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훈
▲백성훈 목사.
리더(Leader)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탑(top) 리더’이고 또 하나는 ‘서브(sub) 리더’이다. 탑 리더는 공동체 조직 안에서 가장 상위에 위치하며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리더이고, 서브 리더는 탑 리더와 팔로워들 사이에 위치하여 상위 리더를 돕는 역할과 동시에 팔로워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리더이다.

그 동안 리더십에 대한 교육은 탑 리더에 집중되어 있었다. 모든 최종 결정권과 인사권, 재정권 등의 운영에 필요한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돌아보면 탑 리더의 중요성은 여지 없이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실제적 리더 역할은 서브 리더가 더 많이 감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문제는 소위 사역기관들뿐 아니라, 교회 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 간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필자가 경험하고 또 많은 팀들을 살펴보면서 한 가지 공통된 문제로 느껴졌던 것은, 탑 리더에게 집중된 권한이 서브 리더에게는 너무 없거나, 아니면 탑 리더가 서브 리더에게 모든 것을 맡겨 서브 리더가 너무 많은 권한를 가지고 있는, 이른바 ‘권한의 불균형’ 현상이었다. 첫 번째 경우를 ‘탑 리더 중심의 공동체’ 라고 하고, 두 번째 경우를 ‘서브 리더 중심의 공동체’ 라고 하자.

탑 리더 중심의 공동체는, 탑 리더가 서브 리더에게 권한을 주지 않은 만큼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을 맡겨서는 안 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그만큼 탑 리더가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왜냐하면 권한이 없는 서브 리더는 행정적 위치에서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팔로워들은 서브 리더를 탑 리더의 비서나 서비스 직원 개념으로 받아들인다. 서브 리더는 공동체에 중요한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정도에 그치게 된다. 팔로워들에게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서브 리더들은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권한이 없기에 개입하기가 어렵다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탑 리더들이 권한을 주지는 않으면서도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들의 많은 분량을 서브 리더들에게 맡기고 있다. 즉 탑 리더 중심의 공동체이나 실제로는 서브 리더 중심의 공동체로 운영하면서, 책임과 권한이 없는 서브 리더가 일하기 어려운 체제를 스스로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탑 리더가 서브 리더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까지 생긴다면, 서브 리더는 더 이상 일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탑 리더가 바쁘다는 이유로 공동체를 자주 만나지 않는다. 만나더라도 대그룹으로 일방적인 강의나 권면으로 만나고, 개별적인 만남을 가지지 못한다. 그래서 서브리더가 개별적 만남과 행정적인 일까지 도맡아 감당한다.

그러다 팔로워 중 탑 리더에 대한 서운함과 오해들로 불평을 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러면 이 사실을 안 탑 리더는 서브 리더를 탓한다. 공동체를 잘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그가 말하는 관리는 비록 탑 리더 자신이 시간을 내서 자주 만나지 못하고 소통을 하지 못해도, 서브 리더가 공동체가 건강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탑 리더는 리더로서 무책임하며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이 경우의 책임은 분명 탑 리더에게 있다. 탑 리더가 탑 리더로서 일을 못한 것이다. 서브 리더에게 그만큼 권한을 준 적도 없다.

결국 서브 리더는 해야 할 일은 많으나 할수 있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브 리더가 이런 어려움 가운데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능력 부족이 되고,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그것을 근거로 자신의 리더십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이런 잘못된 리더십은 이제 변화해야 한다.

건강한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점은 권한을 잘 나누고, 책임을 미루지 않아야 하며, 결정을 미루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서브 리더 중심의 공동체에 대헤 살펴보겠다.

백성훈 목사(<팀사역의 원리> 저자, 김포 이름없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