목사의 직계비속을 그 해에 청빙하지 않고, 이듬해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경우에도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결과가 되어 심히 부당하다”며 “그와 같은 해석은 위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게 되는 결과가 되어, 위 규정의 사문화를 초래하고 세습 제도의 방지라는 원래 목적이 형해화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반박했다.

삭제된 3호에 대해서도 “이 조항을 삭제한 근본적 이유는 사임 혹은 은퇴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난 경우처럼 ‘목회 세습’과는 전혀 상관없는 청빙에까지 이 조항을 동일하게 적용해 금하는 것은 너무 엄격하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해당 법률을 신설하기 전 이미 은퇴한 목사 등의 경우에까지 세습을 제한하면 소급입법에 해당하는 것을 고려한 결과이지, 은퇴할 때까지는 세습이 안 되지만 은퇴식 다음 날부터는 세습이 허용된다는 의도로 제외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퇴임한 목사’의 범위를 최소화해 해석할 경우에도, 이 규정의 신설 이후 퇴임하는 목사의 후임으로 직계비속이 아닌 다른 담임목사를 청빙했다가 어떤 사정으로 그 후임 담임목사가 퇴임한 후 전전임 담임목사의 직계비속이 청빙되는 경우에도 이 규정이 적용범위에 포함되는지는 논의될 여지가 있다”며 “그러나 적어도 이미 퇴임한 목사의 후임 담임목사 청빙 없이 바로 후임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경우에는, 퇴임 이후 기간의 장·단에 상관없이 위 규정에 해당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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