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
1943년, 7월 일본에서 유학하던 윤동주는 급히 귀향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귀향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검거되어 2년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형기를 다 마치기도 전에 가족에게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윤동주의 시신을 찾아가라는 전보였습니다.
형무소로 찾아간 가족은 함께 잡혀간 사촌 형, 송몽규에게
끔찍한 사실을 들었습니다.
두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주사를 계속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시 한 달 뒤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윤동주가 세상을 떠난 지 불과 반년 만에 조국은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그의 시는 광복 후, 3년이 지나서 발표되었고,
그의 젊은 날의 고뇌와 그가 꿈꿨던 작은 소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광복의 기억이 저만치 멀어져가는 지금에도 깊은 울림을 남겨 줍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는
그의 소망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는 비록 광복의 조국을 맞이할 수 없었지만
그의 다짐을 따라 이웃을 사랑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류 완/집필위원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