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닌 제게 나타나신 주님 드러내고 싶어요”

김신의 기자 입력 : 2018.08.10 18:48

힙합으로 신앙 고백하는 신인 아티스트 ‘레비드’

’쇼미더머니’, ‘고등래퍼’를 비롯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다소 낯선 장르였던 ‘힙합’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 가운데 기독교 신앙을 가사에 담은 비와이가 음원 차트를 휩쓸고 우승까지 거머쥐며, 교계에서도 힙합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제 기독교 문화에도 새 바람이 부는 걸까?

자기만의 멋과 도취를 가리키는 스웨그(swag)와 상대방을 비판한다는 디스(dis), 바로 힙합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그런데 이 ‘힙합 CCM’에선 그 두 가지를 느끼지 못했다.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간증’ 뿐이었다. 주인공은 LEVID(레비드, 본명 박주영). 포털에서 그의 프로필을 찾아보니 더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알고 보니 신앙을 시작한지 1년 정도된 청년이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시를 쓰던 소년은 영국 문학을 전공한 후에
작곡가 겸 래퍼가 되기를 결심한다.
파도에 부딪히는 돌이 모래가 되듯,
오랜 시간 음악을 동경하던 남자는 Levid가 되었다”
– LEVID의 포털 프로필 中

CCM 힙합 신인 레비드(박주영)
▲CCM 힙합 신인 레비드(본명 박주영). ⓒ김신의 기자

- 프로필이 인상 깊었다.

“원래 시를 쓰는 걸 좋아해서요. 겪은 일들이 많은데 시가 아니면 길어지다 보니, ‘돌이 파도에 부딪혀서 모래가 되듯’ 이 부분은 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느낌을 담았어요.”

-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다.

“남들과 비슷한 과정이었지만, 제겐 받아들이기 힘든 시간이었어요. 제게 잘 맞지 않는 일을 할 때 보통사람보다 힘겨워 하는데, 공부가 그러했어요. 처음 맛본 좌절은 2010년. ‘내가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맞이할 수 있지’ 할 정도로 수능을 망쳤죠. 그 다음에 인생을 책임질 나이가 되고 수년간 외무고시를 준비했는데 실패했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오랜 시간 노력을 하고 최선을 다했는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안 된 거예요. 삶에 소망을 다 잃었죠. 상심한 마음이 너무 커서 계속 울었는데, 정말 사람이 한달 동안 쉬지 않고 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친구도 부모님도 제가 너무 걱정돼서 집에 찾아오고 위로하고 했지만 위로가 안됐어요.”

- 그때는 교회를 안 다녔는지.

“네 그때까진 신앙이 없었어요. 중고등학교 때 친구 따라 교회에 간 적도 있고 군대 종교 행사도 갔지만, 그땐 그냥 병원을 찾는 느낌이었어요. 힘들 때 의지할 공간이 있다. 딱 그 정도. 지금 생각하면 성령 체험도 있었지만 그냥 ‘해프닝’이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두 번의 실패를 겪고, 누가 와서 무슨 위로를 하고 사랑을 전해도 나아지질 않는데, 정말 갑자기 ‘누군가가 날 사랑한다’는 생각이 크게 느껴졌어요. 근데 그 사랑은 제 감정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감정이었어요. ‘이게 하나님인가?’ 하고 성찬식을 하면서 예수님을 영접했어요.”

CCM 힙합 신인 레비드(박주영)
▲CCM 힙합 신인 레비드(본명 박주영). ⓒ김신의 기자

- 갑자기 성찬식을?

“그땐 교회를 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근데 전 살 소망이 끊어졌으니 그냥 다시 살아선 답이 없겠더라고요. 예전에 중고등부 수련회에서 방언으로 기도하던 애들이 있었는데, 험난하고 무거운 삶이 사라질 리 없으니 성령과 방언을 동시에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리고 신약만 있는 작은 성경책을 딱 폈는데 ‘성령’이랑 ‘방언’ 두 단어가 있는 사도행전 2장 4절(저희가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방언으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인 거에요. 소름이 돋았어요. 내게 주시는 체험이구나 하고 그 뒤로 보름 동안 울면서 성경만 보고 성경 강해만 들었어요.

그리고 그땐 저희 집 주변에 마커스 예배가 있어서 해오름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내 발로 교회에 걸어왔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죠.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 나인데, 하나님께서 제가 돌아오기까지 27년이란 세월을 기다리신 거예요.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굳이 안 그러셔도 되는데 제게 자신을 나타내셔서 하나님 자신이 계시단 걸 알려주시고, 저를 기다려주신 게 감사하고 죄송해서 막 울었어요. 설교 들으면서도 울고 찬양하면서도 울고 계속 울었죠.”

- CCM 사역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계속 울다가 나중에는 큰 기쁨을 느끼게 됐어요. 찬양이 너무 기뻐지더라고요. 세상은 다 나의 경험, 내가 한 사랑, 잊혀진 사랑을 노래하고, 힙합은 멋을 얘기하고 자랑을 하잖아요? 그런데 찬양은 우리는 약하고 죄인이고 부족하지만 반대로 하나님께서는 우릴 이끌어 가시고, 우린 그런 하나님을 높이는데 그게 가장 기쁨이 되었어요. 이런 기쁨을 세상에서 맛 본적이 없었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가장 기쁜 일, 찬양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과거 제가 신앙이 없을 땐 음악을 하고 싶은데 음악을 못하니까, 힙합을 하려 했어요. 그땐 상황이 안 열렸는데, 찬양이 기뻐지니 상황이 열린 거 같아요. 제게 있어서 부모님 설득이 제일 큰 문제였는데, 허락을 받았어요. 제가 주변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안 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주변에 힙합 하는 친구들이 자랑하는 건 저랑 맞지 않을뿐더러 기쁨이 되지 않았어요.

소망이 끊어져 죽으려던 그런 때에 하나님께서 제게 나타나셔서 영과 육을 구원해 주신 것을 느끼니 자연스레 자랑이 주님이 되는 거죠. 제게 주님이 이런 분이셨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생각보다 직설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공격하려는 메시지를 담진 않았어요.”

- ‘레비드’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는지.

“처음엔 증거(Evidence)란 이름을 쓰고 싶었어요. 영문학과니까 뭐든 영어가 생각나요. 근데 너무 길고 어려울 것 같아서, 앞에 네글자 ‘Evid’만 쓰고 싶었는데, 그러자니 발음이 애매하더라고요. 고민하다 결국 주님이 증거 되어야하니 ‘Lord’의 ‘L’을 붙여서. ‘Levidence’가 됐는데, 레위지파가 비슷할 스펠링(Levites)이라 신기했어요.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이름인 걸 느꼈어요.

또 이름이 겹치는 것도 확인을 해야 하잖아요? 검색하니까 단 하나의 검색결과가 나왔는데 캐나다 작명 사전 같은 거였어요. 거기서 LEVID 영적 속성이 써있는데 저랑 너무 잘 맞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어요. 이건 주님이 주신 이름이라고 확신을 했죠. 본명도 개명해서 한자를 바꿨어요. 달려갈 주, 영화로울 영으로 해서 주님의 영광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의미로요.”

CCM 힙합 신인 레비드(박주영)
▲CCM 힙합 신인 레비드(본명 박주영). ⓒ김신의 기자

- 교회에서 곡을 낸 걸 아는 사람이 있나요? 반응이 궁금한데요.

“처음에 찬양 곡을 냈을 때 부끄러웠어요. 완벽한 수준도 아니고 부족하고, 교회에서도 말을 못했어요. 그래도 곡이 쌓이면 이런 곡을 냈다고 조금씩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곡을 쓴다면 80%는 제 아이덴티티가 드러난 신앙 노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사람들이 ‘걔 노래 쌔더라’하고 ‘여러 번 듣고 싶은 타입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곡이 여럿 쌓이면 다른 곡을 통해서 신앙이 드러난 곡을 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해요.”

- 이번에 교회 수련회에 참석하셨다고.

“이번에 스태프로 섬기면서 수련회를 가게 됐어요. 크리스천투데이 인터뷰를 앞두고 저녁 때 기도를 했는데, 회개가 되더라고요. 제가 낸 곡은 주님에 대한 곡, 주님이 어떻게 제게 나타나셨는지 말하는 곡인데, 이 노래가 인기가 좋으면 마치 내가 잘한 거 같고 인기가 없으면 제가 못한 거 같은 그렇게 생각하는 거 자체가 교만이란 걸 느꼈어요. 동시에 제가 높임 받게 되는 걸 조금은 바라지 않았나, 본질이 틀어진 걸 깨닫고 회개했죠.

그 다음에 ‘어떤 아티스트가 되어야할까’ 하는 대한 답으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는 것이 아니고 ‘주님이 제게 어떤 분이셨는지’를 드러내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고 답하셨어요. 이게 제가 가져야할 바른 마음이라 느꼈어요.”

- 성경은 평소에 어떻게 보시는지.

“지난 설교 말씀을 계속 기억하려고 하는 것 덕분에 성경 안에서 살 수 있는 게 아닌가 해요. 그리고 매일 고백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택한 사람이란 걸 잊는 거 같아요. 그래서 매일 고백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크리스천투데이 SNS의 ‘오늘의 묵상’도 보고 있어요(웃음).

얼마 전에는 제가 악인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의 묵상’이 요나서에 성내지 말라는 성경 구절인 거예요. 그리고 기도하는데 내가 죄인일 때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주님처럼 악인을 긍휼과 사랑으로 품어야 된다는 마음을 주시는 거에요. 제게 베푸신 게 긍휼과 사랑이었기 때문에. 그 마음을 갖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사는 것에 대해 조금씩 의식을 하는 것 같아요. 단단해져가는 과정에 들어간 거 같아서 되게 감사해요.

언제 한 번은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아브라함을 왜 택하셨는지, 그런 내용을 담은 기사를 봤는데, 주님은 우리의 주인 된 분, 만유의 모든 것을 통치하고 주관하시는 분인데 사람들 안에 그 확고한 믿음이 없는 것 같다는 거였어요. 내 인생은 내 인생이고, 하나님은 내게 도움을 주시는 분, 그렇게만 생각하고 하나님께서 모든 순간에 관여한다는 생각을 잘 안 한다는 거예요. 아담과 하와가 환경적으로 완벽할 때 타락을 했는데, 주를 보지 않고 우리의 것을 볼 때 타락을 한다는 걸, 세상적으로 잘 될 때 타락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님이란 고백,창조의 주님, 그분을 의식을 하고 사는 게 중요한 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주권. 모든 것이 하나님께 있다는 걸 생각했던 거 같아요.”

CCM 힙합 신인 레비드(박주영)
▲CCM 힙합 신인 레비드(본명 박주영). ⓒ김신의 기자

- 다음 곡에 대한 예정은.

“음악을 독학으로 했는데, 부족함이 많아요. 그런데도 기도하고 만들면 상대적으로 좋은 음원이 나오는 게 신기해요. 다음 곡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더해지는데, 음악 역사를 보면 기독교 역사가 정말 커요. 악기와 성악 모든 것이 하나님이 100% 주신 은혜 가운데 아름답게 만들어내게 됬기에 그런 게 아닌가 해요.

또 마태복음 달란트 비유에 보면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니 더 많은 것을 맡기겠다는 것이 제게 주시는 말씀 같았어요. 제게 있어 부모님을 전도한 것이 큰 감사인 데요. 해드린 게 없지만 이 복음을 전하겠다는 것이 있어서 길에서 갑자기 무릎을 꿇고 전도를 했거든요. 제가 극단적인 면이 있는 거 같아요. 그게 제 약함이지만 음악적 메시지에서도 그런 저의 면을 쓰시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음악 주제는 예배 말씀 중에 찾아요. 이번 주엔 요한복음이 본문이었어요. 세례 요한이 죽을 때 사람들이 예수님이 선지잔지 예레미얀지 의심하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을 누구라 하는지 묻잖아요. 그 때 제자들이 예수님은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아들이라 고백을 하죠. 메시아라는 개념에 대해 세상은 다 잊고 사는데, 이미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잊고 사는 거 같아서, 다음에 작업하는 곡을 ‘메시아’를 써야겠다 마음 먹었어요.”

- 마지막으로 기도제목을 전해주신다면.

“음악적으로 부족한 실력을 주님께서 채워주시기를 기도하고 싶습니다. 평생 음악을 하고 싶은데 그런 환경이 허락될 수 있기를 간구하고 또 제 음악이 주님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증거와 이정표가 될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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